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원 발굴·임대료 보전…달라진 '대형 빌딩' 운용법
"사두면 오르는 시대 끝나"…'치밀 경영' 관건
이지스자산운용의 국내 부동산 코어 자산 관리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힐하우스가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등 외국계 자본이 유입되면서 변곡점을 맞고 있다. 그러나 이와 무관하게 300명이 넘는 전문 운용 조직과 고도화된 자산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코어 자산을 체계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오히려 조직과 프로세스 중심 운용 체계를 구축한 상황에서 글로벌 자본 유입을 통해 지배구조(거버넌스)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의 시스템 운용은 투자·운용·매각 각 단계에 해당 영역 전문가가 투입된다. 이 판단이 조직적 프로세스를 통해 실행되는 구조다. 이지스리스크관리시스템(IRMS)을 통해 전사 자산 위험을 상시 점검하고 상황에 따라 주의·경계·위기 3단계로 대응 체계를 작동한다.
투자·운용·매각 전 단계에선 대표펀드매니저와 핵심 운용 인력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가 의사 결정을 총괄한다. 내부에 전략리서치실과 대출전문조직(Loan Finance실)을 직접 운영해 시장 분석과 자금 조달을 처리한다. 임차인 피드백(VOC)도 체계적으로 수집해 자산 관리와 설비투자(CAPEX) 계획에 반영하고 정기적으로 보유·매각을 분석해 엑시트 시점을 조직 차원에서 결정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추가 수익원 발굴 △임차인 구성 재편 △공간 특화 설계 △기술 인프라 접목 등 운용 단계별로 코어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례로 이지스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오피스 '브이플렉스' 외벽에 대형 옥외 광고판을 설치하고 위탁운영 계약을 맺었다. 그 결과 매년 수억원의 추가 수입이 발생하고 있다. 임대료 수입 외 유휴 공간을 수익원으로 전환한 사례다.
서울 중구 소재 '시그니처타워'도 공실 리스크를 선제적 금융구조 설계를 통해 방어·매각한 사례다. 지난 2017년 이지스는 이 건물을 약 7200억원에 사들였으나 당시 주 임차인이었던 아모레퍼시픽이 용산으로 본사 이전을 예고한 상태였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공실은 5만2057㎡에 달했다. 임대 가능 면적의 절반이 비는 상황이었다.
이지스는 이 위기를 금융구조로 해소했다. 증권사가 임차권을 보증하는 '임차권보증펀드'를 설정해 5년간 임대료 미달분을 보전받도록 했다. 이후 금호석유화학 등 주요 임차인과 장기계약을 통해 공실률 0%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 자산은 지난해 11월 직접 매입(에셋딜) 대신 소유 법인 지분을 사들이는 '쉐어딜' 방식을 통해 1조346억원에 매각됐다.
선매입 방식으로 투자한 서울 강남구 소재 '센터필드'는 기획 단계부터 밸류업 전략을 설계한 사례다. 특화 설계와 임차 마케팅 병행을 통해 준공 8개월 만에 계약 기준 임대율 100%를 달성했다. 이는 강남권역 내 최고 수준 임대료라는 게 이지스 측 설명이다.
이후로는 국내 상업용 부동산 최초로 국제웰빌딩연구소(IWBI) 'WELL 코어 플래티넘' 인증을 취득했다. 글로벌 실물자산 지속가능성 벤치마크(GRESB) 2년 연속 5스타, 친환경 건축물 인증 제도인 리드(LEED) BD+C 골드 등 친환경·건강 주요 인증을 갖췄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이지스는 미래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삼우건축, 네이버와 협업해 테크 컨버전스 공간 플랫폼 'FIT(Flexible Infrastructure Technology)'을 공동 개발 중이다.
FIT은 기존 건축물에 자동화 설비와 에너지관리 시스템을 결합해 임대 수익을 키우고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삼우건축 추정 기준 플랫폼 적용 시 전용면적 평균 20% 증가, 에너지 비용 30%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서울 중구 태평로 빌딩을 포함한 주요 보유 자산에 적용을 검토 중이다.
국내 부동산 자산운용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드는 가운데 코어 자산 운용 성패는 '매입'이 아닌 '운용'에서 갈리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그러면서 자산 가치를 능동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운용사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코어 자산 운용 핵심은 시장 변동성과 무관하게 자산 가치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느냐에 있다"며 "오너십이 바뀌어도 시스템이 자산을 지키는 구조일수록 기관투자자 신뢰는 높아진다"고 말했다.
김준희 (kju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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