바이오플라스틱, 어떻게 활용해야 되나

시사위크|국회=김지영 기자 지난 18일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바이오플라스틱의 쟁점과 정책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국회의원실이 주최하고 한국환경연구원(KEI)과 자원순환사회연대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정부 부처 및 국회 관계자, 학계, 업계, 시민사회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 "바이오플라스틱, 처리 체계 마련 우선"
'바이오플라스틱'이란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바이오매스 기반 플라스틱을 통칭한다. 전자는 일정한 조건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가능하다는 특성이 있다. 후자는 옥수수, 목재팰릿과 같은 바이오매스 원료를 기반으로 만든다. 이 바이오플라스틱을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대체재로서 낙관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생분해 조건이 까다롭고 결국 폐기물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그린워싱'이라는 비판도 제기돼왔다.
이날 발제에 나선 자원순환사회경제 연구소 홍수열 소장은 "재활용·재사용·감량이 어려운 사각지대에 바이오플라스틱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에너지 회수나 소각에 의존해야 하는데, 식물에서 유래한 바이오플라스틱은 소각 시 석유계 플라스틱 대비 탄소 배출량이 낮아서다. 홍 소장은 햇빛에 계속 노출돼 토양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일으키는 농업용 멀칭 비닐, 재활용이 어려운 살균팩의 플라스틱 층을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대체할 수 있는 예로 들었다.
다음 발제에서 자원순환사회연대 박다효 팀장은 "바이오플라스틱 도입보다 처리체계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는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을 통해 전 제품의 플라스틱이 재사용·재활용이 가능하게 하고 재생원료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리고 재활용이 어려운 유기물 수거봉투·커피 캡슐·티백·과일 스티커·농업용 멀칭필름 등에 한해서 바이오플라스틱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호주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는 표현 대신 '퇴비화 가능 플라스틱'이라는 좁은 범주를 사용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 BMS 사업운영 정무영 담당이 발제에 참여했다. 2010년부터 신사업으로서 바이오플라스틱 사업을 진행해온 CJ제일제당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PHA를 생산하고 있다. 정 담당은 바이오플라스틱이 "100년 넘게 규모의 경제를 축적한 석유계 플라스틱에 비해, 바이오플라스틱은 단가가 2~5배 높고 공정 난이도도 높다"고 말했다. 또 소재–가공–제품 밸류체인 중 가공·성형 단계가 대부분 중소기업인 만큼 정책적 유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바이오플라스틱 확대를 위한 정책으로 △용도·지역별 단기 실증사업과 제도 설계 병행 △생분해성 플라스틱 특화 산업클러스터 조성 △원천기술·신규 용도 개발 R&D 확대 △멀칭필름·어구에서 빨대·커틀러리 등으로 보조·의무사용 확대 △탄소중립 포인트 등 소비자 인센티브 등을 제안했다.
공주대학교 환경공학과 오세천 교수를 좌장으로 한 토론에서 한국바이오화학산업협회 문상권 사무국장은 "바이오플라스틱은 바이오가스화, 퇴비화 등 기존 플라스틱과는 다른 자원순환의 가능성을 가진다"며 "이 또한 현재보다 낮은 에너지 조건에서 바이오가스를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일회용품 생산은 생분해 플라스틱이 일회용품에 적합해서가 아니라, 여타 산업과 마찬가지로 시장 경험을 축적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바탕으로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저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홍수열 소장은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버려져 소각되더라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바이오플라스틱의 순기능"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의 탄소중립계획안에서 직매립을 금지하고 폐기물 처리 경로로 바이오플라스틱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직매립을 금지하게 되면 소각량이 늘기 마련인데 소각해야 할 쓰레기양을 줄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탄소 감축 계획에서 상충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이오플라스틱 확대를 추진하는 데 있어 바이오플라스틱이 석유계 플라스틱과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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