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5시 셔터 내리는데 연 200만명 북적···日 MZ세대 홀린 ‘이쿠노 코리아타운’
1030 여성 주도 즉각 소비
가성비 높은 단기 해외 체험
젠트리피케이션 해결 과제

평일 오후 3시 일본 오사카시 이쿠노구(生野區) 코리아타운. 교복을 입은 10대 학생부터 20~30대 직장인들이 비좁은 골목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들의 손에는 컵떡볶이와 호떡이 들려 있고, 길게 늘어선 화장품 가게 앞에선 한국 아이돌 노래가 흘러나온다.
전철 요금만 내면 곧바로 '한국'을 만날 수 있는 이곳은 최근 일본 젊은 층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상권으로 떠올랐다. 특이한 점은 해가 지기도 전인 오후 5시면 상점 대다수가 셔터를 내린다는 것. 야간 상권이나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기대지 않고도 연간 200만명을 끌어모으는 비결은 무엇일까.
1030 여성이 주도하는 '가성비 해외여행'
오사카 코리아타운 방문객은 연간 약 200만명에 달한다. 핵심 소비층은 10~30대 젊은 여성이다. 오사카공립대 연구진이 지난 2020년 발표한 현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297명)의 78.8%가 여성이었다. 연령별로는 10대(32.7%), 20대(9.8%), 30대(8.8%) 순으로 10~30대 비중이 절반(51.3%)을 넘었다.

2000년대 이후 새로 문을 연 점포의 약 80%가 카페, 테이크아웃 음식, 저가 화장품, K팝 굿즈 등을 취급하는 것도 긴 시간을 들이지 않고 적은 비용으로 즉각적인 소비 경험을 누리려는 젊은 층의 수요를 반영한 결과다.
쇼핑몰엔 없는 '진짜성(Authenticity)'이 무기
전문가들은 코리아타운의 흥행 요인으로 '정체성의 소형 패키지화'를 꼽는다. 비싼 항공권이나 숙박비 없이 전철만 타면 2~3시간 동안 한국에 온 듯한 이국적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일본 MZ세대의 소비 심리를 관통했다는 것이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대형 쇼핑몰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공간적 '진짜성(Authenticity)'도 강력한 무기다. 이쿠노구 코리아타운은 1920년대부터 형성된 재일조선인 밀집 거주지, 이른바 '조선시장'에 역사적 뿌리를 두고 있다.

상권 팽창 이면엔 '젠트리피케이션' 그림자도
상권이 팽창하면서 신규 점포 유입이 코리아타운 내부 임대료와 지가 상승을 유발하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기존 상인들이 모두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리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관할 지자체인 이쿠노구 역시 2026년도 지역 계획 자료에서 코로나19와 엔저 여파에 따른 매출 감소, 제조업 쇠퇴와 더불어 '일본어가 서툰 아동·가정 증가'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화려한 상권 활성화 이면에 원주민의 삶의 질 저하라는 숙제가 혼재돼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후로다 겐지 일본 오사카부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서면 인터뷰에서 "오사카 코리아타운은 단순한 외국인 거주지를 넘어 일본 MZ세대에게 '가장 가성비 높은 이국적 테마파크'로 진화한 성공적 상권 모델"이라며 "다만 급격한 상업화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이 공간 고유의 '진짜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지자체와 상인회가 임대료 안정화 등 거주민과의 상생 방안을 서둘러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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