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의 역설 보여준 군산···국내는 비우고 미국 채우는 조선업체
매각 대금으로 미국 조선소 투자

조선업 재편 국면에서 등장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구호가 역설적으로 국내 산업 기반 약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이 내세운 산업 육성 프레임과 달리 실제 기업의 자본과 생산거점은 미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 매각 추진은 이 같은 구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2010년 완공된 군산조선소는 조선업 불황 여파로 2017년 가동이 중단된 이후 장기간 휴업 상태를 이어왔고, 2022년 일부 블록 생산 중심으로 제한적 재가동에 그쳤다. 내부적으로도 필수 생산 거점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2021년 말 기준 운휴 자산으로 분류된 상태였다.
현재 매각은 HJ중공업 대주주 측 컨소시엄이 참여한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과의 합의각서(MOA)를 통해 추진되고 있으며, 실사와 감정평가를 거쳐 최종 가격이 결정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장부가 약 6650억원을 기준으로 7000억~1조원 수준에서 거래가 형성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단순 자산 처분을 넘어, 유휴 설비를 현금화해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구조다.
증권가에서도 이를 현실론으로 접근하는 분위기다. 군산조선소가 핵심 생산 설비가 아닌 만큼 매각에 따른 실질적 생산 차질은 제한적이며, 확보된 자금을 미래 사업에 투입할 경우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계열 조선사 간 협업과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이미 구축한 HD현대 입장에서는 생산 공백보다 자본 재배치 효과가 더 크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문제는 이 자본의 향방이다. HD현대는 미국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 협력해 현지 조선소 인수 및 공동 투자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단순 협력 수준을 넘어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 블록 모듈 공급, 유지보수(MRO)까지 포함된 구조다. 더 나아가 서버러스 캐피탈과 약 50억 달러 규모 투자 펀드 조성도 추진하며 조선소 인수, 설비 업그레이드, 첨단 선박 개발까지 미국 중심으로 묶는 구상을 진행하고 있다.
군산 비우고 미국 채우는 자본의 방향
구호는 국내, 생산은 해외 재편 현실화
이는 미국의 정책 환경과 맞물려 있다. 미국은 자국 조선업 재건을 명분으로 발주, 보조금, 안보 프레임을 결합해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마스가' 구호 역시 이 흐름 위에서 작동하는 정책 신호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해당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현지 생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반면 국내에서는 생산 효율화와 스마트 조선소 구축 투자가 병행되고 있지만, 이는 기존 거점의 경쟁력 유지 차원에 가깝다. 울산 등 주요 조선소에 자동화와 디지털 공정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 추진되고 있으나, 신규 대형 투자나 생산 확장의 중심축은 점점 해외로 이동하고 있다.
결국 군산조선소 매각과 미국 투자 확대는 별개의 사건이 아니다.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확보한 자본이 미국 생산기지 구축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연속된 흐름이다. 국내에서는 설비가 빠지고, 해외에서는 생산 능력이 쌓이는 구조다. 겉으로는 산업 협력, 실상은 생산기지 이전이다. 정치가 만든 구호와 기업이 선택한 경로 사이의 간극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
☞미국 방산 조선사 = 미 해군과 국방부를 주요 고객으로 군함·항공모함·잠수함 등을 설계·건조하는 기업군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헌팅턴 잉걸스는 미국 내에서 항공모함을 실제로 건조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이며, 핵잠수함과 대형 수상함까지 생산하는 핵심 전력 공급자다. 이들 기업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산업으로 분류돼 정부 발주, 장기 계약, 보조금, 기술 통제 등 정책적 보호를 동시에 받는다. 따라서 외국 기업이 이 생태계에 참여하려면 현지 생산시설 확보나 합작 형태로 편입되는 구조를 택할 수밖에 없고, 이는 자연스럽게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으로 이어지는 특징을 가진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