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획] ‘정 가득 담아 쫀득하고 부드러운’ 수원 정다미(米)

밥의 주재료인 쌀은 벼 열매의 껍질을 벗긴 알갱이로 장립형과 단립형으로 구분된다. 쌀은 전분 성분인 아밀로오스 함량에 따라 멥쌀과 찹쌀로 나뉘며, 도정(搗精) 정도에 따라 현미·5분도미·7분도미·백미 등으로 분류된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쌀을 중심으로 한 식생활을 해왔으며, 이를 열량원으로 삼아왔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곡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한강을 중심으로 너른 평야가 펼쳐진 경기지역은 오랜 기간 쌀을 포함한 농업이 발달해 왔다. 경기도에서 생산되는 경기미(米) 는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을 올렸던 쌀로 유명하다.
경기도는 종자 주권 강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안정적인 벼 생산을 위해 외래 품종을 대체할 수 있는 지역 특화 브랜드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 가운데 수원시에서는 수원 농촌진흥청이 개발하고, 수원농협에서 최초로 생산한 정다미를 2022년 선보였다.

시간을 거슬러 가면, 과거 경기미의 대표 품종인 추청(아끼바리)은 일본에서 유래한 벼의 품종으로 한국에서는 1969년 처음 도입됐다.
추청이 아밀로스 함량이 낮아 밥에 윤기 및 찰기가 있어 밥맛이 좋기로 유명한 품종이었으나 경기도를 비롯한 각 지역에서는 외래 품종을 대체할 국내 벼 품종 육성을 위한 식량작물 기술보급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수원농협 역시 우리나라 고유품종 생산을 위해 노력, 수원시에 위치한 농촌진흥청에서 개발 중이던 보급종자를 검토해 '수원632호'와 '백진주' 품종을 시범포로 운영했으며 2020년 품평회를 통해 그해 11월 '수원632호' 품종을 결정했다.
수원지역을 대표하는 상표(브랜드)의 쌀 원료곡으로 이용되던 '진상'과 '추청' 품종을 대체하기 위해 농촌진흥청과 수원농협이 공동으로 개발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수원의 노력이 깃든 신품종은 국립종자원 재배시험 후 2022년에 처음 수원농협에서 시범재배한 뒤 2023년부터 본격 생산 판매되고 있다.
정성스럽게 곡식을 찧어서 깨끗이 한 담백한 쌀이라는 이름처럼, 정다미는 수원의 쌀 브랜드로 11.6%의 아밀로스 함량을 보유하고 있는 중간찰 신품종 쌀이다. 아밀로스는 쌀 전분의 한 성분이며 함량이 높을수록 윤기와 투명도는 높아지는 반면 밥의 찰기가 줄어든다.
아밀로스 기준 함량은 찰벼 5%, 중간찰 9~13%, 일반벼(메벼) 18~20%다.
정다미는 낮은 아밀로스 함량으로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만들어낸다. 또한, 6% 이하로 단백질 함량을 낮춰 관리하고 있어 밥맛이 부드럽고 씹을수록 단맛이 난다.
수원농협 관계자는 "정다미는 2022년 7월 준공된 최신 자동화 설비로 도정부터 출고까지 엄격한 과정을 통해 최상품질의 쌀을 생산하고 있다"며 "경기도우수식품 인증(G마트)과 GAP 우수관리 인증제품으로 안심하고 드실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정다미는 중부지방 기준으로 벼꽃이 8월 15일에 피는 중만생종으로, 베지 않은 벼 이삭에서 낟알이 싹 트는 현상인 수발아에 강하고 키가 적당해 잘 쓰러지지 않는다.
아울러 벼 잎 가장자리가 하얗게 말라 물결 모양으로 확산되는 세균성 병해인 흰잎마름병에 강해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다. 수량은 10아르(a)당 547㎏으로 많은 편이다.
지난해 지역의 921개 농가에서 3천400t(톤)의 수량을 약정, 수매는 총 3천122t 진행됐다. 2022년 당시 수원농협은 수원과 화성 지역 180ha(헥타르)에 정다미를 재배해 약 1천t의 원료곡을 생산한 뒤 재배면적과 수량을 늘리고 있다.

정다미에 대한 선호는 농가를 넘어 지역 사회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품종 선정에 앞서 진행된 현장 평가회 및 식미 품평회에서 농업인들은 '정다미'가 잘 여물고 수량과 재배 안정성이 높아 시장성이 좋을 것으로 예상했고, 소비자 112명 중 49명(44%)은 비교 품종보다 '정다미'가 가장 맛있다고 답했다.
현재 정다미는 수원 관내 초·중·고등학교 200개교, 유치원 22곳, 어린이집 164곳의 급식에 쓰이고 있다. 성장기 아동·청소년에게 균형 잡힌 식단이 중요한 만큼, 지역에서 생산된 쌀이 공공급식에 활용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원농협은 수원시, NH농협 수원시지부와 함께 조합원이 생산한 정다미를 알리고 소비를 촉진하고자 쌀이나 쌀로 만든 쌀국수 등 가공식품을 지역사회에 기부하고 있다.


더불어 수원 지역에서는 권선구 하남미소와 오정설렁탕, 팔달구 동흥식당과 굴순두부전문점, 장안구 선생태동태 등 음식점에서 고슬고슬한 밥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이강우 수원농협 경제사업장 장장은 "가족이 함께하는 밥상에서 더욱 맛과 찰기가 살아나는 쌀인 만큼, 지역에서 생산된 품종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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