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어젠다] '실전'이 키운 뉴 방산 3국, AI·드론 혁신 이끈다
이스라엘: AI로 표적 생성·요격 고도화
튀르키예: 실전 피드백이 만든 드론 강국
우크라이나: 전시 압박이 낳은 초고속 혁신
한국은? 수출 경쟁력↑ 실전형 혁신은 ?
[편집자주] 힘의 논리로 국제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 신기술 개발로 전쟁의 양태도 급변 중이다. 전장에선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드론을 비롯한 무인 무기, 위성 통신 시스템과 전자전 장비가 승패를 가른다. '동행미디어 시대'는 3부작 기획을 통해 달라진 안보 패러다임을 조명한다. 1부에서는 현대 기술전의 핵심인 '팔란티어'를 해부하고, 2부에서는 현대전 양상과 각국의 움직임을 추적한다. 3부에서는 혁신 기술을 안보에 활용하는 시스템이 미비한 한국의 현실을 진단한다. 그리고 4월 16일 '새로운 전쟁의 시대: K방산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포럼(국방부 후원)을 개최한다. 안보 전문가 등이 '기술 전력화'를 위한 제도적 해법을 논의한다.
전쟁은 비극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무기를 가장 냉정하게 검증하고, 가장 빠르게 진화시키는 시험장이기도 하다. 제1차 세계대전은 전차의 등장을 재촉했고, 제2차 세계대전은 레이더와 제트기 같은 기술의 실전 배치를 앞당겼다. 실전은 무기 혁신을 밀어붙이는 강력한 압력이다. 이스라엘, 튀르키예, 우크라이나가 오늘날 세계 방산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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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현지 매체와 가디언 보도로 알려진 AI 표적 생성 시스템 '하브소라(Habsora·복음)'가 대표적이다. 위성 사진과 각종 신호정보를 결합해 표적 식별과 우선순위 선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표적 생성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이스라엘 참모총장 아비브 코하비에 따르면 "과거에는 인간 분석관들이 1년에 50개의 표적을 찾아냈지만, AI는 하루 만에 100개의 좌표를 쏟아낸다."
AI의 활약은 공격에만 머물지 않는다. 방공망의 두뇌 역시 AI의 몫이다. AI는 표적을 더 빨리 찾아내고, 어떤 위협부터 먼저 막을지 판단한다. 나아가 이스라엘은 막대한 요격 비용의 비대칭성을 타개하기 위해 1회 발사 비용이 단 2달러에 불과한 레이저 무기 '아이언 빔(Iron Beam)' 을 전면에 내세웠다. 미 군사 전문지 브레이킹 디펜스는 이를 "방공의 성배"라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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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2의 위력은 값이 싸다는 데만 있지 않다. 핵심은 실전을 통해 성능을 빠르게 고도화하는 피드백 속도다. 튀르키예의 드론은 전장에 투입되는 순간 거대한 데이터 수집기가 된다. 적의 전자전 교란에 의해 드론이 추락하면, 바이카르의 엔지니어들은 수일 내에 소프트웨어를 수정해 전선에 다시 배포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바이카르 드론의 진가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전장의 피드백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화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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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전국에 구축한 음향 감지 방공망이 단적인 사례다. 9500개의 마이크 센서로 드론과 미사일의 접근을 탐지하는 이 체계는 개념 구상부터 전국 배포까지 8개월이 걸렸다. 서방에서 레이더 시스템 하나를 개발하는 데 통상 10년이 걸리는 것과 극명히 대비된다. 설치 비용도 저렴하다. 당시 미 공군 유럽사령관 제임스 헤커(James Hecker) 장군에 따르면 "전체 네트워크 구축 비용이 패트리어트 미사일 두 발 가격보다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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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최근의 수출 호조를 '현대전에서 충분히 검증된 무기체계의 우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평시 축적한 생산 역량이 유사시 급증한 수요와 맞물리며 경쟁력을 발휘한 사례에 가깝다는 것이다. SIPRI는 "짧은 납기, 경쟁력 있는 가격, 그리고 유연한 조건"을 한국 방산의 강점으로 지목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의 긴급 재무장 수요와 기존 서방 방산업체들의 생산 병목이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전쟁의 패러다임이 장갑과 화력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센서 융합, 알고리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산력 못지 않게 속도전이 요구되는 분야들이다.
미국의 국가안보 전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브라이언 클라크 국방개념및기술센터 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전쟁의 승패를 가를 가장 중요한 개념은 적응력(adaptation)"이라며 "누가 더 빨리 새로운 기술 조합과 전술로 상대보다 앞서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기 자체는 적의 대응책 때문에 빠르게 효용이 떨어질 수 있어 "단순히 무기를 비축하는 것보다 '적응'을 뒷받침하는 조직과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강력한 산업 기반을 토대로 상업용 기술을 국방 목적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별취재팀=제도혁신연구소 이상언 소장·이무영 부소장, 정치경제부 김인한·김성아 기자, 산업1부 최유빈 기자, 증권부 이동영 기자
이무영 제도혁신연구소 부소장 김인한 기자 inhan.kim@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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