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건강한겨레]

한겨레 2026. 3. 1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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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머리가 빙 도는 듯하거나 몸이 휘청거리는 어지럼증은 누구에게나 불안하고 당황스러운 경험이다.

어지럼증은 혈액검사 수치처럼 눈에 보이는 지표가 있는 것이 아니고, 영상검사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지럼증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몸의 균형 시스템 어딘가에서 이상이 발생했음을 알리는 중요한 단서일 수 있다.

가장 흔한 것은 귀 속 평형기관 문제로 생기는 말초성 어지럼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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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김호정 나누리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어지럼증은 하나의 병이 아니라 여러 질환이 만들어내는 ‘증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갑자기 머리가 빙 도는 듯하거나 몸이 휘청거리는 어지럼증은 누구에게나 불안하고 당황스러운 경험이다. 순간적으로 ‘혹시 쓰러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공포가 밀려오기도 한다. 이런 상태로 진료실에 들어서면 긴장 때문에 말이 잘 나오지 않고, 증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해지기 쉽다.

의사 역시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다. 어지럼증은 혈액검사 수치처럼 눈에 보이는 지표가 있는 것이 아니고, 영상검사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명하느냐가 진단의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어지럼증은 하나의 병이 아니라 여러 질환이 만들어내는 ‘증상’이다. 의학적으로는 대체로 네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현훈(眩暈)‘이다. 주변이 빙글빙글 돌거나 자신이 도는 것처럼 느껴지는 어지럼이다. 배 멀미를 하거나 회전목마를 탈 때와 비슷한 느낌이며 메스꺼움이나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둘째는 ‘실신 직전 어지럼’이다. 정신이 아득해지고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곧 의식을 잃을 것 같은 느낌을 말한다. 순간적인 혈압 저하나 자율신경 변화와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

셋째는 ‘자세 불안’이다. 걸을 때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형태의 어지럼으로, 평형을 담당하는 뇌의 소뇌나 말초신경 이상과 관련될 수 있다.

넷째는 ‘멍한 어지럼’이다. 머리가 멍하거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모호한 느낌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으며, 피로나 스트레스와 관련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람이 두 발로 서서 균형을 유지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눈은 공간의 위치를 파악하고, 귀 속의 전정기관은 몸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감각신경과 뇌는 이 정보를 종합해 몸의 균형을 조절한다. 이 가운데 어느 한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 몸은 곧바로 ‘어지럽다’는 신호를 보낸다. 따라서 어지럼증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몸의 균형 시스템 어딘가에서 이상이 발생했음을 알리는 중요한 단서일 수 있다.

원인에 따라 어지럼증은 크게 말초성, 중추성, 심인성으로 나뉜다. 가장 흔한 것은 귀 속 평형기관 문제로 생기는 말초성 어지럼증이다.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뇌간이나 소뇌 이상으로 발생하는 중추성 어지럼증도 있다. 특히 갑작스러운 어지럼과 함께 말이 어눌해지거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뇌졸중 가능성을 고려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불안이나 스트레스와 관련된 심인성 어지럼증도 현대 사회에서 적지 않다. 다만 심인성 어지럼증은 정밀검사를 통해 다른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뒤에 진단해야 한다. 처음부터 심인성으로 단정하거나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면 진료실에서 환자는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어지럼의 양상 : 세상이 도는 느낌인지, 머리가 멍한 느낌인지? 둘째, 발생 상황 : 일어날 때인지, 고개를 돌릴 때인지? 셋째, 지속 시간 : 수초인지, 수분인지, 수 시간인지? 넷째, 동반 증상 : 이명, 청력 저하, 두통 등이 있는지?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날 때 1분 미만으로 세상이 빙글빙글 돌았다”거나 “걸을 때 자꾸 한쪽으로 몸이 쏠린다”와 같은 구체적인 설명은 원인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어지럼증은 흔한 증상이지만 원인은 가벼운 질환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뇌 질환까지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반복되는 어지럼을 단순한 빈혈이나 피로로 넘기며 방치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느끼는 증상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의료진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것,그것이 안전하고 정확한 치료로 이어지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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