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민주노총, 국회 사회적 대화기구 ‘AI 경쟁력 강화안’ 수용 않기로
“노동조건이나 사회적·윤리적 기준 고려 부족”
특고·플랫폼·프리랜서 안전망 관련 의제는 수용

민주노총이 국회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마련한 ‘인공지능(AI) 중심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AI 도입 논의가 경쟁력 강화에 치우쳐 있고, 노동자 보호 대책은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노총은 19일 오전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국회 사회적 대화기구의 1의제(첨단·신산업 경쟁력 강화)와 2의제(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사회보험·사회안전망) 공동선언문 잠정 합의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논의했다. 그 결과 1의제는 불수용, 2의제는 수용하기로 의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는 지난해 10월 노사 5개 단체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기구를 출범했다. ‘혁신’을 주제로 논의할 협의체에선 첨단·신산업 경쟁력 강화를, ‘보호’ 협의체에선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사회보험과 사회안전망 각각 논의하고 있다. 사회적 대화기구는 이달 말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노사 공동 선언문을 다듬고 있다.
1의제인 ‘AI 중심 산업 생태계 변화에 따른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회 사회적 대화 공동 선언문’은 AI 확산이 산업과 고용, 노동환경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온다는 인식 아래 경쟁력 강화와 제도·인력·윤리 기반을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방향을 담고 있다. 선언문은 교육훈련 체계 강화, 제조 데이터 활용과 신뢰 확보, 직무 변화 대응, 연구개발과 제도 운영, 산업 생태계 기반 강화, 윤리 기준 확립 등 6대 의제를 제시하며 국회가 관련 입법과 예산 지원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직무 변화 대응과 노동시간 등 핵심 쟁점은 원칙적 수준에 머물렀다. 직무 변화 대응 의제의 경우 “AI 도입에 따라 업무 방식과 직무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적응 지원 및 재교육의 중요성을 고려해 산업 현장의 특성과 기업 규모 등을 감안해 구체적 운영 방안을 마련한다”고 했다. 노사 협의의 범위나 기업의 책임, 구체적 이행 방식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전반적으로 AI 산업 경쟁력 강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노동조건이나 사회적·윤리적 기준에 대한 고려는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구체적 대책보다 방향 제시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2의제인 ‘특수고용·플랫폼 노동·프리랜서 사회적 보호를 위한 국회 사회적 대화 공동 선언문’은 비임금 노동자의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핵심으로 한다.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적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육아·질병 등으로 인한 소득 손실을 보전하는 사회안전망 구축이 주요 내용이다.
선언문은 상병수당 적용 대상에 특고·플랫폼 노동자 등을 포함하는 방안과 함께 보험료 지원과 국고 부담 확대 등 재원 대책 마련을 정부와 국회에 요청했다. 사회보험 운영 과정에 노사 참여를 확대하고, 소득 파악 및 징수 체계 일원화를 추진하자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구체적인 법 개정 사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중앙집행위원회 논의 결과를 국회에 전달하고 추가 협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김남희 기자 nam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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