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KAI 지분 재매입에 민영화 이슈 ‘꿈틀’…LIG넥스원도 참전?

허인회 기자 2026. 3. 1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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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공시 의무 피해가며 지분 ‘4.99%’ 확보…인수 포석?
LIG넥스원도 저울질…다시 불붙는 ‘KAI 민영화’ 시나리오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손재일(오른쪽)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와 차재병 KAI 부사장 대표이사 대행이 지난 2월5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K-방산 글로벌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 핵심 사업 공동 협력 협약'(MOU)을 체결식 이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민영화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7년 만에 KAI 지분을 매입하면서다. 전투기 사업에선 협력관계이지만 우주사업에선 경쟁 관계인 KAI 지분 확보에 방산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인수전을 염두에 둔 사전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LIG넥스원도 KAI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6일 사업보고서를 통해 KAI 보통주 486만400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KAI 지분 4.41%에 해당하는 규모다. 매입 시점은 지난해 10월 267만 주를 사들인 이후 지분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자회사 한화시스템은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11월 KAI 보통주 56만6635주(지분 0.58%)를 599억원에 매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시스템의 지분까지 합하면 한화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KAI 지분은 4.99%가 된다.

한화그룹의 KAI 지분 보유는 7년 만이다. 한화는 2015년 삼성테크윈 인수를 통해 삼성테크윈이 보유하고 있던 KAI 지분 10%도 함께 넘겨받았다. 그러나 이듬해 1월과 2018년 7월 각각 지분 4.01%를, 5.99%를 매각하며 지분을 털어냈다. 당시 업계에선 KAI 최대주주가 산업은행에서 한국수출입은행으로 바뀐 뒤 민영화 가능성이 낮아지자 한화그룹이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해석했다.

업계에선 한화그룹의 KAI 지분 인수는 양사의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 협약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는 지난 2월 '방산·우주항공 양사 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양사는 △무인기 공동 개발 및 수출 △국산 엔진 탑재 항공기 개발 및 공동 마케팅 △글로벌 상업 우주시장 진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화와 KAI는 협력 관계인 동시에 경쟁 관계이기도 하다. 한국형 전투기(KF-21) 사업 등에서는 긴밀히 협력 중이지만, 우주 사업인 초소형 위성 체계를 두고서는 입찰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2023년 차세대발사체 사업자 선정 과정에선 감정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연구원을 대거 영입한 것을 두고 KAI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항우연에서 차세대발사체를 연구하던 인원들이 경쟁 업체로 옮기면서 항우연의 사업자 선정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던 것이다. 이듬해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차세대발사체 사업자로 선정됐다.

한화그룹이 보유한 지분율에 대해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주식 대량 보유 공시 의무가 발행하는 지분율 5%에 살짝 못 미치는 수준으로 매입한 탓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지난해 10월과 11월 KAI 지분을 매입했지만 뒤늦게 알려진 이유다. 지분율 5%를 초과할 경우 지분 변동 내역과 보유 목적 등을 공시해야 하는 등 제약이 따른다. 공시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주요 주주로서의 영향력은 확보하려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KF-21이 시범비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독과점 경계령'이 민영화 최대 변수

한화의 지분 재매입으로 KAI 민영화 가능성도 재차 대두되고 있다. 한화가 KAI 인수를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행동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한화가 KAI를 품에 안는다면 육해공에 더해 우주까지 아우르는 종합 방산 포트폴리오 구축이 가능해진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선 LIG넥스원이 내부적으로 KAI 인수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민영화 이슈를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LIG넥스원은 유도무기와 방공 시스템 분야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KAI의 체계종합 역량을 더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란 전망이다.

민영화 이슈는 KAI의 지배구조와도 맞물려있다. 되풀이되는 낙하산 인사에 더해 수장이 수시로 교체되면서 장기적인 연구개발(R&D)이나 수출 전략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어서다.

다만 KAI 매각 이슈가 본격화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20일 '방위산업 발전 토론회'에서 "방산 생태계가 특정 기업에 독점화되면 곤란하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 산업은 국방과 연계된 장기 과제 사업들이 많다는 점에서 민영화가 능사는 아니다"라면서 "자칫 독과점 체제로 재편될 수 있기 때문에 KAI 민영화 작업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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