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곳에서 작은 소리 들으려면? “눈 감지 말고 번쩍 뜨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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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지껄한 공간에서 통화 너머로 유독 작게 들리는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우리는 종종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곤 한다.
예를 들어 북소리를 들으면서 새가 날아가는 영상을 보는 등 시청각 정보가 엇갈릴 때도 시각적 집중이 단순히 눈을 뜨고 있기 때문에 청각에 도움을 주는 것인지, 아니면 두 정보가 완벽히 일치해야만 효과가 극대화되는지 규명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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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맞는 영상 볼 때, 청각 민감도 크게 올라
눈 감으면 뇌 필터 세지고 목표 소리마저 지워
![소음 섞인 오디오 속에서 미세한 소리를 찾는 실험 장면. 연구 결과, 소리와 일치하는 영상이나 사진을 눈으로 직접 볼 때 소리를 인지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제공 =위 황]](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mk/20260319133901913btzu.png)
미국 음향학회(ASA)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미국음향학회지(JASA)’ 최신호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교통대 연구진은 시끄러운 환경에서는 눈을 뜨고 시각적인 정보를 함께 받아들이는 것이 청각적 민감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주변 소음이 섞인 상태에서 헤드폰으로 희미한 소리를 들려주는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눈을 감았을 때, 눈을 뜨고 빈 화면을 볼 때, 소리와 관련된 정지된 사진을 볼 때, 소리와 일치하는 동영상을 볼 때 등 4가지 조건에서 소리가 들리는 최소한의 기준점을 찾았다.
실험 결과는 대중적인 상식과 완전히 달랐다. 연구를 이끈 위 황 연구원은 “눈을 감는 행동은 오히려 소리를 감지하는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반대로 소리와 연관된 역동적인 영상을 볼 때 청각적 민감도가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원인은 뇌의 작동 방식, 구체적으로는 ‘신경 임계 상태(neural criticality)’에 있었다. 뇌파(EEG) 검사 결과, 눈을 감으면 뇌는 내면에 집중하며 더욱 공격적으로 소음을 걸러내는 상태에 돌입했다. 쉽게 말해 뇌가 일종의 ‘초강력 노이즈 캔슬링’ 모드를 켜는 셈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뇌의 필터가 너무 강하게 작동한 나머지, 우리가 애써 들으려 하는 미세한 목표 소리마저 불필요한 배경 소음과 함께 지워버린다는 점이다.
반면 두 눈을 뜨고 시각적으로 무언가에 집중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청각 시스템이 외부 세계에 단단히 ‘닻’을 내리게 되면서 시각 정보가 청각의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덕분에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도 뇌가 과도한 필터링을 멈추고 원하는 소리만 정확하게 분리해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시끄러운 환경’에 한정된 결과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주변이 고요하고 차분하다면 여전히 눈을 감고 귀 기울이는 기존의 방식이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온갖 소음으로 가득한 현대 사회의 일상 속에서는, 억지로 눈을 감고 내면에 집중하기보다 두 눈을 크게 뜨고 외부와 적극적으로 교감하는 것이 더 현명한 듣기 전략일 수 있다.
연구진은 향후 시각과 청각의 불일치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북소리를 들으면서 새가 날아가는 영상을 보는 등 시청각 정보가 엇갈릴 때도 시각적 집중이 단순히 눈을 뜨고 있기 때문에 청각에 도움을 주는 것인지, 아니면 두 정보가 완벽히 일치해야만 효과가 극대화되는지 규명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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