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나는 日다카이치, 파병 여부에 “할 수 없는 건 할 수 없다고 말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청한 상황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했다. 일본이 어떤 대응책을 제시할지 동맹국의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19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파견을 요청할 시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국내법 범위 내에서 필요한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자위대 파견 여부를 묻는 질문에 “현 시점에서는 예정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국회 동의를 얻지 않고도 파견할 수 있는 ‘조사·연구 목적의 자위대 파견’ 가능성에 대해선 “완전한 정전 합의가 이행된 이후라면 기여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9년과 같은 형태의 파견이라면 정전이 확실히 확립되어 있는 것이 조건”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9년 이란 핵 합의 파기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 참여를 요청했을 때 당시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해 거부했다. 그 대신 이듬해 조사·연구를 명분으로 자위대를 파견했다.
테레비아사히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가 이란전과 관련해 “미국이 사태 진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로 지지를 표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일본이 대미 투자 일환으로 미국산 원유를 증산하고 이를 일본에 공동 비축하는 방안도 제시할 것으로 전해진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워싱턴DC를 향해 출발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일정에 따르면 두 정상은 19일 오전 11시 15분(한국시간 20일 오전 12시 15분) 백악관 집무실에서 양자 회담을 가진 뒤 오후 7시 15분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중동 정세 대응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군사 작전인 ‘장대한 분노’ 개시 이후 한국,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위해 함선을 파견하라고 요구했다. 상선 호위 작전을 벌이는 ‘호르무즈 연합’ 구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동맹국들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자 그는 지난 1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나토의 도움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 애초에 필요하지도 않았다. 일본, 호주, 한국도 마찬가지”라며 분노했다. 트럼프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엑스(X)에 “대통령이 그렇게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 트루스소셜에 “우리가 테러 국가 이란의 잔재를 제거한 뒤 그 해협의 책임을 이용 국가들이 지도록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아무 반응이 없던 일부 동맹국들이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 파견을 요청받은 국가 정상 중 트럼프 대통령과 대면하는 첫 정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압박할 수 있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 때처럼 치열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작년 2월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고타니 데쓰오 메이카이대학 교수는 테레비아사히에 “다카이치 측근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함선 파견 요청에 ‘NO’라는 답변은 있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최소한의 움직임은 보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젤렌스키 때처럼 구설이나 말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족하지 못하면 카메라 앞에서 바로 ‘실망했다’고 말할 수도 있는 아주 긴장된 상태의 회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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