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군비 경쟁’⋯ K-특수선, 새 캐시카우 되나
조선업계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기대감 확대

이란 전쟁이 격화되면서 군함과 지원선 등 특수선 수요가 조선업계의 새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에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블루오션 시장 확보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호르무즈 해협과 오만만 일대에서 선박을 겨냥한 드론·미사일 공격이 잇따르며 피해가 발생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오만 인근 해역에서 유조선이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와 함께 사망자까지 나왔다.
당장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통항 대기 중인 선박이 100척 내외로 늘어나는 등 운항 차질에 이어 운송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이미 주요 선사들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속속 우회 항로 운항에 나서거나 이 지역에 대한 운항 제한 조치를 내리고 있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십 년간 미국의 안보 지원을 받아온 국가들이 정작 미국의 요청에는 충분히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 나토(NATO) 등 동맹국의 군함 파견을 압박하고 있다. 이를 놓고 업계 안팎에서는 차기 수혜 가능 함선으로 초계함과 호위함, 군수지원함 등을 꼽고 있다.
그동안 중동 주요 국가들은 점진적인 국방비 확대 기조 속에서 해군 전력 확충을 지속해 왔다. 실제 아랍에미리트(UAE)는 2019년 프랑스 나발그룹(Naval Group)과 고윈드급 초계함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사우디아라비아도 2018년 스페인 나반티아(Navantia)와 코르벳 건조 사업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해상 안보 환경 변화를 특수선 사업의 기회 요인으로 보고 있다. 특수선은 국가 안보와 연계된 수요여서 경기 민감도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국내에서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사들이 다양한 특수선 수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HD현대중공업은 2016년 필리핀 해군으로부터 호위함 2척을 수주해 2020년과 2021년 각각 인도했고, 한화오션은 장보고-III급 잠수함 건조를 통해 관련 경험을 축적해 왔다.
다만, 특수선은 발주 주체가 국가인 만큼 지정학적 변수만으로 단기 발주 급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해상 안보 리스크가 지금보다 더 고조되거나 지속될 경우 특수선 수요는 훨씬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동과 관련해서는 국방부 주관 엠바고 개정안에 따라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제한적이다”면서도 “(현재 각 조선사들이) 중동 지역에서 긴밀한 네트워킹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같은 국제 해양안보 환경 변화는 구조적으로 특수선 수요를 끌어 올리는 중요한 배경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염재인 기자 yj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