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없는데 탈락' 기초연금, 왜 나만 못 받을까

기초연금 제도가 바뀐다. 정부는 2027년부터 부부가 함께 기초연금을 받을 때 적용되던 감액 비율을 단계적으로 낮출 계획이다. 현재 20%인 감액률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2027년까지 15%, 2030년에는 10%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부부 감액률 축소는 개선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정작 은퇴자 커뮤니티에서는 소득이 거의 없는 데도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는 당사자나 부모님에 대한 질문이 꾸준히 올라온다. 비슷한 형편의 친구들은 대부분 연금을 받고 있는데, 본인만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사례도 반복해서 공유된다. 체감상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그 답은 ‘소득’이 아니라 ‘소득 구조’에 있다.
소득이 없는데 소득인정액이 높다고?
복지로 사회보장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2026년 2월 말 기준 약 700만 명이 기초연금을 받고 있다. 이는 65세 이상 인구의 64.66%에 달한다.
기초연금은 단순한 소득이 아니라 ‘소득인정액’을 기준으로 지급 여부가 결정된다. 소득인정액에는 국민연금이나 근로소득처럼 실제로 들어오는 돈뿐 아니라, 보유한 재산을 일정 방식으로 환산한 금액까지 포함된다. 즉 통장에 들어오는 돈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것’도 소득처럼 계산하는 구조다.
△ 소득인정액 = 월 소득평가액+재산의 월 소득환산액
2026년 기준으로 보면, 만 65세 이상 가운데 소득인정액 하위 70%에 해당할 경우 월 34만 9700원을 받을 수 있다. 단독가구는 월 소득인정액 247만 원 이하, 부부 가구는 395만2000원 이하일 때 대상이 된다. 다만 공무원연금이나 군인연금, 사학연금과 같은 직역연금 수급자는 원칙적으로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소득이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도,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예를 들어 A 씨는 별다른 근로소득이 없고 생활도 빠듯한 편이다. 하지만 매달 받는 국민연금과 퇴직금을 넣어둔 예금이 있다. 여기에 자동차 보유분까지 더해지면서 소득인정액이 기준을 초과했고, 결국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면 B 씨는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구조가 다르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적고 금융자산 비중이 작다. 주택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소득으로 환산되는 금액이 많지 않아 소득인정액이 기준 이하로 계산돼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변수는 더 있다. 본인 소유의 집이 없더라도 자녀 소유의 고가 주택(6억 원 이상)에 거주할 경우 무료임차소득이 소득인정액에 포함한다. 결국 눈에 보이는 생활 수준이 아니라, 소득과 자산이 어떤 방식으로 환산되느냐가 결과를 좌우한다.
자동차 한 대가 결과를 바꾸기도 한다
일정 가격 이상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초연금 대상에서 탈락했다는 사례가 있다. 반대로 차량을 처분하거나 더 낮은 가격대로 바꾸면서 다시 수급 대상에 포함됐다는 경우도 있다. 일반 자동차는 연 4%로 소득 환산되지만, 4000만 원 이상의 자동차는 월 소득 환산율 100%를 적용한다.
왜 억울하다는 말이 나올까
문제는 기초연금의 이러한 구조가 체감과 어긋나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국민연금을 성실하게 납부한 사람은 연금이 소득으로 잡히면서 기초연금이 감액될 수 있다. 반대로 국민연금 납부액도 적고 부동산 등의 자산은 있어도 수급 대상에 포함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열심히 준비한 사람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생기고, 형평성 논란이 반복된다. 또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는 방식이 실제 생활 수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소득과 자산의 구성 점검이 중요
65세 이상인 본인 또는 부모님의 소득과 자산 구조를 점검해보자.
먼저 현재의 소득인정액이 어느 수준인지 확인해야 한다. 국민연금, 금융소득, 근로소득, 부동산 등 다양한 항목이 모두 반영되기 때문에 예상보다 기준을 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자동차나 금융자산처럼 소득 환산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요소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소득인정액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따져보는 과정이 중요하다.
제도는 앞으로 더 정교해질 가능성이 크다
기초연금 제도는 변화의 흐름에 있다. 정부는 부부 감액 비율을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전반적으로 저소득층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소득이 적은 계층에 더 많은 혜택을 주는 ‘하후상박(下厚上薄)’ 방식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하후상박’은 아래는 두텁게 위는 얇게라는 뜻이다. 고령화로 재정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향후 기준은 더욱 세밀해질 가능성이 커 연금 개혁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쓸모 있는 TIP
기초연금 신청 전에 본인 또는 부모님의 소득인정액을 미리 확인해보면 좋다.
‘복지로’ 홈페이지의 기초연금 모의계산 서비스를 이용하면, 본인의 소득과 재산을 입력해 수급 가능 여부를 간단히 알아볼 수 있다. 이후 본인 인증을 거쳐 복지로 사이트에서 바로 신청하거나, 주소지 관할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특히 기준에 걸쳐 있다면 결과를 단정하기보다 실제로 신청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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