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자율주행 연구 인프라 부족 직시해야…오픈 생태계 필요"

박성호 기자 2026. 3. 19. 16:1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회 모빌리티포럼 제1차 세미나 개최
국내 자율주행·로보틱스 산업 현황 점검
"韓, 대규모 투자 및 인재 확보 쉽지 않아"
산학연 협업 통한 AI 모델 연구개발 필요성↑
"로보틱스, 생태계 조성 위한 정부 지원 필요"
국회 모빌리티포럼 제1차 세미나 [출처=박성호 기자]

국내 자율주행 기술의 연구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려면 산업체(기업)와 학계, 연구소가 함께 하는 오픈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또한, 상용화 초기 단계인 로보틱스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19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미래모빌리티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2026년 국회모빌리티포럼 제1차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는 최준원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의 "오픈 협력 생태계를 통한 국내 End-To-End 자율주행 기술 개발 전략", 최리군 현대자동차 상무의 "인간을 위한 로보틱스 기술과 지속가능한 생태계" 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이어 이종욱 서울여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고, 안재훈 산업통상부 자동차과 미래모빌리티팀장, 임채현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정책과 사무관, 곽수진 자동차연구원 본부장이 참여해 이날 발표 및 제언에 대한 각 기관의 의견을 공유했다.
최준원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 [출처=박성호 기자]

◆자율주행, 오픈 생태계 조성해 협업해야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최준원 교수는 국내 자율주행 및 인공지능(AI) 기술 인프라가 미국과 중국보다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나 구글 웨이모처럼 천문학적인 투자가 가능한 기업도 없거니와, 중국처럼 국가 차원의 자율주행 연구개발 총력전을 펼칠 수도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의 핵심인 인재 확보 및 데이터 저장 인프라도 부족하다고 했다.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인 '안전성'은 일반적인 주행 데이터를 통해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사고 상황과 같은 '엣지 케이스'에서 학습해야 마련된다. 엣지 케이스를 최대한 확보해 필요한 데이터를 선별하고, 데이터를 가공 및 학습하는 데이터 센터의 보유 여부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 속도를 좌우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는 인재 부족과 GPU 부족 등 인프라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최 교수는 산학연이 힘을 합치면 이 문제점을 다소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산학연이 AI 모델 설계, 기술 시뮬레이션 모델 개발, GPU 클러스터 건설 등 각각의 업무를 수행해 이를 공유하면 비용과 시간을 모두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이미 국내 주요 대학이 E2E 자율주행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계에 포진돼 있는 인재들이 AI 모델을 개발하면, 기업이 이를 활용해 상용화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한국형 E2E 자율주행 모델 'EVD v1.0'가 1차 공개를 앞두고 있다. 최 교수는 오는 8월에는 상용화가 가능한 2.0 모델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 교수는 "중국은 어떻게 미국과 자율주행 기술 격차를 좁혔는지 생각해보면,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엔지니어를 확보하는 건 단일 기업으로는 어렵다. 그래서 산학연이 오픈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어떤 기술은 어떤 기관이 가장 잘 연구개발할 수 있다. 흩어져 있는 GPU를 모아 소규모 클러스터를 조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리군 현대자동차 상무 [출처=박성호 기자]

◆로보틱스 시장, 상용화 초기 불과…정부 지원 필요

다음 발표를 맡은 최리군 상무는 로보틱스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전체 로보틱스 시장 규모는 150조원으로, 현대차의 1년 매출보다도 적다. 의료용 또는 물류 분야가 그나마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이지만 시장 규모가 작아 생산 단가가 높게 형성됐고, 판매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현대차는 소비자가 접근하기 쉬운 시장부터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하반신 마비 환자의 재활과 보행을 돕는 'X-ble Medical', 라스트마일 물류 운송을 위한 장애물 극복 모바일 로봇 플랫폼 'MobeD' 등을 상용화하는 단계다. 

그러면서 최 상무는 로봇 구매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정부가 나선다면 로봇 생태계 육성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글로벌 로봇 시장은 사실상 상용화 전 단계로 현재 패권 다툼이 진행 중이다. 정부가 인센티브를 활용해 앞서 소비자가 로봇 구매를 부추기면 로봇 생산 단가도 빠르게 낮아지고, 로봇 연구개발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론의 좌장을 맡은 이종욱 서울여대 명예교수는 "오늘 발표의 공통점은 생태계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것"이라며 "생태계를 어떻게 키우느냐가 AI 시대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신기술을 개발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막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중국은 인재 확보를 위한 경쟁이 아닌 전쟁을 펼치고 있다"며 "자본과 데이터를 더 많이 모으는 사람이 제곱으로 성장한다. 선도적, 도전적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E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