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방향 변화…박민우 사장 역량 시험대
엔비디아 출신 박민우 사장, 양사 기술 협력 가교
포티투닷 역량 강화 등 기술 내재화 동시 추진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총괄이자 엔비디아 출신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사장)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박민우 사장은 양사의 가교 역할은 물론 자체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에서도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박민우 사장, 그룹 자율주행 방향성 변화 구심점
1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등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협력을 확대한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엔비디아가 보유한 레벨 2 이상 자율주행 기술을 현대차와 기아 일부 차량에 적용하는 것이다. 나아가서는 레벨 4 로보택시까지 확장한 자율주행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AVP본부를 비롯해 포티투닷, 모셔널 등 자율주행 계열사를 통해 자체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하지만 테슬라를 비롯한 경쟁 업체 대비 기술 상용화 속도가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이번 엔비디아와 협력 강화는 현대차그룹 내부 자율주행 상용화 방향성의 변화를 상징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엔비디아와의 협업 확대는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그룹 차원의 전략적 결정”이라며 “엔비디아 자율주행 플랫폼 ‘드라이브 하이페리온’을 도입해 자율주행 레벨 2부터 레벨 4까지 확장 가능한 통합 아키텍처(설계구조)를 새롭게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페리온은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센서, 카메라 등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하드웨어를 묶은 레퍼런스(표준) 설계구조다. 하이페리온은 현대차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츠-벤츠, 닛산,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도입하는 검증된 플랫폼이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뒤처진 자율주행 상용화에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양사 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인물이 바로 박민우 사장이다. 박민우 사장은 올해 현대차그룹 합류 전 엔비디아에서 부사장(Vice President)으로 재직한 인물이다. 엔비디아 자율주행 인지 기술 개발 조직 초창기부터 합류해 개발 체계 전반을 구축하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양산 및 상용화를 주도했다.
특히 인지 및 센서 융합 기술을 전담하는 조직을 이끌며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진행한 양산 프로젝트를 통해 하이페리온의 차량 적용을 이끈 경력이 있다. 이번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 협력의 당사자인 샘이다.

궁극적 목표는 기술 내재화
박민우 사장의 역할은 하이페리온 도입 가교에 그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는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가 최종 목표다.
박민우 사장이 보유한 엔비디아에서의 경험과 이번 협력으로 얻을 수 있는 광범위한 데이터, AI 기술 등을 단일 파이프라인으로 통합하는 등 자체 플랫폼 아키텍처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실제 박민우 사장이 대표를 겸하고 있는 포티투닷은 자율주행 플랫폼의 핵심 기술인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비롯해 카메라, 센서를 기반으로 한 E2E(엔드 투 엔드) 방식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이다. E2E는 인지, 판단, 제어 기능을 여러 모듈로 분리해 연결하는 기존 자율주행 아키텍처에서 나아가, AI 머신러닝을 활용해 주행에 필요한 의사결정 과정을 통합적으로 학습 및 출력이 가능한 기술이다.
이를 위해 포티투닷은 50여 명의 자율주행 분야 경력 개발자 채용을 실시했다. 채용 대상자는 ML플랫폼, AI, 피지컬 AI, VLA, 보안 등 자율주행 기술 전반에 걸친 10여 개 직무에서 최소 3년부터 최대 20년의 전문 경력을 보유한 경력 개발자다.
이번 채용은 포티투닷이 자율주행 고도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에 맞춰 진행됐다. 다양한 경험의 경력 개발자를 영입해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박민우 사장은 포티투닷 대표 선임과 동시에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목표 앞에 우리의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때로 나의 기술 모듈이 사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나도 많이 경험해봤다”고 언급했다.
이어 “내재화된 기술이 시장 실행력을 뒷받침하고 시장에서의 데이터와 피드백이 다시 내재화의 동력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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