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승소’로 뒤집힌 1682억 론스타 세금 소송, 파기환송심 시작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1682억원대 세금 반환 소송에서 대법원이 ‘한국 승소’ 취지로 판결을 뒤집은 데 따른 파기환송심 재판이 19일 본격 시작됐다.
서울고법 민사16-1부(재판장 정재오)는 이날 오후 론스타펀드 등 9개 회사가 정부와 서울시 등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의 파기환송심 1차 변론을 진행했다.
론스타는 2002~2005년 외환은행과 극동건설, 스타리스 등을 사들인 뒤 2007년 일부 매각하며 수조원대 시세차익을 남겼다. 당시 론스타는 벨기에 소재 지주회사를 통해 배당금을 받고, ‘한국-벨기에 조세 협약’을 근거로 국내 기업보다 적은 세금을 내 ‘먹튀 논란’이 일었다.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거친 뒤 배당소득과 양도소득이 실질적으로는 론스타에 돌아간 게 맞다며 8000억원 상당의 법인세를 부과했다. 론스타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는데 대법원에서 법인세 부과 처분이 취소됐다.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없기 때문에 과세 처분이 위법하다는 취지다.
정부는 ‘론스타가 직접 납부한 금액만 환급해주겠다’며 원천징수 방식으로 납부된 세금을 제외하고 228억원만 돌려줬다. 최초 원천징수세액은 당시 외환은행 등 ‘원천징수 의무자’가 납부했다. 론스타는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세금 전액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정부를 상대로 다시 소송을 냈다.
소송 과정에서는 ‘법인세가 취소된 상황에서 원천징수로 납부한 세금을 돌려받을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과 2심은 원천징수 등을 통해 세금을 공제·충당했기 때문에 론스타 측이 실질적으로 세금을 납부했다고 보고, 정부와 서울시가 론스타에 세금 1682억원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법인세 부과 처분이 취소된 이상 원천징수세액 환급금을 법인세에서 공제·충당 처리한 효력 또한 소멸한다”며 원천징수된 세금에 대한 환급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론스타가 아니라 최초 원천징수 당시 세금을 납부한 금융기관(원천징수의무자)에게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날 론스타 측 대리인은 “당초 세금을 부담한 원천징수의무자들은 (론스타가 법인세를 환급을 받는 데에) 아무런 이의가 없는데, 한국 정부가 환급을 거부해 소송에 이르렀다”며 원천징수세액이 공제·충당됐을 때 당사자들 사이에서는 ‘론스타가 실질적 세금 납부 주체’라는 합의가 형성돼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정부 측 대리인은 “과거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론스타는 국내사업장이 없는 외국 법인이고, 그렇다면 원천징수 방식으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며 “원고 주장대로면 ‘한국에는 세금을 한 푼도 낼 수 없다’는 변론이 되는데, 이는 관련 법리에도 부합하지 않고 조세 정의에도 반하는 부당한 주장”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7월9일 변론을 종결하고 최종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대법원의 판단 취지대로 판결이 확정되면, 정부 측은 론스타에 수천억원 배상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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