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KAI), 논란 속 ‘김종출 체제’ 출범… 불투명한 절차·이사회 구성·자질 등 지적

황소영 기자 2026. 3. 1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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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신임 사장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19일 경남 사천 본사에서 신임 대표이사 취임식을 열고 ‘김종출 체제’를 공식 출범했다. 김종출 신임 대표는 취임사에서 인공지능(AI) 파일럿과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등 무인기 중심 미래 먹거리 확보와 위기 의식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KAI 수장 자리는 작년 7월부터 약 8개월간 공석으로 남아 있었다. 차기 사장 후보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면서 조직 안정성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김종출 신임 대표 선임 과정에서도 논란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방산 관료 출신 대표 내정에… 노조 반발 “탈의실서 검증·평가” 의혹 제기

KAI 수장 자리는 지난해 7월부터 약 8개월간 공석으로 남아 있었다. 차기 사장 후보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면서 조직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결국 지난달 27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김종출 전 방위사업청 무인사업부장이 차기 사장으로 내정됐고 이날 주주총회에서 공식 임명됐다.

김 대표는 방위사업청 기획조정관·국방기술보호국장·무인사업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광운대학교 국방기술경영학과 교수, 한국방산혁신기업협회 부회장을 지낸 방산 관료 출신이다.

논란은 임명 과정부터 시작된다. 사천시민연대 등에 따르면 지난달 이사회는 서울사무소 정식 회의실이 아닌 ‘탈의실 겸 대기 공간’으로 자리를 옮겨 의사봉 등 투명한 절차 없이 진행됐다. 수출입은행 긴급 호출로 집결한 자리에서 후보자와 30분 남짓 차담회를 나눈 뒤 이를 검증과 평가로 포장했다는 주장이다.

‘방사청장 라인’ 이사회 장악 의혹… 방사청 “동문일 뿐 친분 사이 아니다”

인적 구성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됐다. 이사회 이후 기존 이사들이 교체되면서 이용철 방사청장과 연세대 법학과 동문인 홍순영 전 수출입은행 경협사업본부장, 방사청 법무실 출신 이태영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입성했다. 특히 이 변호사는 사외이사와 이사회 감사위원장을 겸임하면서 KAI 내부 통제 기능을 동시에 장악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사천시민연대는 “방산 조달 심판(방사청)이 선수(KAI)와 한 팀을 이룬 기형적 지배구조”라며 국민청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방사청 측은 “방사청장과 동문일 뿐 친분이 있는 사이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동아일보DB

노조 “행정 위주 방산 경력자로 역량 부족”… 지방 방산본부장 공모 탈락 지적

KAI 노조 반발도 거세다. 노조는 김 대표가 공군 중령 예편 이후 방사청 4급으로 시작해 국장급에서 경력이 마무리됐고 지난 2019년 퇴직 후 경남테크노파크 방위산업본부장 공모에서 “획득·조달 위주 행정 경력자 산업·정책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 탈락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지방 방산본부장 자리에도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된 인물을 글로벌 국책항공사 사장으로 앉히는 것은 무리”라고 비판했다.

취임 직전에도 논란이 불거졌다. 주주총회 공식 임명 이전에 김종출 신임 대표 명의로 KF-21 보라매 양산 1호기 출고 행사 초청장이 만들어져 배포됐다. 노조는 이를 두고 “사내 줄 세우기”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김 신임 대표는 노조와 직접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공백에 따른 조직 불안에 공감하며 갈등 완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노조가 요구한 사업부 중심 조직을 본부제로 전환하는 구조 개편, 불필요한 태스크포스(TF) 정비, 임원 규모 축소 및 인사 기준 재정립 등 조직 효율화 방안에 대해 일정 부분 수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잡음 속에서도 인사는 결국 단행됐다. 갈등은 완전히 봉합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내부 반발부터 외부 의혹, 이사회 구성 등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업계 시선도 엇갈린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인사 과정이 어떻든 지금 KAI가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KF-21 양산에 수출 협상까지 맞물려 있는 시점에 수장 리더십이 흔들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사업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컸던 만큼 김 대표가 증명해야 할 것도 많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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