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앞 ‘수동적 시청’은 끝…2026 월드컵, 유튜브 공식 중계로 시청 경험 어떻게 달라질까

박효재 기자 2026. 3. 1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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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대회와 유튜브 로고. 유튜브 제공

국제축구연맹(FIFA)이 오는 6월 개막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경기를 유튜브에서도 생중계한다. 대회 역사상 유튜브를 통한 경기 중계가 공식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순히 시청 채널 하나가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스포츠 대형 이벤트를 소비하는 방식이 TV 중심의 일방향 수신에서 다층적 참여로 전환되는 분기점이다.

FIFA와 유튜브는 18일 이번 월드컵을 위한 공식 선호 플랫폼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각국 중계권 보유 방송사는 자사 유튜브 채널에서 모든 경기의 킥오프 후 초반 10분을 실시간 무료 중계할 수 있고, 권역별 계약에 따라 일부 경기는 90분 전체 생중계도 가능하다. 하이라이트, 숏폼, 다시보기, 비하인드 영상 등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 제작과 수익화도 허용된다.

이번 협약의 배경에는 스포츠 시청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있다. 현재 스포츠 팬의 77~90%는 생중계를 보면서 동시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함께 사용하는 세컨드 스크린 이용자다. 소셜미디어 반응 확인, 선수 기록 검색, 지인과의 채팅이 이미 경기 시청의 필수 요소가 됐다. 유튜브가 공식 채널로 편입되면 이들의 이동 경로가 비공식 해적 영상이 아닌 공식 생태계 안으로 들어온다.

크리에이터에 대한 현장 접근권 부여도 주목할 부분이다. FIFA와 유튜브는 선별된 크리에이터들에게 경기장 안팎을 취재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이들은 리액션 영상, 전술 분석, 선수 밀착 비하인드 등 방송 카메라가 닿지 않는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게 된다. 기존 방송사, 스포츠 언론과 독립 크리에이터가 같은 현장에서 같은 접근권을 공유하는 구조다.

AI 기술과의 결합도 시청 경험을 크게 바꿀 요소다. AI가 실시간 경기 데이터를 분석해 수십 개 언어로 해설을 자동 생성하거나, 시청자 수준에 따라 맞춤형 해설을 제공하는 개인화 스트리밍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기술 콘퍼런스(GTC)에서 립싱크까지 정확하게 구현하는 AI 동시 다국어 라이브 중계 기술을 공개했다.

이스라엘 방송 기술 전문기업 LiveU는 하나의 경기를 TV 본방, 유튜브 라이브, 숏폼, 하이라이트 등 플랫폼별로 최적화한 여러 버전으로 동시에 제작하는 방식이 운영상 불가피한 표준이 됐다고 진단했다. 한 경기를 찍어서 한 버전으로 내보내는 시대는 끝났다는 의미다.

한국 시장에서도 파장이 작지 않다. 이번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한 JTBC는 TV·OTT 중심의 기존 모델에 유튜브 채널 운영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유튜브에서 어떤 경기를 중계하고, TV·OTT와 편성을 어떻게 연동할 것인지가 편성권에 준하는 전략적 판단이 된다. 유튜브를 비용 유출 채널이 아닌 추가 수익원이자 젊은 팬층 유입 채널로 전환할 수 있느냐가 투자 회수의 핵심 변수다.

FIFA는 앞서 지난 1월 틱톡과도 공식 선호 플랫폼 협약을 맺었다. 틱톡이 밈과 챌린지로 Z세대를 끌어들인다면, 유튜브는 긴 분량의 분석과 다큐, 아카이브 영상으로 깊이 있는 참여를 구조화한다. 15초짜리 짧은 영상부터 90분 풀매치와 사후 분석까지를 하나의 공식 생태계로 연결하는 설계다. 2026 월드컵은 팬들이 경기를 직접 골라 소비하는 시대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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