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오늘도 한움큼”…미용 아닌 생존 문제 ‘원형탈모’

김미혜 기자 2026. 3.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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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준비로 분주한 아침, 30대 직장인 최씨는 머리를 말리다 거울 앞에서 손을 멈췄다. 이처럼 예고 없이 찾아오는 원형탈모는 단순한 노화나 일시적 스트레스로 생기는 질환이 아닌,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박 교수는 "국내 연구에서 원형탈모 환자의 81.7%가 삶의 질 저하를, 40%가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하고 적기에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형탈모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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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세요?] 원형탈모
평균 25~36세 발병…3040이 대다수
증상·경과 개인차 커 예측·단정 어려워
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 습관 개선 도움

출근 준비로 분주한 아침, 30대 직장인 최씨는 머리를 말리다 거울 앞에서 손을 멈췄다. 머리카락을 젖히는 순간 동전 크기의 빈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최근 빗질할 때마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고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터였다. 설마 하던 걱정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이처럼 예고 없이 찾아오는 원형탈모는 단순한 노화나 일시적 스트레스로 생기는 질환이 아닌,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특히 30~40대에서 흔히 나타나면서 젊은 층의 주요 건강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원형탈모는 호전됐다가도 스트레스, 감염 등 환경 자극으로 재발하는 질환이다. 클립아트코리아

◆동전 모양으로 듬성듬성…원형탈모란=원형탈모는 면역체계가 모낭을 외부 침입자로 오인해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주로 두피에 생기지만 눈썹·속눈썹·수염 등 다른 부위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요인에 스트레스, 감염, 외상 등 환경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갑상선 질환이나 백반증 같은 다른 자가면역 질환과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박현선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유튜브 채널 ‘의학채널 비온뒤’에서 “원형탈모는 경계가 뚜렷한 원형 또는 타원형 탈모반이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라며 “평균 발병 연령은 25~36세로 대부분 40세 이전에 발생하고, 국내에서도 30~40대 환자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원형탈모의 종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증상과 경과, 개인차 커=대표적인 증상은 지름 1~5㎝ 정도의 둥근 탈모 부위가 생기는 것이다. 해당 부위는 모발이 빠져 피부가 드러나며, 대개 통증은 없지만 간혹 붉어짐이나 가려움이 동반되기도 한다.

발생 범위는 다양하다. 한두 군데에 그치기도 하고 여러 부위에서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 심하면 두피 전체의 모발이 빠지는 전두탈모증이나 전신의 털이 소실되는 전신탈모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약 2%는 전두탈모증, 1%는 전신탈모증으로 이어진다.

어린 나이에 발병했거나 탈모 범위가 넓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수개월 내 자연 회복되는 사례도 있어 경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둥근 형태 외에도 띠 모양으로 이어지거나 중심부 모발만 남는 등 양상 역시 다양하다.

원형탈모는 경과가 매우 다양하고 예측이 어려우므로 환자에 따른 맞춤형 접근이 중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치료의 핵심은 염증 조절=치료는 모낭 주변의 염증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병변이 작고 범위가 제한적일수록 치료 반응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국소 스테로이드를 탈모 부위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미녹시딜과 같은 외용제도 흔히 사용된다. 범위가 넓은 경우에는 부신피질호르몬제의 전신 투여나 사이클로스포린 투여, 자외선 요법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치료 후 수주 내 변화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모발이 다시 자라기까지는 일반적으로 수개월이 소요된다. 치료 과정 중에도 새로운 병변이 생길 수 있어 지속적인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다.

생활 습관 관리도 원형탈모 치료 과정에 도움을 준다. 클립아트코리아

◆완전한 예방법 없어…조기 진료가 관건=현재까지 원형탈모를 완전히 막는 방법은 없다. 가족력이 있거나 다른 자가면역 질환, 손발톱 이상이 동반된다면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갑자기 둥근 탈모 부위가 생겼다면 민간요법에 의존하기보다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 관리도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수면과 충분한 휴식으로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동물성 지방과 당분 섭취를 줄인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젤·왁스·스프레이 사용이나 잦은 파마·염색은 줄이고, 머리를 감을 때는 손톱 대신 손끝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씻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원형탈모는 신체적 증상을 넘어 심리적 부담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박 교수는 “국내 연구에서 원형탈모 환자의 81.7%가 삶의 질 저하를, 40%가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하고 적기에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형탈모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다. 그러나 외모 변화로 인한 심리적 위축과 자신감 저하는 일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조기에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와 생활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이다.

◇도움말=질병관리청,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대학교병원

건강은 행복의 기본이자 최고의 자산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멀어져가는 것 같아 불안합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묻습니다. ‘건강하세요?’ 넘쳐나는 건강 정보 속, 따뜻한 안부 인사 같은 이 코너는 ‘디지털농민신문’에서 한발 앞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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