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 원 빼고 전부 고향에 보내던 친구였는데…” 이주노동자 뚜안의 마지막 길

왕보빈 2026. 3. 1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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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에안성에서 한국까지 함께했는데 허무하게도 먼저 가버렸어요."

19일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에 마련된 고(故) 응웬 반 뚜안(23)씨의 장례식장.

뚜안 씨와 같은 이주노동자인 A씨는 "뚜안은 월급 290만 원을 받으면 15만 원만 생활비로 쓰고 나머지는 전부 부모님께 보내는 친구였다"며 "노래와 영화는 물론, 특히 축구를 좋아해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의 팬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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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고 뚜안씨 장례식장
베트남 지인 등 마지막 길 배웅
"이주노동자도 안전하게 일해야"
19일 오전 수원시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한 시민이 이천 자갈 가공업체에서 일하다 사망한 베트남 국적 23살 이주노동자 응웬 반 뚜안씨의 시민분향소에 헌화를 하고 있다. 김경민기자

"응에안성에서 한국까지 함께했는데… 허무하게도 먼저 가버렸어요."

19일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에 마련된 고(故) 응웬 반 뚜안(23)씨의 장례식장. 그를 추모하기 위한 화환이 늘어선 가운데 이곳에서 만난 뚜안 씨의 지인 A씨는 눈물을 보이며 취재에 응했다.

빈소에는 바나나와 포도, 사과, 용과 등 과일이 소박하게 차려진 채, 천주교 신자였던 뚜안을 위한 묵념이 이어졌다. 영정사진 위에는 천주교 신자인 뚜안 씨를 기리기 위해 작은 십자가가 걸린 채였다.

뚜안 씨의 죽음 소식이 전해진 이후 그의 어머니의 건강이 악화돼 부모님을 비롯해 할머니, 여섯 남매 등 직계가족들 중 아무도 현재까지 국내에 입국하지 못한 상태다.

이날 빈소에는 경기이주평등연대와 한국노총 관계자를 제외하면 베트남에서부터 뚜안 씨와 알고 지냈던 A씨와 국내에 거주하던 뚜안 씨의 사촌누나 등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뚜안 씨와 같은 이주노동자인 A씨는 "뚜안은 월급 290만 원을 받으면 15만 원만 생활비로 쓰고 나머지는 전부 부모님께 보내는 친구였다"며 "노래와 영화는 물론, 특히 축구를 좋아해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의 팬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19일 오전 수원시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한 시민이 이천 자갈 가공업체에서 일하다 사망한 베트남 국적 23살 이주노동자 응웬 반 뚜안씨의 시민분향소에 헌화를 하고 절을 올리고 있다. 김경민기자

오전 10시께 마지막 조문객이 방문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직계가족들이 참석하지 못한 채 입관이 진행됐다. 뚜안 씨의 영정사진은 A씨의 손에 들려 운구차에 실렸다.

이후 관은 용인 평온의숲 화장장으로 옮겨져 절차가 진행됐다. 일부 조문객은 화장되는 그의 관을 보며 베트남어로 추모하거나, 성가를 부르기도 했다. 뚜안 씨의 유골은 A씨가 직접 베트남으로 이송해 유족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빈소를 찾은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은 "올해만 10명의 이주노동자가 사망했다"며 "이주노동자는 대체인력이 많다는 이유로 죽음조차 가볍게 여겨진다. 이주노동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뚜안 씨는 지난 10일 이천의 한 자갈공장에서 새벽시간대 혼자 작업을 하던 중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졌다. 그의 빈소는 사망 이틀 뒤인 12일에야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뚜안 씨가 근무하다 사망한 사업장의 대표는 장례 8일차인 이날 조문을 위해 장례식장을 찾았다.

왕보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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