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 흘린 ‘2006년생’ 2년 차의 서러운 눈물… 그 눈물은 금방 지나갈 소나기

용인 삼성생명 최예슬은 올 시즌, 어쩌면 데뷔 시즌보다 혹독한 적응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 개인 기록(평균 11분 55초 출전, 2점 1.7리바운드 2점슛 성공률 43%)은 지난 시즌(평균 7분 37초 출전, 1.6점 1.4리바운드 2점슛 성공률 41%)보다 좋아졌지만, 그 속에서 겪는 시행착오는 너무나 크기 때문.
“A매치 브레이크요? 어… 아주 힘들게 보냈어요. 체력 운동을 많이 했는데 그게 너무 고되고 힘들기도 했어요.” 18일 STC(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의 연습 경기 후 만난 최예슬의 첫 마디다.
큰 기대를 안고 맞이한 데뷔 후 2번째 시즌이지만, 좀 더 거세진 견제 속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야 할 지 헷갈리는 순간도 많았다. 슛을 제 타이밍에 시도하는 것도 어려워 보일 때가 잦았다. 하상윤 감독은 최예슬을 두고 “자신 있게”를 키워드로 내세웠지만, 코트에서 그 고난을 쉽게 이겨내는 것은 2년 차 선수에게 어려운 과제였다.

“고등학교(춘천여고)에서 운동할 때는 동생들이랑 하다 보니까… 그래도 제가 뭘 해야할 지 바로 알았다면, 여기서는 좋은 언니들하고 뛰니까 외려 제 역할이 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적응하는 게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너무 속상해요.” 최예슬은 이 말이 끝나자마자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2006년생의 어리고 여린 선수가 견디기엔, 사회라는 공간은 가혹하고도 무서운 곳이었다. 게다가 한 순간 순간이 평가와 냉철함이 공존하는 프로 무대는, 최예슬에게 굉장히 버겁게 느껴질 법했다.
“잘 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되니까 속상하다”는 말과 함께 흘린 눈물. 누구나 겪었을 사회초년생의 고충이 떠올라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 역시 속상한 감정이 턱 끝까지 차오른 순간이었다. 얼마나 잘 하고 싶었고, 얼마나 도움이 되고 싶었을까. 보탬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에 얼마나 괴로웠을까.

계속해서 슬픈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던 최예슬도 사령탑의 한 마디에 눈물을 닦았다. “강해져 보자!”라는 말이 주는 울림 덕분이었다.
하상윤 감독과 최예슬이 떠난 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가진 재능을 여리고 착한 마음 때문에 100% 발휘하지 못하는 제자에게 여러 감정이 든다고 전했다.

“게다가 너무 여리다. 인터뷰를 하다가 운 것도 당황스러우시겠지만, 우는 날이 많다. 혼나서 우는 것도 그렇고, 자기 뜻대로 안되면 속상해서 운다. 그정도로 착하고 여린 선수다. 오죽하면 최근에 (유)하은이와 같이 과제를 주기도 했다. ‘야간에 STC 트랙을 뛰면서 내 욕을 하든, 심한 말을 해도 좋으니까 소리 크게 질러봐라. 너 소리 크게 지른다고 여기서 뭐라할 사람 없다’고 말이다. 그 정도로 예슬이가 강해졌으면 좋겠다. 코트에서는 전투적으로, 에너지 넘치게 해야 살아남는다.”
하상윤 감독은 늘 라커룸 칠판에 ‘에너지’를 적어 놓는다. 전투적이고, 강하게 맞붙어야 이긴다는 것을 누구보다 알리려 하기 때문. 어쩌면 에너지 세글자는 여린 최예슬이 새겨야 할 단어일 수 있다. “감독님 말씀처럼 눈치 안 보고, 그냥 제가 할 것에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욕심 부려서 좀 더 해볼게요!”
그러나 아직 시간은 많다. 가진 재능을 충분히 갈고 닦으면, 언젠가 빛을 보는 시간은 절로 찾아온다. 당장은 마음이 답답할 수 있다. 그렇기에 잘하고 싶어도 만족스럽지 못한 퍼포먼스에 눈물도 흘리고 그런다. 그러나 급할 수록 되돌아가는 법이다. 차근차근 성장의 시간을 거치면, 최예슬 이름 석자가 농구팬들에게 더 많이 알려질 날은 찾아오게 될 것이다.

#사진_양윤서 인터넷기자,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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