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행 美해병대 '섬' 노린다…"호르무즈 봉쇄 뚫을 다목적 카드"

이정환 기자 2026. 3. 1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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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 2200명 내주쯤 도착…WSJ "하르그섬·케슘섬 등 요충지 점령 가능성"
"호르무즈 통제 확보차 이란 남부 해안 장악…협상 카드로도 활용 가능"
17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바라본 미 해군 상륙함 USS 트리폴리(LHA-7)의 모습 2026.03.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일본 오키나와에서 주둔하던 미 해군 강습상륙함 USS 트리폴리와 해병대 병력은 18일(현지시간) 현재 싱가포르 인근 말라카해협을 통과해 중동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 병력이 중동에 도착하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해 하르그섬, 키시섬, 호르무즈섬 등 이란 남부 해안의 섬 점령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동으로 향하고 있는 미 해군 상륙준비단(ARG)과 해병기동부대(MEU)는 트리폴리함을 비롯한 상륙함 3척과 해병대 병력 2200명으로 구성됐다. 내주쯤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MEU는 함정을 이동 기지로 삼아 작전하는 자급자족형 부대로, 지휘·지상전투·항공전투·군수지원 등 4개 요소로 구성된다. 이들은 해상·공중을 통해 기습 상륙 작전을 수행해 교두보를 확보한다.

전문가들은 WSJ에 이들 병력이 섬 점령에 투입되면 미국이 이란 정권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압박할 수 있는 또 다른 수단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거나,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기지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중 이란의 핵심적인 원유 수출 거점 하르그섬이 주요 목표물로 거론된다.

페르시아만 깊숙한 곳에 있는 하르그섬은 이란 본토에서 28㎞ 떨어진 작은 섬으로 매년 약 9억 5000만 배럴의 석유를 취급한다. 이곳의 해상 터미널을 통해 이란 석유 수출 물량의 약 90%가 통과해 '이란 경제의 생명줄'로 평가받는다.

프랭크 맥켄지 전 미 중부사령관은 "이란 석유의 90%가 하르그섬을 통해 나온다. 선택지는 두 가지"라며 "석유 인프라를 파괴해 이란 경제와 세계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거나, 아니면 섬을 점령해 세계 경제를 영구적으로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협상 카드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하르그섬이 이란 경제에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고려할 때 섬의 석유시설을 파괴하는 것보다 장악하는 게 더 나은 옵션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란 석유 수출 요충지 하르그섬. ⓒAFP=뉴스1

하르그섬 외에도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위협하는 이란의 고속정과 미사일을 무력화할 수 있도록 해협 내 다른 섬들을 점령하는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해협 입구에 위치한 케슘섬은 규모와 위치상 이란 정권의 해협 봉쇄를 무력화할 수 있는 주요 전략적 목표로 여겨진다. 케슘섬에는 대규모 해수 담수화 시설이 들어서 있으며, 지하 터널 내부에는 이란 해군 함정과 미사일이 배치돼 있다.

미군은 또한 공항이 있는 키시섬이나, 이란 정권이 소형 공격함을 주둔시킨 호르무즈섬 점령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니콜 그라예프스키 시앙스포 국제연구센터 조교수는 "이 섬 중 상당수는 고도로 요새화된 군사 시설이 있거나, 일부는 팔라비 국왕 시절 사용하던 빈터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섬 점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이란 땅에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약속을 지켰다고 주장할 수 있는 '우회로'가 될 것이라고 봤다.

존 밀러 전 미 해군 중부사령관은 "그들이 이란 본토에 투입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만약 그들을 어딘가에 배치한다면 이는 이란 주변의 페르시아만 섬들이 될 것이며, 전술적 측면에서 일정 기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31해병기동부대(MEU) 소속 해병대원들이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에서 실시된 소형 보트를 활용한 기습 상륙·침투 훈련에 참가한 모습 (출처=미 해병대)

앞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전격 감행했다.

이란은 이에 맞서 중동의 주요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해상 교통을 마비시켰다. 이란의 해협 봉쇄와 중동 주변국 석유 시설 공격은 전 세계적인 에너지 공급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 군사작전 강화를 위해 수천 명의 미군 병력 추가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러 소식통은 추가 파병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확보를 위해 이란 해안에 직접 미군을 투입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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