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일기] “당신이 본 이현중은 어떤 선수인가요?”

마카오/최창환 2026. 3. 1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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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K가 조기에 탈락해 한국 취재진으로선 김이 새긴 했지만, 그래도 EASL(동아시아 슈퍼리그)은 보고 배울 게 많은 대회다.

"EASL에 어울리지 않는 질문일 수도 있지만, 선수 두 분께 물어보고 싶습니다. B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현중은 어떤 선수로 인식이 되어 있는지,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지닌 선수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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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마카오/최창환 기자] 2026년 3월 19일/가정의 달이 생각나는 날씨

서울 SK가 조기에 탈락해 한국 취재진으로선 김이 새긴 했지만, 그래도 EASL(동아시아 슈퍼리그)은 보고 배울 게 많은 대회다.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강팀들이 펼치는 또 다른 스타일의 농구를 접할 수 있고, 농구와 관련된 그들의 가치관도 들을 수 있는 기회다.

19일은 2026 EASL 파이널스 포스트게임 프레스 컨퍼런스가 열렸다. 세미 파이널에 오른 4개 팀 감독과 주요 선수가 참석해 각오를 밝히고,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갖는 시간이었다.

일반적인 미디어데이와는 차별화된 부분이 있었다. 참가자 전원이 공동 인터뷰를 소화한 후 각 팀이 3개의 룸에 나눠 자리한 취재진을 차례대로 찾아가 추가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B리그 3개 팀, P리그+ 1개 팀이 진출한 만큼 일본, 대만 기자들이 각각 1개의 룸을 차지했고 나머지 1개 룸에 한국, 중국, 필리핀 기자들이 자리를 잡았다.

일본의 히에지마 마코토(우츠노미야), 카이 테이브스(알바크 도쿄), 키시모토 류이치(류큐)에게 묻고 싶었던 것은 단 하나. 바로 이현중(나가사키)이었다. EASL과 관련된 질문이 아니어서 조심스러웠지만, B리그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만큼 용기를 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사실 이들 가운데 가장 기대했던 선수는 히에지마였다. B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슈터인 데다 국가대표로도 활약 중인 스타인 만큼, 그가 보는 이현중은 어떤 선수인지 제일 궁금했다.

그런데….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했던가. 중국, 필리핀 기자들과 함께 있던 터라 눈치 게임하다 보니 우츠노미야 브렉스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가 눈 깜짝할 사이 종료됐다. 그때 마음먹었다. ‘알바크 도쿄나 류큐 골든킹스가 들어오면 눈치 보지 말고 손부터 들자.’

다행히 알바크 도쿄와 류큐의 감독, 선수 4명은 함께 룸으로 들어왔다. 일거양득의 기회. 중국 기자가 손 드는 걸 봤지만 이번 기회는 놓칠 수 없어 나도 손을 번쩍 들었고, 다행히 마이크를 받았다. 아, 물론 “두유 노우 현중 리?” 이렇게 무식하게 물어보진 않았다.

“EASL에 어울리지 않는 질문일 수도 있지만, 선수 두 분께 물어보고 싶습니다. B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현중은 어떤 선수로 인식이 되어 있는지,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지닌 선수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통역을 거치지 않았는데도 오케타니 다이 류큐 감독은 ‘이현중’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미소를 지었다. 팔이 안으로 굽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마치 ‘이현중은 인정이지’라는 표정이었다. 한편으로 ‘호랑이상인데 저렇게 인자한 표정도 짓는 분이셨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후, 마이크를 쥔 일본 선수들이 답했다.

“체격이 두껍진 않지만, 키가 크고 리바운드도 잘 잡죠. 지금까지 겪어보지 않은 유형의 슈터입니다. 지난주에도 맞대결했는데 아주 잘하더라고요. 막을 수 없었죠.” -키시모토 류이치

“B리그 베스트5 수준의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NCAA에서도, 국가대표팀에서도 맞대결한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 좋은 선수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카이 테이브스

공식적인 자리라 해도 상대에 대한 존중의 마음이 없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코멘트였다. 새삼 이현중이 멋진 커리어를 쌓고 있다는 것도, 일본 국가대표 선수들의 품격도 느낄 수 있어서 뿌듯한 하루였다.

#사진_EAS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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