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 일병 구하기’ 나선 빅테크 연합군…“들어간 돈이 얼마인데”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6. 3. 1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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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무기화 거부에 위험기업 지정되자
거액투자 구글·아마존·MS 옹호나서
업계 “정부·기업간 나쁜 선례 될수도”
몸값비싼 개발자들도 앤스토픽 옹호
미국 국방부와 앤스로픽의 로고를 합성한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미 국방부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며 정부 계약을 전면 차단한 가운데, 실리콘밸리가 이례적으로 ‘앤스로픽 일병 구하기’에 나서며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가을 앤스로픽의 최고경영자(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자사 AI가 인간의 통제 없이 작동하는 자율 무기나 국내 감시에 사용되는 것을 거부하면서 펜타곤(미 국방부)과의 갈등이 불거졌다. 협상이 결렬되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했다. 이에 맞서 앤스로픽은 지난주 두 건의 소송을 제기하며, 정부가 해당 지정을 이념적 처벌 수단으로 악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펜타곤의 강경한 대응에 실리콘밸리가 결집하기 시작했다. 구글과 아마존은 앤스로픽이 비정부 영역에서는 여전히 사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한 발 더 나아가 법원에 앤스로픽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도 의회에서 국방부의 결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스로픽에 투자한 빅테크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점도 결집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두 앤스로픽의 주요 투자자다. 큰 돈을 배팅한 상황에서 AI 업계 선두주자인 앤스로픽이 좌절을 경험하면 그 영향력이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염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펜타곤의 조치가 정부와 거래하는 모든 테크 기업에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고 수준의 AI개발자들이 정부의 압박에 동요하고 있는 것도 실리콘밸리의 입장을 돌아서게 만든 큰 이유다. 구글의 AI 연구자 100여 명은 회사 경영진에 앤스로픽과 동일한 윤리적 원칙을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구글과 오픈AI 직원들은 슬랙과 시그널 채팅방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했으며, 구글의 수석 AI 임원 제프 딘을 포함한 직원들이 앤스로픽 지지 법원 의견서에 이름을 올렸다.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전 파트너 존 오파렐은 “앤스로픽의 대응이 다른 이들에게도 용기를 줬다”며 “우리 중 하나를 건드린 것이 신경을 건드렸다”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은 정부 시스템 전반에서 앤스로픽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이르면 이번 주 발동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양측 모두 합리적인 입장이 있다”며 중재를 바라는 뜻을 내비쳤지만, “해결이 안 된다고 세상이 끝나는 건 아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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