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분투칼럼] '서아프리카의 진주' 코트디부아르…7% 성장 '최적 투자처'
![임기대 부산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장 [임기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yonhap/20260319070206889qqlj.jpg)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글로벌문화교류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지도 [제작 양진규]](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yonhap/20260319070207108fjuu.jpg)
서아프리카 경제라고 하면 흔히 압도적인 인구와 자원을 보유한 나이지리아나 정치적 안정성을 자랑하는 가나를 먼저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경제 체질의 견고함과 미래 성장 가능성 면에서 이제는 코트디부아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지난 2월 코트디부아르를 방문하며 이 국가가 보여준 놀라운 안정성과 발전 속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정치·경제·문화적으로 코트디부아르는 우리 대한민국이 전략적으로 놓쳐서는 안 될 핵심 국가임을 확신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서아프리카에서 한국 기업과 정부 기관은 불어권(Francophone)보다는 영어 소통이 원활한 나이지리아와 가나를 우선적인 파트너로 선택해 왔다. 2억 명의 거대 시장을 가진 나이지리아와 안정적 민주주의 모델인 가나는 영미권 법체계와 비즈니스 관습을 공유하고 있어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수월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코트디부아르는 프랑스 중심의 강력한 카르텔과 행정 시스템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왔다. 코트디부아르는 이른바 프랑스의 '텃밭'(pre-carre)이라 불릴 만큼 프랑스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절대적인 곳이다. 주요 인프라·에너지·금융 시장을 프랑스 대기업들이 수십 년간 선점하고 있어, 한국을 포함한 신규 진입국들이 파고들 틈이 좁은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 정부 역시 프랑스의 텃밭인 이곳에서 직접 경쟁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분산된 세네갈이나 영어권 국가를 전략적 거점으로 삼는 경향이 있었다. 게다가 2000년대 초반부터 2011년까지 이어진 내전은 코트디부아르를 투자하기에 어려운 국가로 인식하게 했으며, 덥고 습한 날씨까지 더해 우리에게 심리적으로 멀게만 느껴지는 나라였다.
비슷한 시기 가나는 아프리카 민주주의의 모범국으로 부상하며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와 투자를 흡수했고, 나이지리아는 석유를 비롯한 압도적인 자원과 한국 기업의 에너지·조선 분야 진출 등으로 우리의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막상 현지에서 보는 코트디부아르는 이런 생각을 뛰어넘게 하는 새롭고 역동적인 면이 있는 국가였다.
![서아프리카국가중앙은행(BCEAO) [임기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yonhap/20260319070207264fonw.jpg)
코트디부아르는 불어권 8개국 경제통합연합(WAEMU·프랑스어 UEMOA) 국내총생산(GDP)의 약 40%를 차지하는 실질적 선도국이다. 정치·경제적으로 프랑스의 입김 속에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유로화 고정 환율제(세파프랑)를 사용함으로써 나이지리아나 가나가 겪는 고질적인 자국 화폐 가치 폭락과 인플레이션 리스크에서 자유롭다. 이는 우리 기업들에 가장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2025년 가나,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의 연평균 GDP 성장률은 나이지리아가 3% 내외, 가나가 3.5% 내외, 반면 코트디부아르는 7%에 달하는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인플레이션 또한 나이지리아와 가나가 30%대에서 변동률을 보인다면 코트디부아르는 4% 내외로 안정적이다. 이러한 거시경제적 안정성은 우리 기업들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투자 환경을 제공한다.
![현대식 도시 아비장의 야경 [임기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yonhap/20260319070207445wooe.jpg)
경제수도 아비장은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본부가 소재한 금융 중심지이며, 수많은 국제기구의 거점이다. 서아프리카국가중앙은행(BCEAO),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orld Bank) 지역 사무소가 있으며, 사법 및 중재 법원 형태의 아프리카상법조화기구(OHADA)가 아비장에 있다. 이외에도 국제노동기구(ILO)의 서아프리카 지역 사무소가 아비장에 있으며, 유엔아동기금(UNICEF), 유엔개발계획(UNDP),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식량계획(WFP), 국제이주기구(IOM),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 등이 이곳에 있다. 특히 전 세계 몇 개 되지 않는 미국 국무부 외교신서사(Diplomatic Courier)가 아비장에 있다는 것도 그만큼 코트디부아르가 갖는 위상을 말해주고 있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본부 등 국제기구 건물 모습 [임기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yonhap/20260319070207607nazy.jpg)
프랑스식 인프라가 잘 갖춰진 현대적 도시 모습은 국제도시 제네바에 비견되기도 한다. 내륙국인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의 물동량까지 처리하며 서아프리카경제연합(ECOWAS) 내 갈등을 중재하는 물류 허브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코트디부아르는 단순히 자원 강국(카카오 세계 1위)을 넘어, 서아프리카의 정치적 안정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부르키나파소, 말리, 니제르 등 사헬 지역의 불안정이 남하하는 것을 막는 안보의 핵심축을 이루는 곳이 코트디부아르이다. 최근에는 미·중·일 고위급 인사들이 앞다투어 아비장을 방문하고 있어, 코트디부아르를 잡지 않고서는 서아프리카 전체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다는 국제사회의 인식을 반영해주고 있다.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인 성장을 꾸준히 이루고 있기에 주요 서방국들은 물론 중국까지 코트디부아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은 2024년 초, 토니 블링컨 당시 국무장관이 아비장을 방문해 알라산 와타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을 만나 서아프리카의 새로운 안보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전통적 우방국인 프랑스는 코트디부아르를 포기할 수 없는 아프리카 외교의 자존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와타라 대통령과 매우 긴밀한 개인적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군 철수 문제 또한, 다른 서아프리카 국가와는 달리 천천히 진행하며 현재까지 약 100명의 프랑스군을 코트디부아르에 남겨두고 있다. 프랑스는 지역 내 세파프랑(CFA) 개혁 등에서도 코트디부아르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렇듯 제도와 통화, 문화면에서 프랑스의 위상은 가히 압도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코트디부아르의 파트너 다변화 전략은 최근 들어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일본은 경제 관계에서 코트디부아르에 매우 적극적이다. 2024년 5월, 일본 외무상이 아비장을 방문해 '일본-코트디부아르 비즈니스포럼'을 개최하는 등 경제 외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자본과 기술로 아비장의 상징인 알라산 와타라 대교를 비롯해 아비장 항만 확장, 주요 고속도로 등 핵심 인프라를 건설할 정도로 하드웨어에서 압도적이다. 2024년 초 왕이 외교부장의 방문을 통해서는 양국 관계를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로 격상시켜 중국이 코트디부아르를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수준의 핵심 파트너로 보고 있음을 증명했다.
![아비장 한인 신학교 [임기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yonhap/20260319070207739yxpj.jpg)
필자에게 매우 인상적이었던 점은 코트디부아르가 아프리카에서 보기 드문 '이민자의 국가'라는 점이다. 유럽의 프랑스가 그렇다면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가 다국적의 이민자가 모여 다문화적 정체성을 보인다. 코트디부아르는 전체 인구의 약 25∼30% 이상이 주변국에서 유입된 이주민으로 구성됐다. 이러한 인구 다양성은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서아프리카 전역의 취향과 문화가 섞이는 '문화적 용광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비슷한 수준으로 있으면서도 공존에 별 어려움이 없는 나라다.
부르키나파소, 말리, 기니, 세네갈, 나이지리아 등 이슬람국가에서 온 이민자들이 별문제 없이 이곳에서 문화적 용광로를 달구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창출해내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에서 유행하는 음악은 서아프리카 전역에서 유행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곳에서 성공한 비즈니스나 문화 콘텐츠는 자연스럽게 이주민들의 네트워크를 타고 인근 국가로 확산하는 '스필오버'(spill-over·파급) 효과까지 갖는다.
여기에 더해 중동의 레바논 이민자는 아비장 상권의 40%가량을 장악하고 있다. 최고 30만명의 레바논계 이민자는 코트디부아르 유통, 부동산, 제조업의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으며, 프랑스 자본과 현지 노동력 사이에서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코트디부아르 경제의 실질적인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
![아비장 슈퍼마켓에 진열된 한국 라면 [임기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yonhap/20260319070207916sbyx.jpg)
코트디부아르를 언급하며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한인공동체의 저력이다. 최근 한국에 대한 코트디부아르인의 호감은 단순히 유행이 아니라 끈끈한 한인공동체의 영향도 한몫하는 것 같다. 아비장 한인공동체의 헌신적인 현지 사회 공헌은 그 자체로 민간 외교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한인공동체의 정서적 유대감은 최근 '한류 4.0'과 만나 폭발하고 있다. 2년마다 개최되는 2024년 아프리카 최대 공연예술 마켓인 아비장 공연예술축제(MASA)에서 우리 공연팀이 거둔 큰 호응은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와 한국식 경제 개발 모델에 대한 동경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코트디부아르 협력센터 내 체육관 모습 [임기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yonhap/20260319070208069lnzq.jpg)
코트디부아르는 더 이상 우리에게 멀기만 한 나라가 아니다. 안정된 경제 지표, 전략적 위치, 그리고 한국에 대한 깊은 호감을 갖춘 이 나라를 서아프리카의 전략적 진출 교두보로 삼아야 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외부 필진 기고는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임기대 교수
현 부산외대 아프리카연구소장 및 중앙도서관장, 프랑스 파리7대학 박사(언어역사인식론), 저서 '베르베르문명', '7인 7색 아프리카' 외 다수. 한국프랑스학회장과 한국연구재단 인문한국(HK)3.0 과제 주관연구소 연구 책임자 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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