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열차 난동 30대男 업어치기로 제압한 김동연의 그 사람은?
경기도 보도자문관 완력으로 극적 제압
목격자 “하늘에서 내려온 의인…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장면”
본인은 “김 지사 강조, 공직자 사명감·책임감 떠올라 용기”

김동연 지사를 그림자 수행하는 경기도청 소속 공무원이 고속 운행중인 ITX-새마을 객실에서 승객과 승무원들을 상대로 난동을 부리던 30대 남성을 단독으로 제압해 철도경찰에 넘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19일 코레일 측에 따르면 설 황금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22일 낮 12시께 진주발 서울행 ITX-새마을이 대전역을 지날 쯤 3호 객실 내에서 30대 중반의 남성과 여승무원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170cm 중반대 키에 몸무게 80kg 가량의 이 남성은 무임승차 사실이 적발되자 이를 코레일 측 잘못이라고 주장하며 여승무원에게 막말을 퍼붓고 있었다. 김제에서 탑승한 이 남성은 귀경길에 오른 승객들 사이에서 욕설을 내뱉으며 여승무원을 압박했고, 이 과정에서 좌석을 내리치는 등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
위기감을 느낀 여승무원은 이날 대체 승무원으로 근무 중인 김승곤 코레일 인재개발원 차량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해 남성을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 남성은 김 교수가 철도안전법 위반 사실을 고지하고 무전기를 통해 공익요원 지원요청을 하자 급기야 살해위협을 하며 주먹을 휘둘렀다. 기습적으로 명치를 맞은 김 교수가 비틀거렸고, 승객들 사이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폭행을 당한 김 교수에 따르면 난동자는 “너 죽고 나 죽자, 난 밑바닥까지 왔다” 등 막말과 욕설을 내뱉으며 자신과 몸싸움을 이어갔다. 이 때 승객 중 한 중년 남성이 몸을 날려 난동자의 머리를 잡아채고는 업어치기를 해 그대로 바닥에 쓰러뜨렸다. 중년 남성이 양손을 움켜쥔 채 몸을 짓누르자 난동자는 “숨쉬기가 어렵다”고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중년 남성은 침착한 목소리로 “횡격막이 움직인다. 숨 충분히 쉬고 있다”고 다그치면서 압박을 풀지 않았다. 중년 남성은 발버둥치는 난동자에게 “폭행을 행사했고, 승무원도 철도안전법 위반 고지를 했기 때문에 당신은 현행범이고, 현행범은 누구나 체포할 수 있다. 다음 역에 경찰이 올 때까지 힘주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알려주기까지 했다.
갑작스런 난동은 중년 남성의 맹활약 덕에 10분 만에 제압됐고, 난동자는 다음 정차역인 조치원역에서 철도경찰에 현행범으로 인계됐다.
김 교수가 확인한 중년 남성의 신분은 윤태경(44) 경기도 보도자문관. 김동연 지사의 언론 인터뷰를 작성하고, 중요 정책현장에서 수행비서 역할도 하는 그는 연휴를 맞아 경남에서 가족과 해후한 뒤 경기도청으로 복귀 중이었다.
예기치 못한 폭행으로 전치 2주 진단을 받은 김 교수는 윤 자문관의 용기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김 교수는 “다급한 상태에서 하늘에서 내려온 의인, 천사라고 생각했다. 흉기를 갖고 있었으면 어떨 뻔 했나. 정말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장면이었다. (난동자가)조치원 역에서 도착하더니 막 울기 시작하더라. 음주상태는 아니었다. 약물에 취한 듯했다. 하지만 은연중에 CCTV도 없다고 할 정도로 다분히 의도적으로 폭행을 한 것 같았다. 윤 자문관에게 너무 죄송하면서 고맙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윤 자문관은 민선5~6기 차성수 금천구청장, 민선7기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비서관로 일한 바 있는 13년차 공무원이다. 두 차례의 기관장 표창 이력에 평소 도 정책에 대한 명쾌한 설명과 빠른 소통으로 출입기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공보전문가다.
윤 자문관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실제 폭력이 벌어졌고 꽤 오랫동안 위협과 폭언이 이어졌다. 열차는 만석이었고 앞자리에 어린 아이가 있었는데 위험한 상황이 어떻게 확산될지 몰라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고등학교 시절 잠시 태권도를 배운 게 무술이력의 전부라는 그는 “지금 생각하면 약간 아찔하기도 한데, 업무가 도지사의 말과 글을 다루는 것이다 보니 김동연 지사께서 평소 강조하는 공직자로서의 사명감, 책임감이 떠올라 용기가 난 것 같다”고 멋쩍게 말했다.
수원=손대선 기자 sds11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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