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어구에 얽힌 새끼 돌고래 ‘쌘돌이’…87일 만에 스스로 탈출

원소정 기자 2026. 3. 1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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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앞바다에서 발견된 새끼 돌고래 '쌘돌이'가 유영하는 모습. 사진 제공= 다큐제주,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폐어구에 온몸이 얽힌 채 제주 해상에서 발견된 새끼 돌고래 '쌘돌이'가 스스로 그물을 끊어내며 살아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다큐제주와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5분께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앞바다에서 새끼 돌고래 '쌘돌이'가 스스로 그물을 완전히 제거한 모습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쌘돌이는 지난해 12월23일 온몸에 자망 폐어구가 감긴 상태로 처음 발견됐다. 이후 제주자치도 긴급구조TF의 구조 대상 목록에 포함돼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이뤄졌다.

그러나 구조는 쉽지 않았다. 쌘돌이는 빠른 속도로 유영해 접근 자체가 어려웠고, 무리와 함께 이동하는 특성상 물리적인 구조 시도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 2월 중순 이후에는 무리와 일시적으로 떨어지고 컨디션이 저하된 모습도 포착됐지만, 구조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유지됐다.

연구진은 촬영 영상 등을 바탕으로 행동 분석을 진행하며 구조 가능 시점을 검토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와 제주지방해양경찰청, 해양수산부 등이 참여해 자료를 공유하고, 과거 구조 실패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논의도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구조 지연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지만, 연구진은 무리한 개입보다 생존 가능성을 고려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해 왔다.

결과적으로 쌘돌이는 스스로 폐어구를 끊어냈다. 이 과정에서 등지느러미를 잃는 상처를 입었지만, 생존에는 성공했다.

연구진은 등지느러미가 없는 특징 덕분에 개체 식별이 용이해 향후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큐제주 오승목 감독은 "쌘돌이가 등지느러미가 없는 만큼 확인이 비교적 쉬워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이후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데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