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도 생명 나눈다…경북대 ‘펫 헌혈’ 거점 본격 가동

서의수 기자 2026. 3. 1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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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첫 헌혈센터, 57마리 등록·혈액 8ℓ 확보
수혈 수요 증가 속 지역 동물병원 혈액 공유 확대 추진
▲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부속동물병원 전경과 반려견 헌혈센터 'KNU 아임도그너' 모습. KNU 아임도그너 제공

반려동물도 헌혈을 통해 다른 생명을 살리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대구·경북에서도 반려견 혈액 확보 체계가 점차 구축되고 있다.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부속동물병원 반려견 헌혈센터 'KNU 아임도그너(I'M DOgNOR)'에서는 최근 골든 리트리버 한 마리가 참여한 헌혈로 확보된 혈액이 수혈이 필요한 반려견 치료에 활용됐다. 보호자는 반려견 헌혈이 낯설었지만 치료 현장에서 혈액 필요성을 알게 되면서 참여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센터는 2024년 10월 문을 연 전국 두 번째, 비수도권 최초 반려견 헌혈 전문기관이다. 현대자동차 사회공헌 캠페인과 연계해 구축됐으며 지역 반려동물 수혈 인프라 확대를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까지 총 57마리가 헌혈견(도너)으로 등록됐으며 이 가운데 29마리가 실제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에는 나이 기준에 따라 1마리가 은퇴했으며 신규 헌혈견 등록을 위한 검사도 진행 중이다.

개소 이후 현재까지 총 33회의 헌혈이 진행됐으며 약 8ℓ의 혈액이 확보됐다. 센터는 현재 2주 간격으로 정기 헌혈을 실시하고 있으며 운영 상황에 따라 헌혈 주기를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확보된 혈액은 주로 경북대 동물병원 내 수혈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며 일부는 대구지역 동물병원과도 공유되고 있다. 향후에는 지역 거점 혈액은행 역할을 목표로 혈액 공급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부속동물병원에서 의료진이 반려견 헌혈을 위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KNU 아임도그너 제공

센터는 개소 이후 정기 헌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약 3주 간격으로 헌혈이 진행되며 응급 수혈이 필요한 경우에는 긴급 헌혈도 병행한다.

헌혈견 모집 과정에서는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 가능 여부를 확인한다. 참여 신청 반려견 가운데 건강 상태, 체형 조건, 보호자 동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실제 헌혈 가능 개체를 선별하고 있다.

헌혈에 참여한 반려견은 문진과 신체검사, 혈액형 검사, 감염병 검사, 흉부 방사선 검사 등 사전 검사를 거친다. 헌혈 당일에도 추가 혈액 검사를 실시하며 헌혈 이후 건강 관리를 위해 예방약 지원 등 사후 관리도 함께 이뤄진다.

헌혈은 일반적으로 2세에서 8세 사이, 25㎏ 이상 건강한 중대형견이 대상이다. 채혈은 약 10분 정도 진행되며 약 300㎖ 혈액을 채취한다. 반려견이 스트레스 반응을 보일 경우 즉시 중단하는 방식으로 안전성을 우선하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확보된 혈액은 약 3주간 보관되며 유효기간 내 수혈이 필요한 반려동물 치료에 사용된다.

헌혈 문화 확산을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보호자와의 소통을 위한 온라인 채널 운영과 헌혈 참여 반려견 대상 기념 증서 제작 등 참여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외 동물병원 헌혈 시스템을 참고한 운영 개선도 추진되고 있다.

센터는 향후 정기 헌혈 횟수를 확대하고 병원 방문이 어려운 보호자를 위한 이동 지원 체계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헌혈 프로그램은 향후 반려견 혈액은행 운영 안정화 이후 도입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비수도권 특성상 보호자와 헌혈견이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점은 참여 확대의 현실적인 과제로 꼽힌다.

반려동물 의료 환경 변화도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으로 꼽힌다. 반려동물 고령화와 함께 응급수술과 만성질환 치료가 늘면서 수혈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배슬기 경북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비수도권에서는 반려동물 혈액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체계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지역 동물병원 간 혈액 공유 체계를 구축해 보다 안정적인 수혈 환경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