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에 밀린 UCC 원조의 초라한 퇴장 : 카카오TV와 유튜브의 함수
카카오TV 9년 만에 서비스 종료
국민 메신저 연동에도 한계 노출
자생적 ‘창작 생태계’ 구축엔 미흡
토종 플랫폼에 생존 과제 남겨

# 카카오TV가 실패한 요인은 무엇일까요? 남은 토종 서비스는 카카오TV의 퇴장을 어떤 눈으로 봐야 할까요? 더스쿠프가 카카오TV의 뼈아픈 퇴장이 남긴 교훈이 무엇인지 들여다봤습니다.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의 흐름과 운영 환경의 변화 속에서 긴 고민 끝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카카오가 서비스하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카카오TV'가 문을 닫습니다. 카카오TV는 5일 공식 블로그에서 "6월 30일 서비스를 종료한다"면서 "6월 1일부터 신규 채널 생성 기능과 VOD(주문형 비디오) 업로드 기능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2017년 출범한 지 9년 만에 시장에서 물러나는 셈입니다.
이는 국내 동영상 공유 플랫폼 업계엔 꽤 충격적인 소식입니다. 카카오TV가 이 업계를 주름 잡았던 '1세대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잠깐 카카오TV의 '전성기 시절'을 살펴볼까요. 카카오TV의 전신은 2006년 론칭한 다음TV팟입니다.
이용자가 직접 제작한 영상을 올리고 공유하는 'UCC(user created contents)'로 흥행한 서비스로, 지금의 유튜브와 동일한 사업 모델입니다. 론칭 시기(유튜브 2005년)도 비슷하다는 점에서 다음TV팟은 국내 시장에서 선구자나 다름없었습니다.[※참고: 온라인에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OTT, 인터넷 방송, 스트리밍 등 무척 다양합니다. 이 기사에서는 이용자가 영상을 업로드, 공유할 수 있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으로 한정해 다뤘습니다.]
이런 다음TV팟을 2017년 인수ㆍ합병(M&A)해 출범한 카카오TV는 당시 국내에서 세력을 넓히던 유튜브의 '대항마'로 떠올랐습니다. 유튜브를 넘기 위해 카카오TV가 택한 전략은 '콘텐츠 확장'이었습니다. 개인 방송 중심이었던 기존 서비스에 드라마, 예능, 스포츠 중계 등을 더한 '종합 동영상 플랫폼'으로 탈바꿈하려 했죠.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더스쿠프 포토]](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thescoop1/20260319144414899jvyx.png)
당시 카카오TV는 2023년까지 3년간 총 3000억원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입할 예정이라고도 밝혔습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데만 약 1조원을 투자한 셈입니다. 그 덕분인지 카카오TV는 초창기 시청자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카카오의 당시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카카오TV의 오리지널 콘텐츠 누적 조회수는 14억회, 누적 시청자는 5700만명에 달했습니다.
카카오TV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의 시너지 효과도 노렸습니다. 카카오톡 '더보기' 탭 내 카카오TV 탑재, 카카오톡과 카카오TV 계정 연동 등을 통해 카카오톡과의 접점을 크게 늘렸습니다. 수천만명 규모의 카카오톡 이용자로 빠르게 카카오TV의 덩치를 키우겠다는 계산이었죠.
문제는 카카오TV가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가 최근 공개한 '2025 대한민국 모바일 앱 순위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유튜브의 월간활성화사용자(MAU)는 4813만명으로 국내 모바일 앱 중 1위를 기록했습니다. 카카오TV는 2024년 앱 서비스를 종료해 MAU를 확인할 수 없지만, 업계에선 이용자 규모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는 카카오TV 홈페이지만 봐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인기 동영상' 코너에 있는 영상의 조회수는 하나같이 몇천회에 그칩니다. 1만회가 넘는 영상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업로드 하루 만에 수만~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영상이 허다한 유튜브와 비교하면 너무나 초라한 성적표입니다.
■ 착오① 슈퍼앱의 한계 = 그렇다면 카카오TV의 퇴장이 국내 업계에 남긴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전 국민이 쓰는 '슈퍼앱' 카카오톡을 등에 업고도 이런 결말을 맞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슈퍼앱의 방대한 이용자가 확장 서비스(카카오TV)로 안착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합니다. 슈퍼앱이 흥행의 문을 여는 '만능키'가 아니란 얘깁니다. 이를 연구한 논문도 있습니다. 국제 학술지 CHB(Computers in Human Behavior)에 2023년 실린 논문 속 연구 결과를 보시죠.
"…확장 서비스는 슈퍼앱의 이용자 규모보다도, 다른 앱 대비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가 이용자의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 마지막으로, 슈퍼앱과 확장 서비스 간의 시너지와 적합성이 이용자 태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국립 대만 과학기술대학 '슈퍼앱에서 서비스 확장 성공 요인을 분석한 연구')."
결과적으로 카카오톡과 카카오TV의 궁합이 좋지 않았다는 건데, 무리한 해석은 아닌 듯합니다. 카카오톡의 사용 목적은 지인들과의 '빠른 소통'에 있는 반면, 카카오TV는 시청자에게 '긴 체류 시간'과 '깊은 몰입'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애초에 두 서비스 간의 기능적 '적합성(Fit)'이 그리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카카오TV가 제작했던 오리지널 드라마 '며느라기'.[사진 | 카카오TV]](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thescoop1/20260319122532269oiim.jpg)
■ 착오② 창작자 생태계 = 카카오TV가 놓친 부분은 또 있습니다.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하느라 또다른 성장동력인 '창작자 생태계'엔 소홀했다는 점입니다. 언급했듯 카카오TV는 출범 이후 '양질의 독점 콘텐츠가 성공'이라는 전통적인 영상 시장의 흥행 공식에 베팅했습니다. 이를 위해 수년간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드라마ㆍ예능 등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를 쏟아냈고, 실제로 일부 작품은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전략은 아쉽게도 수익성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데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부은 게 되레 독毒으로 작용한 겁니다. 카카오TV가 넷플릭스 등 OTT가 아닌 만큼 좀 더 '현실적인 전략'을 썼다면 상황이 달라졌을지 모릅니다. 제작을 주도하기보단 수많은 일반 창작자들이 자발적으로 영상을 생산하는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한 유튜브처럼 말이죠.
카카오TV와 달리 유튜브는 2007년부터 창작자와 광고 수익을 배분하는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을 일찌감치 시작했습니다. 시청자 국가와 영상 길이, 조회수 등에 따라 구체적인 기준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일반적으로 영상 시청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의 55%를 창작자에게 배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조회수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수익을 창작자에게 돌려주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0년 4K(2160p) 고화질 영상을 지원, 2023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다국어 자동 음성 번역 기능' 도입 등 '창작자 친화적 생태계'를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해 왔습니다.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창작자의 영상과 시청자의 취향을 매칭하는 기술도 고도화했죠.
이런 노력 덕분인지 현재 유튜브에서 수익 활동 중인 유튜버(창작자)는 2020년 9449명에서 2024년 3만4806명으로 4년 새 3.7배로 늘었습니다(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ㆍ종합소득세 신고 유튜버 기준). 창작자가 양질의 영상을 올리면 시청자가 모이고, 수익을 좇아 더 많은 창작자가 유입되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s)'가 예전보다 굳건해진 셈입니다. 카카오TV가 놓친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이은희 인하대(소비자학) 교수는 "플랫폼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몇개의 훌륭한 상품(자체 콘텐츠)을 진열하는 것보다, 수많은 상인(창작자)이 스스로 물건을 팔도록 '거대한 시장통'을 만들어주는 것이 훨씬 강력하다"며 "창작자와 소비자가 서로를 끊임없이 끌어당기는 자생적 생태계를 만드는 게 국내 플랫폼들의 숙제"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이렇게 유튜브가 키워낸 '창작자 놀이터' 모델은 카카오TV의 전신 '다음TV팟'이 선도했었단 점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카카오TV는 자신의 주특기를 내려놓고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낯선 길로 선회했습니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서비스 종료에 영향을 미치는 악수가 됐습니다.
![[사진 | 유튜브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thescoop1/20260319122533962ahnx.jpg)
이런 현실은 아직 한창 서비스 중인 네이버TV, 숲(SOOP) 같은 토종 플랫폼들에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습니다. 유튜브라는 절대 강자가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남은 업체들은 카카오TV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자신만의 새로운 생존 공식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아니면 카카오TV와 같은 전철을 밟을까요?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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