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에 건자재 폭등하는데 건설株 신고가 행진, 왜?

오유진 기자 2026. 3. 1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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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해외산업 중동 집중도 낮아져…원전 등 기대감 반영
시멘트·인테리어 종목은 중동리스크 직격탄…원가 부담에 주가 하락세

(시사저널=오유진 기자)

최근 건설사 주가는 유가 상승, 상호금융 대출 제한, 노란봉투법 시행 등 업종 불확실성이 확대됐음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5공장(P5) 건설 현장의 모습 ⓒ 연합뉴스

중동 분쟁 장기화로 공사비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주요 건설사와 건자재사의 주가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건설업계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건설주와 건자재주가 동반 하락하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건설주는 원전 건설을 통한 미국 시장 진출, 분쟁 이후 재건 사업 참여 기대감이 반영되며 신고가를 경신한 반면, 건자재주는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과 수요 위축 우려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건설주는 주가 상승 랠리가 이어진 반면 건자재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대우건설은 이달 3일부터 17일까지 주가가 67.08% 상승하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GS건설(20.14%)·현대건설(13.02%)·DL이앤씨(5.31%) 등도 일제히 주가가 상승하면서 건설주 전반에 훈풍이 불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시멘트·인테리어 등 건설 자재 관련 종목들은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KCC글라스(-6.27%)·LX하우시스(-4.58%)·삼표시멘트(-4.41%)·한일시멘트(-4.05%) 등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중동 분쟁의 유탄을 맞고 있다.

통상 중동 등 글로벌 분쟁이 발생하면 원가 상승 우려와 수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설주와 건자재주는 동반 하락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건설주만 상승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원전 건설을 중심으로 한 건설사들의 대미투자특별법 수혜에 따른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정부 대미협상실무단은 이번 주 워싱턴DC에서 미국 상무부와 국가에너지지배위원회 관계자 등과 만나 원전 등 에너지 프로젝트와 관련된 협의가 오갈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다음 주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한미의원연맹 방미 사절단도 미 의회를 방문해 원전 건설을 대미 투자처로 공식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건설사들의 미국 진출이 원전을 중심으로 가시화되고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배경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프로젝트나 투자 금액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원전은 기자재 조달·시공·제어 등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은 만큼 협력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삼중 리스크에도 끄떡없는 건설株

건설주는 이같은 기대감으로 인해 업황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도 고공행진 중이다. 류태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 상호금융 대출 제한, 노란봉투법 시행 등 업종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요인이 다수 존재했음에도 주가는 양호한 흐름을 보인다"며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에너지 등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 대미 투자에 따른 미국 진출 가능성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건설사의 해외사업이 중동에 집중돼 있다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과거에 비해 중동 집중도와 중요성이 낮아진 상태"라며 "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 등은 원전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은 국내 주택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주요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건설 자재업계는 해외 진출 기대감에서 소외된 채 찬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중동 분쟁이 장기화할수록 중동 현지 건설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업체 전반에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유가가 50% 상승할 경우 국내 건설 생산비용은 1.06%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건설 재료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레미콘·시멘트, 봉강·철근 등이 직접적인 석유류 제품은 아니지만, 운송비·전력비·연료비 등이 상승하면서 원가에 간접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고유가였던 2011~14년에도 건설 원가가 3%포인트 상승하는 등 건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 부담을 안겨준 바 있다"고 분석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란 분쟁과 관련해 단기 변동성이 커 향후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구간"이라면서도 "단기 휴전으로 유가가 회복되면 자재 수급 우려가 해소돼 관련 주택주가 수혜를 입을 수 있지만, 2주 이상 장기화하면 원가·수급·자금 조달 부담이 겹치며 건설업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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