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숙 원장·엄미숙 모델 "나이 자체가 브랜딩이죠" [A.S.A 미리보기]

박수빈 2026. 3. 1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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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액티브 시니어 아카데미' 라이프스타일로 삶의 방향 선택
"늦은 시기 없어, 배움 열정 신입생 같은 시니어"
"수십 년 경험이 브랜딩 자산, 시니어만이 가진 힘"
문지숙 스타일노드 원장, 엄미숙 파리패션위크 런웨이 모델/ 사진=개인 제공


"액티브 시니어 시대가 왔다."

한국 사회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며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기대수명은 83.7세로 늘어났지만, 길어진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여전히 부족하다. 과거에는 은퇴 이후의 삶을 휴식과 정리의 시기로 여겼다면 이제 노년은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작으로 인식되고 있다. 평생 쌓아온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인생의 두 번째 곡선을 그리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는 개념이 주목받는 이유다.

한경미디어그룹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시니어의 삶과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한경 액티브 시니어 아카데미(Active Senior Academy, ASA)'를 개설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초고령사회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노년의 모습과 '웰 에이징(Well-aging)'의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늙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어떻게 늙어갈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미리 보는 '한경 액티브 시니어 아카데미'를 통해 문지숙 스타일노드 원장, 엄미숙 파리패션위크 런웨이 모델과 함께 은퇴 후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인생 2막'을 여는 법을 들어본다. 문지숙 원장은 20여년 간 손예진, 공효진 등 연예인들의 필라테스 선생님으로서 시니어에게 맞춤 운동을 연구해 왔다. 엄미숙 모델은 한성대 영문학 교수로 일하다 은퇴 후 파리패션위크 런웨이 무대에 서면서 시니어 모델로 인생 2막을 살고 있다. 이들 모두 시니어는 '끝난 시기'가 아닌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요즘 시니어들은 더 이상 노년이라는 단어에 머물러있지 않는다고 문 원장은 강조했다. 시니어들은 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운동을 시작하면서 건강보다 가능성을 깨닫는다고 전했다. 굳어 있던 어깨가 풀리고, 잊고 있던 균형 감각이 돌아오면서 '아 내 몸은 아직 끝나지 않았구나'를 실감한다는 것이었다. 시니어들의 배우는 태도만큼은 누구보다 신입생에 가깝다는 게 문 원장의 말이다.

엄 모델은 "나이가 많다는 건 멈춰야 할 이유가 아니라 새로 시작할 자격증"이라고 말했다. 대학교수에서 정년퇴임해 65세 이후 모델 일을 시작한 엄 모델은 나이 자체가 '브랜드'가 된다고 강조했다. 나이는 설명 없이도 자신을 증명하는 이력서라는 의미다. 시니어 브랜딩은 나이를 포장하는 것이 아닌 인생을 자산으로 전환하는 전략이라고 엄 모델은 설명했다.

다음은 문지숙 원장과의 일문일답.

▷필라테스·요가 클래스 등 현장에서 직접 만나는 '액티브 시니어'의 모습은 어떠한가
문지숙 원장(이하 문): 굉장히 적극적입니다. 처음 오실 때는 ‘제가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시지만, 막상 시작하면 누구보다 열심히 하세요. 어떤 분들은 수업이 끝난 뒤에도 남아서 ‘선생님 이 동작 다시 한번 알려주세요’ ‘집에서 어떻게 연습하면 좋을까요?’ 이렇게 질문을 계속하세요.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배움에는 나이가 없구나’라는 걸 늘 느낍니다. 특히 필라테스와 요가 클래스가 인기가 많습니다. 부부가 같이 참여하는 경우도 많고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모습입니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실제로 삶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을 것 같다.
문: 정말 많습니다. 처음에는 허리가 아파서, 무릎이 아파서 오셨던 분들이 몇 달 지나면 자세가 달라지고 표정이 밝아지세요. 몸이 조금씩 편해지니까 ‘여행도 가보고 싶다’ ‘댄싱 같은 새로운 취미도 시작해보고 싶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십니다. 몸이 바뀌면 마음이 바뀌고, 마음이 바뀌면 삶이 바뀌는 거죠.

▷가장 기억에 남는 시니어 수강생이 있는지.
문: 70대 후반에 처음 운동을 시작하신 분이 계셨어요. 처음에는 바닥에 앉는 것도 힘들어 하셨는데 1년 정도 꾸준히 하시더니 어느 날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선생님, 이제 제 몸이 제 것 같아요.’ 그 말을 듣는 데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몸을 되찾는다는 게 그런 의미구나 싶었죠.

▷시니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문: 지금 시작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몸은 생각보다 훨씬 지혜롭고 우리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반드시 반응합니다. 작은 움직임 하나가 여러분의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니어들을 위한 방법론은 조금 다르게 해야 합니다. 그 점을 유의하셔야 합니다. 최근 아쿠아발레 수업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물에서 운동하면 관절 무리가 덜 가 시니어분들이 더 편하게 움직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영장 사다리가 장벽이죠. 많이들 무서워하시고, 그것 때문에 아쿠아로빅 등 물에서 하는 운동을 포기하시는 분들도 있으십니다. 이런 장벽을 없애고 시니어분들이 더 재밌고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는 방식을 계속해서 개발하는 중입니다.

파리패션위크 런웨이에 선 엄미숙 모델의 모습. /사진=개인 제공

다음은 엄미숙 모델의 일문일답.

▷엄미숙이 보는 '액티브 시니어'는 무엇인가.
엄미숙 모델(이하 엄): 나이에 갇히지 않고, 계속 배우고, 계속 도전하고, 자기 삶을 스스로 확장해가는 사람입니다. 저는 시니어를 ‘정리하는 세대’로 보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 시니어들은 굉장히 강인합니다. 가난을 견디며 교육의 중요성을 배웠고, 근면함으로 나라를 일으켰고, 어느 정도 경제적 안정을 이룬 뒤에는 그 힘으로 다시 자기 계발을 시작했습니다. 운동하고, 배우고, 여행하고, 디지털 기술을 익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세계와 소통합니다. 저는 이것이 단순한 개인 취미가 아니라 한국 시니어 세대의 새로운 정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의존하는 세대가 아니라 스스로 길을 여는 세대, 그것이 제가 보는 액티브 시니어입니다.

▷개인에게 가장 의미 있는 시기는 언제라고 생각하는가.
엄: "지금"이 제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흔히들 노년을 "보너스 인생"이라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에게 지금은 보너스가 아니라 "두 번째 본게임"입니다. 젊을 때는 늘 의무가 먼저였습니다. 학생을 가르쳐야 했고, 자녀를 길러야 했고, 아내와 엄마와 교수의 책임을 다해야 했습니다. 물론 그 시간도 소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지금은 '버킷리스트'를 꺼내 하나씩 현실로 만들고 있습니다. 세계 패션 무대에 서 보고 싶다는 꿈, 모델과 배우로 표현하고 싶었던 꿈, 그리고 제 이야기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당신도 지금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는 일. 그런 여유와 사명을 함께 가질 수 있는 지금이 제게 가장 값진 시기입니다.

▷강단에 서는 것과 런웨이를 걷는 것은 전혀 다른 분야인데 도전에 두려움은 없었나.
엄: 물론 낯설었습니다. 하지만 두려움보다 더 컸던 것은 “내가 이걸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저는 40년 넘게 교단에 섰고, 36년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강단과 런웨이는 겉으로는 전혀 다른 세계처럼 보이지만, 제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둘 다 사람들 앞에 서서 나를 완전히 드러내야 하는 자리라는 것입니다. 단지 무대가 달라졌을 뿐, ‘나’라는 사람의 중심은 같았습니다. 그래서 두렵더라도 주저앉지는 않았습니다.

▷시니어 모델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엄: 처음에는 건강과 자세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오랫동안 강단에 서다 보니 자세도 굳고 몸도 틀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워킹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제 안의 도전 정신이 다시 깨어났습니다. 대회에 나가면 수상하게 되고, 무대에 서면 또 다른 무대가 보였습니다. 그렇게 국내 무대를 거쳐 해외 무대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도전하면서 어려웠던 점도 있었는가.
엄: 시니어가 새로운 분야에 들어가면 늘 편견이 따라옵니다. “이 나이에 왜?”라는 시선도 있었고,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파리패션위크 무대에 "밤의 여왕"으로 서달라는 디자이너의 제안을 받았을 때 놓치지 않았고, 추진력을 가지고 밀고 나갔습니다. 결국 파리 패션위크 무대에 서게 되었고, 그 선택이 국내외 언론의 주목으로 이어졌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제 개인의 기쁨이 아니라, 한국 시니어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리는 작은 창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습니다.

▷젊은 모델과 시니어 모델의 차이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엄: 젊은 모델의 아름다움이 가능성과 에너지에 있다면, 시니어 모델의 아름다움은 축적된 이야기와 감정의 깊이에 있습니다. 젊음은 신선하고 빛납니다. 하지만 시니어에게는 세월을 통과한 얼굴, 인내와 상처와 회복이 녹아 있는 표정,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깊이가 있습니다. 시니어 모델은 단순히 옷을 보여주는 사람이 아니라, 삶의 내면을 함께 드러내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시니어 모델이 외면의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내면의 품격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시니어만이 가질 수 있는 힘입니다.

▷나이도 브랜드가 될 수 있나.
엄: 저는 나이가 충분히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칠십이 넘은 나이에 파리 패션위크 런웨이에 섰을 때, 사람들이 저를 주목한 이유는 단순히 모델이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이 나이에 국제무대에 설 수 있구나”라는 상징성 때문이었습니다. 나이는 감추는 것이 아니라, 설명 없이도 나를 증명해 주는 이력서 곧 브랜드입니다. 제가 살아온 시간, 공부해온 시간, 견뎌온 시간, 도전해온 시간이 모두 합쳐져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이를 감추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이로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이 때문에 주저하는 시니어들에게 하고픈 말은.
엄: “지금이 가장 늦은 때가 아니라, 가장 빠른 때입니다.” 저도 모델을 시작한 것이 대학교수로서 정년퇴임한 65세 이후였습니다. 칠순에 파리패션위크에 섰습니다. 만약 제가 “이 나이에 뭘 하겠어”라고 생각했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인생은 어느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다시 시작할 기회를 줍니다. 저는 많은 시니어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나이가 많다는 것은 멈춰야 할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새로 시작할 자격증이 될 수 있습니다.
 
풍요로운 인생 2막을 위한 '한경 액티브 시니어 아카데미'의 구체적인 커리큘럼과 지원방법 등은 한경ASA 홈페이지(https://event.hankyung.com)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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