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캐피탈 인수자금, A캐피탈에서 빌려 갚은 키스톤PE

박종관, 최석철 2026. 3. 1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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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톤PE, A캐피탈에서 321억원 빌려 인수금융 상환
캐피탈사가 외부서 조달한 자금 대주주 지배력 유지위해 사용
업계 "사실상 금융기관 무자본 M&A"
이 기사는 03월 18일 17:2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가 A캐피탈(옛 JT캐피탈)을 인수하기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 키스톤뱅커스1호는 지난 2월말 기준 A캐피탈로부터 321억원을 빌려쓰고 있다. A캐피탈의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자기자본(1186억원)의 27.1%에 달하는 금액이다. 키스톤PE는 이 돈으로 A캐피탈을 인수할 때 일으킨 인수금융을 갚았다. A캐피탈 인수 자금을 A캐피탈에서 빌려서 갚은 셈이다. 금융당국의 사각지대에 있는 중소형 캐피탈사의 자산건전성이 기형적 차입매수(LBO) 구조로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캐피탈은 지난 2월말 기준 키스톤뱅커스1호와 420억원 규모의 신용공여 약정을 맺고 있다. A캐피탈은 △2023년 36억원 △2024년 150억원 △2025년 280억원으로 키스톤뱅커스1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매년 증액하고 만기를 연장해왔다. 키스톤뱅커스1호가 지난해 말 기준 A캐피탈로부터 실제 빌려 쓰고 있는 돈은 총 321억원이다. 금리는 연 10.9%, 만기는 내년 2월 28일이다.

키스톤PE는 A캐피탈에서 빌린 돈으로 2021년 A캐피탈을 인수할 때 자금이 부족해 빌린 인수금융을 상환했다. A캐피탈이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2024년엔 395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내자 인수금융 대주단이 상환을 요구했고, 리파이낸싱에 어려움을 겪은 키스톤PE는 A캐피탈에서 자금을 빌려 인수금융을 갚는 방안을 고안했다.

이런 '돌려막기' 구조는 업계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금융기관의 대주주 신용 공여 자체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이는 공시 대상이며 금융당국의 엄격한 관리를 받는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사모펀드(PEF)가 은행을 인수한 다음에 은행 돈으로 인수대금을 내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라며 "이런 방식이면 금융기관을 무자본으로 인수합병(M&A)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A캐피탈 입장에서도 이런 돌려막기는 재무적 부담이 크다. SPC인 키스톤뱅커스1호는 별다른 사업 기능이 없고, A캐피탈에서 받은 배당 등이 유일한 수입원이다. 다시 말해 A캐피탈에서 빌린 321억원에 대한 이자는 A캐피탈에서 받은 배당으로 내야 한다는 얘기다. A캐피탈은 자신의 모체에 돈을 빌려주고 자신의 돈으로 이자를 내는 셈이다. 이자는 다시 A캐피탈로 돌아오지만 수신 기능이 없는 A캐피탈은 외부에서 이자를 내며 조달한 자금을 사업이 아닌 키스톤PE의 지배력 유지를 위해 사용하게 된 셈이다. 

키스톤PE가 A캐피탈을 인수한 건 2021년이다. 당시 뱅커스트릿PE와 공동 운용사(Co-GP)를 결성해 인수 자금 마련했다. 현상순 키스톤PE 대표는 홍콩우리투자은행 대표를 지냈고, 뱅커스트릿PE 이병주 대표도 우리은행 출신이다. 뱅커스트릿PE엔 홍콩계 자본도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뱅커스트릿PE는 2019년 SI증권(현 넥스트증권)을 인수하는 등 금융회사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A캐피탈(당시 JT캐피탈)을 인수할 때도 JT저축은행과 함께 인수하려 했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키스톤PE는 일반적인 LBO일 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키스톤PE 관계자는 "A캐피탈에서 배당을 받아 인수금융 이자를 낼 수도 있지만 차입을 일으켜 인수금융을 상환한 것"이라며 "금융당국에서도 이런 구조를 알고 있지만 문제를 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캐피탈은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 상태라 배당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 배당을 통한 현금 유출은 A캐피탈의 건전성 악화로 곧장 이어지게 된다.

키스톤PE가 2021년 인수한 뒤로 A캐피탈의 상황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 키스톤PE가 인수하기 직전 해인 2020년 A캐피탈은 542억원의 매출(영업수익)을 거뒀지만 2024년엔 172억원으로 3분의 1토막이났다. 2024년 영업적자는 351억원, 순손실은 394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7.2%에 달해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A캐피탈이 금융회사인 만큼 바람직한 인수 구조 및 신용공여로 보긴 어렵다"며 "추가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문제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박종관/최석철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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