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소노] “한남대교에서 차 막히는 거 아시죠?”부터 “운명전쟁49 봐보세요”까지, 신지원의 24시간이 모자라 ②

이상준 2026. 3. 1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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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원(고양 소노)가 채워넣은 일과표.
[점프볼=이상준 기자] 한양대 재학시절부터 소노의 루키 신지원을 따라다닌 말은 ‘돌쇠’다.

묵묵히 할 것 다 하고, 누구보다 궂은일에 진심인 그의 플레이스타일에서 비롯된 별명이다. 그런 신지원의 돌쇠 같은 면모는 프로 진출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아직 정규시즌 무대에서 그 가치가 드러나는 날은 없지만, 신지원은 언젠가 선보일 그날만을 향해 시각을 정조준한다.

그렇기에 24시간도 정말 알차게 보내고 있었다. 소노의 돌쇠, 소노 옥택연의 24시간을 알아보도록 하자.

▲신지원의 시작과 끝이 이뤄지는 침대. 더 눕고 싶은 비주얼. 그러나 8시 30분이면, 늘 눈이 떠진다고 한다.
신지원의 하루 시작은 아침 8시 30분이다. 현재 소노캄 고양에서 강지훈과 함께 생활하는 그는, 아침을 꽤 상쾌하게 시작한다고 전했다. 룸메이트와 일치하는 생활 패턴에서 비롯된 긴 수면 시간이 이를 책임져주고 있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강)지훈이랑 저랑 자는 시간도 그렇고, 생활 패턴이 비슷해요. 둘 다 웬만해서 12시만 되면 서로 말을 안 해도, 알아서 불 끄고 잘 준비를 해요. 안 맞았으면 불편할 상황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잘 맞다 보니 그런 걱정이 하나도 없어요. 여기에 호텔 침대가 너무 편하니 이 시간만 되면, 저절로 눈이 감깁니다(웃음).”

아침에 그렇게 상쾌하게 눈을 뜨면, 곧장 고양 소노 아레나로 발걸음을 옮긴다. “걸어서 가기에는 무리고, 차로 10분 정도 걸려서 이동합니다”라고 말하며 도착한 이곳에서 이어지는 오전 훈련은, 웨이트 트레이닝의 시간으로 채워진다.

그런데 최근까지 이 시간에 변동이 생기는 날이 자주 있었다. D리그 경기를 위해 경희대 국제캠퍼스 선승관으로 이동하기 때문. “D리그는 경기 시간마다 출발 패턴이 달라요. 보통 13시 경기면 아침 9시에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9시 40분에 소노 아레나에서 출발합니다. 반대로 15시 경기면 운동 조금 하다가 10시 반쯤에 아점(아침 겸 점심)을 먹고, 11시 40분쯤에 출발합니다. 그러면 1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시간인, 13시 반쯤 도착해서 테이핑하고 몸 풀고 경기에 나섭니다.”

소노 아레나에서 선승관까지는 네이버 지도 기준 차량으로 1시간가량이 걸린다. 같은 경기도권이지만,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셈. 그러나 D리그 경기가 열리는 날은 교통 체증이라는 어마어마한 변수가 생긴다. 사실상 1시간에 30분 이상의 시간을 플러스 알파로 생각해야 하는 격.

“거리가 꽤 되긴 하더라고요. 아시겠지만, 한남대교에서 차 엄청나게 막힙니다. 거기서 진짜 기어가는 속도로 머무를 때 많아요. 아! 사실 하이라이트는 한남대교가 아닙니다. 가양대교가 진짜 많이 막혀요. 한남대교는 그래도 뚫리면 금방 끝나는 느낌인데, 가양대교는 걸어가는 게 빠르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15시 경기 날에는 퇴근하고 더 분주해져요. 촉박하달까요? 퇴근 시간이 겹치면, 고양까지 2시간 반이 걸리더라고요. 막내라 수건도 챙겨야 하고, 나오면서 기다려주신 감사한 팬들께 인사도 드려야 해서 더 정신없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때로는 제가 분주해 보이거나 하면, 팬들께서 ‘버스 기다린다 어여 가요!’하면서 저를 보내주시기도 해요. D리그까지 와주시는 것도 감사한데, 그렇게 짧게 팬서비스를 하고 가면 죄송할 때도 많습니다.”

신지원의 바쁘디바쁜 D리그 출퇴근 과정이었다. 물론 가양대교 코멘트는, 매번 따릉이를 타고 가양대교 아래 한강을 누비던 기자에게 큰 공감이 되지 못했지만…

▲소노캄 고양의 로비 한 켠. 솔솔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가 담겨있는 아늑한 공간이다,
D리그가 없는 평소의 일과로 돌아와 보자. 오전 훈련 후 소노캄 고양 내 뷔페(셰프스키친)로 배를 든든하게 채우면, 나른해지기 마련이다. “뷔페 진짜 너무 맛있습니다. 가끔 질릴 때도 있고, 중식당과 양식당을 갈 때도 있지만 점심은 무조건 여기서 먹는 거 같아요.”
▲애착템 에어팟 맥스 옆에 있던 아이스 아메리카노
점심까지 해결하면 잠깐의 휴식 및 자유 시간이 주어진다. 신지원은 이 시간을 호텔에서 낮잠으로 채운다. 낮잠을 자도, 이어지는 오후 훈련에 앞서 카페인 한 모금은 필수라고. “제가 단 거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예전에는 아이스 바닐라 라떼만 먹었어요. 쓴 커피를 왜 먹는지 잘 몰랐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대학 시절까지는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은 게 손에 꼽아요. 그런데 프로에 오고는, 아아를 자주 마셔요. 아무렇지 않게. 이제 쓴 맛에 적응이 된 건지…”
뇌가 맑아지는 아아 한 잔 이후 그를 반겨주는 장소는 소노 아레나의 비디오미팅실. 신지원에게는 1타 강사의 수업과도 같은 강의가 기다리고 있는 공간이다. KBL 최초 전력분석 출신인 손창환 강사(?)의 쪽집게 강의가 바로 그것. 손창환 감독은 전력분석 시절부터 쌓아온 체계적인 노하우를 토대로, 비디오미팅에 긴 시간을 투자하는 사령탑이기도 하다. 팀 소노를 다잡는 시간이자, 경험을 축적해야 하는 신지원을 다잡는 시간인 셈.

“기본 30분 정도 진행하고, 길어지면 이 시간을 넘어가는 날이 많습니다. 그만큼 (손창환)감독님의 비디오미팅은 생각보다 더 꼼꼼하고, 체계적입니다. 제가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날도 많아요. 유익함만이 이 시간을 설명하는 단어일 것 같아요.”

비디오미팅 후에는 이를 전술 훈련으로 실험하고 체득한다. 이때 신지원을 집중 마크하는 이는 박찬희 코치. D리그 멤버들을 집중 조련하기에, 신지원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코칭스태프다. 박찬희 코치는 소노가 지방 원정(수도권 제외)을 떠날 때도 고양에 남아, D리그 멤버들의 1군 도전을 위한 시간을 투자한다.

“농구를 다시 배우는 느낌입니다. 미스 매치에서 수비할 때 스트레스였는데, 그럴 때 제가 가져가야 하는 크로스 스텝 같은 것들을 많이 알려주세요. 포스트업을 할 때도 한 번 더 쳐서 들어가야 한다고 해주시는 등 여러 상황에서 어떻게 해결하고, 실전에서 대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주세요. 박찬희 코치님이 족집게처럼 상세하게 알려주시니 저도 더 집중해서 훈련에 임하게 됩니다.”

열심히 1군 무대를 정조준하고 갈고 닦는 시간은, 18시가 되면 끝난다. 퇴근이다. 물론 야간 운동이 있는 날은 다시 소노 아레나에서 야근 도장을 찍지만, 호텔로 돌아와 사우나를 하고, 식사를 하면서 하루의 피로를 풀어내는 게 보통의 일상. “사우나가 있는 것도 큰 혜택이죠. 지훈이랑 거의 매일 가는 것 같아요. 이후에는 밥을 먹고, 호텔 방으로 돌아오는데 야간 운동하면 다시 나갑니다. (조)은후 형을 필두로 지훈이랑 저, 그리고 (이)근준이까지 이렇게 보통 뭉칩니다. 하루가 길군요?”

사우나와 식사, 야간 운동까지 마치고서야 누울 수 있는 내 침대. 침대에 눕자마자 시선이 향하는 곳은 OTT다. 2020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퇴근 후 풍경과 다를 게 없다. 신지원 역시 OTT 서칭, 유튜브 시청을 하며 개인 시간을 녹여낸다.

“제가 뭐 딱히 취미가 있는 게 아니기도 하고… 평소의 일과에서는 이 시간에 이것(OTT, 유튜브) 말고는 할 게 없어요. 흠 요즘 재밌게 본 거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웃음).” 뭐였을까. 솔로지옥5? 레이디 두아?

“디즈니+에서 ‘운명전쟁49’라는 걸 봤어요. 약간 이게 무당판 피지컬100이라 생각하면 되거든요? (무당끼리 피지컬로 맞붙나요?) 아뇨 아뇨 그게 아니라(웃음). 49인의 무당이 나와서 서로가 가진 다재다능한 능력을 토대로 서바이벌하는 거예요. ‘저것은 어떻게 될 것이다’라고 분석하기도 하고, 약간 샤머니즘 서바이벌? 그런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호불호도 갈리고 제가 좋아하는 장르도 아니라 기대는 안 했는데, 생각보다 재밌더라고요. 최근에 제일 재밌게 본 거라고 알아두시면 될 거 같습니다(웃음).” 예상외의 답이었다(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옷장에서 눈에 띄었던 반팔 하나.
신지원의 24시간을 마무리하려던 시점, “딱히 취미가 없다”라는 말이 눈에 밟혔다. 정말 뭐가 더 없었을까. 룸메이트가 취미 부자로 유명한 강지훈이니 하나라도 더 알아내 보고 싶었다. “근데 지원 선수 쉬는 날에 뭐 더 안 하세요? 운동 및 커피 마시기 또는 유튜브가 끝..?”

“진짜 생각이 안 나서요… 돌아다니는 타입이 아니라(웃음). 밥도 맨날 같은 곳에서 먹으니까 찾아갈 곳이 생각이 안 나요. 고향 부산 맛집은 많이 알기는 하는데…”

“어? 그러면 부산에서 어디 많이 가세요?”

“추천 좀 해드릴게요(웃음). 돼지국밥이랑 밀면은 딱 두 곳만 기억하세요. 영진돼지국밥이랑 본가밀면. 여기가 제 기준 1티어입니다. 그리고 연산동 근처에 원조할매낙지라고 있는데, 여기도 부산 갈 때마다 갑니다. 그리고 이름은 기억 안 나는데 연산역 근처 김치찌개집이랑 칼국수집이 있거든요? 여튼 이렇게 추천합니다!” 하루 후 부산 KCC의 홈 경기 취재가 예정되어 있던 기자의 네이버 지도를 켜는 고마운 순간이었다.

신지원이 24시간이 모자란 일과표는 여기까지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칠 법도 했지만, 신지원은 특유의 조용한 듯 밝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냈다. 그러면서 힘찬 각오 하나를 덧붙였다.

“지금의 시간을 잘 다져서 언젠가는 홈 경기장 코트에서도 인사를 자주 드릴 수 있는 신지원이 되겠습니다.”

#사진_이상준, 정다윤 기자, 점프볼 DB(유용우 기자), 네이버 지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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