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엔터사 넘어 글로벌 IT 빅테크로 진화하는 하이브 [BTS 이코노미]
첨단 기술로 오프라인 공연 패러다임 혁신
경쟁사부터 해외 팝스타·버추얼 아이돌까지 품었다… 막강한 자본과 플랫폼으로 대중문화 지형도 재편
BTS,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글로벌 K팝 스타들을 연이어 배출하며 세계 음악 시장의 중심에 선 하이브(HYBE)가 이제는 거대한 IT 인프라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라는 기존의 한정된 틀을 깨고 막대한 자본력과 고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플랫폼 제국을 건설하는 중이다.
그 중심에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인 위버스(Weverse)가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하이브는 위버스를 필두로 최신 증강현실(AR) 기술, 독자적인 하드웨어 제어 시스템, 고도화된 라이브 스트리밍 인프라 등을 전방위적으로 결합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재편하고 있다.
위버스는 아티스트와 팬이 일상적인 인사를 나누는 단순한 커뮤니티 공간이 아니다. 공식 굿즈와 멤버십을 구매하는 커머스 기능(위버스샵), 미디어 콘텐츠 시청, 오프라인 공연 관람 지원까지 팬덤 라이프에 필요한 모든 활동을 하나의 앱 안에서 끊김 없이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통합형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특히 위버스는 가입자의 90% 이상이 해외 유저다. 이를 바탕으로 플랫폼 내에 도입된 15개 언어 자동 번역 서비스는 전 세계 팬들이 언어의 장벽 없이 아티스트는 물론 서로 간에도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AR 렌즈와 스마트 대기열 시스템 "오프라인페스티벌의 낡은 관행을 지우다"
하이브의 IT 기술력은 온라인 화면 속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프라인 공연 현장에서 관람객이 겪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경험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술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천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등에서 개최된 '위버스콘 페스티벌'이 대표적이다. 이미 훌쩍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하이브가 그리는 '미래형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의 총체적인 경연장이라는 평가다.
가장 화제를 모은 혁신은 위버스 앱에 탑재된 증강현실(AR) 기능인 위버스 렌즈다. 팬들이 부스에서 수령한 실물 포토카드 뒷면에는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정교한 디지털 워터마크가 삽입되어 있다. 이를 위버스 렌즈로 스캔하면 앱 내 '나의 컬렉션'에 고해상도 디지털 이미지로 즉시 연동되어 영구 보관된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현장에 세워진 대형 포토월을 렌즈로 비추면 아티스트의 실시간 다국어 댓글과 하트 반응이 AR 팝업으로 눈앞에 떠오르는 생생한 몰입형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공연 예술과 IT 기술의 융합도 눈길을 끈다. 특히 무대 장치와 스트리밍 중계 시스템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무대 위 무려 2000장에 달하는 초대형 LED 패널을 투입해 거대한 스크린을 구성했다. 일반적인 아티스트의 단독 콘서트 대비 4~5배에 달하는 막대한 물량으로, 대형 공연장이 갖는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아티스트의 미세한 땀방울과 표정 연기까지 맨 뒷좌석 관객에게 선명하게 전달한다.
상하좌우로 정밀하게 움직이는 거대한 기계 장치를 LED 화면과 결합해 한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다이내믹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K팝을 넘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의 규칙을 다시 쓴다
과거 연예 기획사가 단순히 재능 있는 아이돌을 발굴하고 육성해 외부 방송국과 유통망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시대는 완전히 저물었다. 그 연장선에서 하이브는 위버스라는 강력한 코어 플랫폼을 중심으로, 음악 리듬 게임인 '리듬하이브(Rhythm Hive)',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수집품 플랫폼 '레벨스(모먼티카)' 등 다방면으로 밸류체인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 자체적인 거대 생태계를 완성했으나 모든 시도가 성공하지는 못했다. 다만 그 자체로 의미는 있다는 평가다.
플랫폼의 확장성과 포용력 또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자체 레이블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핵심 아티스트들이 위버스 커뮤니티와 샵에 대거 입점하는 파격적인 산업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나아가 일본 시장을 휩쓴 대세 밴드 요아소비(YOASOBI) 등 해외 유명 팝스타와 플레이브(PLAVE) 같은 버추얼(가상) 아이돌까지 위버스 생태계에 앞다투어 합류하고 있다. 이제 위버스의 영향력은 K팝이라는 특정한 장르를 넘어 글로벌 대중음악 산업 전반을 움직이는 핵심 인프라로 강력하게 뻗어나가고 있다.
'글로벌 팬덤 라이프 플랫폼'을 표방하며 당차게 시작된 하이브의 기술적 청사진은 이미 전 세계 1억명이 넘는 글로벌 사용자들의 일상 속에서 움직일 수 없는 현실로 증명되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과 누구도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고도화된 IT 기술을 양대 무기로 삼아 전 세계 대중문화의 소비 방식을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코딩하고 있는 하이브의 거침없는 혁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