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가른 면역 기관…심혈관 사망 63% 차이

최승욱 2026. 3. 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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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간 2만7000명 추적…사춘기 이후 줄어드는 ‘흉선’, 암 발생·질환 위험과 연관
인체 가슴샘 구조 일러스트. 흉선은 가슴뼈 뒤, 심장 위쪽에 위치한 면역 기관으로 T세포를 만든다. 사춘기에 가장 컸다가 점차 지방 조직으로 바뀌지만, 최근 연구에서 이 기관의 상태가 수명과 심혈관 위험, 암 발생과 연관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춘기 이후 쓸모없다고 여겨지던 기관이 수명을 가르는 변수로 드러났다.

흉선(胸腺) 상태가 좋은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심혈관 사망 위험이 63% 낮았다. 2만7000명을 12년 이상 추적한 결과다.

흡연과 비만이 폐와 혈관뿐 아니라 면역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함께 드러났다.

수명·심혈관 위험과 흉선 상태 연관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하버드 의대 연구팀은 성인 2만7000여 명을 분석한 결과, 흉선 상태에 따라 사망과 질환 위험에서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2026년 3월 18일자에 실렸다. 연령, 흡연력, 기저 질환(이미 앓고 있는 만성 질환)의 영향을 반영한 뒤에도 이 격차는 유지됐다.

연구팀은 흉선 상태가 다른 건강 지표와 별개로 작용하는 예측 지표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성인의 흉선을 단순한 존재 여부가 아니라 건강 수준으로 나눠 분석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불필요 기관' 인식으로 수술 중 함께 제거

흉선은 가슴뼈(흉골) 바로 뒤, 심장 앞쪽에 자리한 면역 기관으로, 위로는 목 아래까지 이어진다. T세포(바이러스·세균·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 세포)를 만들어낸다.

이 기관은 사춘기에 가장 컸다가 이후 빠르게 위축되며 지방 조직으로 바뀐다. 이 때문에 성인에게는 중요하지 않은 기관으로 여겨져 왔다. 실제로 심장이나 갑상선 수술 과정에서 별다른 고려 없이 함께 제거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인식은 2023년 하버드 의대 데이비드 스캐든 교수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발표한 결과를 계기로 흔들렸다. 흉선이 제거된 성인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5년 내 사망 위험이 2.9배, 암 발생 위험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점에서 '선택 편향'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후 비슷한 결과가 이어졌지만 해석을 둘러싼 논쟁은 남아 있다.

'흉선 건강 점수' 산출 AI 모델 개발

이번 연구는 수술 환자가 아닌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흉선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도 개인별 건강 수준 차이가 존재하며, 그 격차는 장기적인 건강 결과와 연결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CT 영상에서 흉선의 크기와 조직 구성을 분석해 흉선 건강 점수를 산출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 조직 밀도와 지방 비율을 바탕으로 흉선 건강을 수치화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말하는 '흉선 상태'는 절대 기준값은 아니다. 같은 연령대에서 크기가 유지되고 지방으로 바뀐 비율이 낮은 정도를 의미한다. 흉선이 지방 조직으로 많이 바뀔수록 면역 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국립폐암검진시험 참가자 2만5031명을 분석하고, 매사추세츠주 프레이밍험 지역에서 시작된 심장 연구 참가자 2581명을 이용해 결과를 별도로 검증했다. 프레이밍험 심장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보스턴대가 심혈관 질환의 원인과 위험 요인을 밝히기 위해 수십 년간 이어 온 장기 추적 프로젝트다.

흉부 CT 영상을 판독하는 의사. CT 영상은 흉선의 크기와 조직 상태를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영상 속 조직 밀도와 지방 비율을 분석해 흉선 건강을 수치로 환산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적용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면역 치료 반응·생활 요인 영향 확인

이번 분석과 함께 진행된 별도의 평가에서 면역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 3476명을 대상으로 흉선 상태와 치료 반응의 관계를 살폈다.

흉선 상태가 좋은 환자는 암 진행 위험이 37%, 사망 위험이 44% 낮았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면역 항암제는 T세포 기능에 의존한다. 흉선 상태가 면역 치료 반응과 연결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흉선 상태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흡연, 비만, 만성 염증, 신체 활동 부족이 확인됐다. 생활 습관이 면역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나이와 흡연, 기존 질환을 반영한 뒤에도 사망과 질환 위험의 격차는 유지됐다는 점은 흉선 상태가 단순한 건강 상태를 넘어 질환 위험과도 관련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번 분석은 관찰 방식으로 진행돼 인과관계를 직접 입증한 것은 아니다.

대규모 집단에서 비슷한 결과가 확인됐고, 기존 CT 영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사춘기 이후 기능이 줄어드는 기관이라도 성인 건강과 무관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물론 흉선 상태가 원인인지 결과인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독자가 궁금해할 핵심 질문]

Q1. 흉선은 나이가 들면 완전히 사라집니까?

A1.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사춘기 이후 크기가 줄고 지방 조직으로 바뀌지만 일부 기능은 유지됩니다. 개인에 따라 위축 속도와 정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Q2. 흉선 상태가 나쁘다는 것을 스스로 알 수 있나요?

A2.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증상은 없습니다. 다만 잦은 감염이나 회복 지연, 만성 염증 상태는 면역 기능 저하와 관련될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CT 등 영상 기반 평가가 필요합니다.

Q3. 생활 습관으로 흉선 기능 저하를 줄일 수 있습니까?

A3. 흡연, 비만, 신체 활동 부족은 흉선 위축과 관련된 요인으로 확인됐습니다. 금연과 체중 관리, 규칙적인 운동은 면역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Q4. 흉선처럼 쓸모없다고 여겨졌던 다른 기관도 있습니까?

A4. 과거에는 맹장(충수), 비장, 편도선 등 일부 기관이 기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여겨져 수술 과정에서 비교적 쉽게 제거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 균형 유지나 면역 반응 조절 등에서 일정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각 기관의 기능과 필요성은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관마다 맡는 역할과 쓰임이 제각각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최승욱 기자 (swchoi6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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