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 쉽지 않네…갈 곳 잃은 'K우유'

윤서영 2026. 3. 19.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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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구조 변화…흰우유 소비 위축
신선도 생명…해외 판로 확장 한계
가격 경쟁력 약화…생산 효율성↓
/그래픽=비즈워치

국산 흰우유가 해외 시장에서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물론 물류와 검역, 규제 등 진입장벽에 대한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업계는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어렵다 어려워

한국 우유 시장의 가장 큰 구조적 문제는 소비 기반 축소다. 실제로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지난 2021년 86.1㎏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줄곧 감소세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우유 소비 인구가 줄어들면서 흰우유 중심의 수요 구조가 빠르게 약화해서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더는 성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최근 수입 멸균우유의 단계적인 관세 철폐에 따라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도 국산 우유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멸균우유는 상온에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해 유통과 재고 관리가 쉽다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베이커리나 카페 등에서 해외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대부분 내수가 정체하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는 아직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흰우유를 수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유통할 수 있는 기한 자체가 11~14일로 짧은 데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콜드체인(냉장 유통) 시스템을 활용해야 한다는 특성 때문이다.

특히 먼 국가일수록 흰우유 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산 흰우유는 통상 착유 직후 적정 온도로 빠르게 냉각, 인근 유가공 공장으로 이동해 살균 과정을 거친 뒤 2∼3일 만에 소비자에게 도달한다. 다만 선적부터 유통, 통관 절차까지 고려하면 먼 국가로의 수출은 곧 흰우유의 유통기한이 임박하는 시점에 소비지에 도달하는 구조가 된다.

인근 국가에서 시장을 확대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단순히 가격 경쟁을 붙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 세계 물가 비교 사이트인 글로벌 프로덕트 프라이스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우유의 가격은 3.42달러(약 5082원)로 78개 조사국 중 두 번째로 가장 비쌌다. 인접한 일본, 중국산 우유 가격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높았다.활로 찾기

국산 흰우유 가격이 높은 것은 '규모의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낙농 농가 수가 많은 것과 달리, 농가당 사육하는 젖소 수는 적어 생산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 이유다. 또 사료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과 국제 곡물가격 변동 등이 원유를 생산하는 비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악재다.

흰우유를 수출하기 위한 까다로운 규제 충족도 숙제다. 흰우유는 동물성 단백질로 이뤄진 제품인 만큼 국가별 위생·검역 기준이 상이해 인증 절차에 대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여기에 일부 국가에서는 자국 낙농 산업 보호를 위해 비관세 장벽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역시 수출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사진=윤서영 기자 sy@

최근 국내 유업계가 분유와 가공유, 식물성 음료 등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들 제품은 신선유보다 유통기한이 긴 건 물론 제품군 확장이 용이해 브랜드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해외 소비자들의 취향과 트렌드 등에 맞춘 전략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유업계는 향후 고부가가치로 꼽히는 제품의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로 남양유업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대표 분유 브랜드 '임페리얼XO'와 수출용 '스타그로우'를 통해 소비 이원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건강 트렌드에 발맞춰 단백질 음료 '테이크핏' 판로 확장에 나섰다. 매일유업 역시 '셀렉스'와 '어메이징 오트' 등을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흰우유 수출은 구조적으로 한계가 분명한 만큼 기능성과 프리미엄을 중심으로 수익 모델을 재편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라며 "향후 현지 생산과 같은 다양한 수출 방법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서영 (s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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