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초럭셔리 호텔 '한국 상륙작전'
웰니스ㆍ아트 수요 급증...프리미엄 관광시장 '타깃'
외국관광객 1인당 여행 경비 증가
미식 등 차별화된 체류 경험 원해
리츠칼튼, 15년 만에 다시 진출
아만, 도심 호텔 브랜드 '자누' 조성

18일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부산·제주 지역에서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호텔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 약 1조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성장세는 코로나19가 끝난 이후 완전히 달라진 관광 시장 때문이다. 과거 한국 호텔시장의 수요를 떠받쳤던 중심축인 단체 관광과 중저가 숙박 수요가 지금은 개별 관광과 고지출 관광객으로 대체되고 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제 교통비를 제외한 외국인 관광객의 1인당 한국 여행 지출 경비는 1327달러(197만2585원)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1256달러)보다 늘었다. K팝 공연부터 미식, 쇼핑, 미용 시술까지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해지면서 ‘잠만 자는 숙소’가 아닌 체류 경험을 제공하는 호텔들의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업계에선 한국을 찾는 외국인 수요에 어울리는 초특급 럭셔리 호텔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울에 5성급 호텔은 있지만, 싱가포르나 홍콩처럼 최상위 글로벌 브랜드들이 경쟁하는 시장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전통을 지닌 오래된 호텔이 여전히 시장을 지키고 있지만, 이들은 웰니스와 미식 등의 경쟁력 측면에서 새로운 수요를 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이 틈을 노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호텔 부지를 개발하는 자리에는 블랙핑크 제니가 찾아 국내에도 알려진 브랜드 ‘아만(Aman)’이 도심형 호텔 브랜드인 ‘자누(Janu)’를 조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만은 빌 게이츠와 킴 카다시안 등 셀럽들이 찾는 최고급 호텔로도 유명하다. 객실에 따라 요금은 수천만원에도 달한다. 다만 자매 브랜드인 자누는 도심형으로 상대적으로 요금이 낮다. 완공된다면 한국은 아만의 6번째 진출 국가가 된다. 현재 신세계프라퍼티가 부지 개발 사업을 맡고 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고급 브랜드인 리츠칼튼(Ritz Carlton)도 약 15년 만에 한국에 다시 진출한다. 지난 2016년 한국에서 철수했던 리츠칼튼은 서울 중구 옛 남산 힐튼호텔 부지를 개발하는 ‘이오타 서울’ 프로젝트를 통해 2031년 문을 열 계획이다.
아코르그룹의 메종 델라노(Maison Delano)는 올해 강남 옛 라마다서울 호텔 부지에 아시아 최초로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고급 호텔은 아니지만 젊은 외국인들을 겨냥한 일본의 3대 캡슐 호텔 브랜드 중 하나인 퍼스트 캐빈(First Cabin)도 올해 상반기 명동에 문을 연다.
부동산 시장의 변화도 한몫하고 있다. 글로벌 정세 등에 따른 변동성이 크고 운영 난도가 높은 호텔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비선호 자산으로 꼽히기도 했지만, 지금은 개발 사업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앵커가 되기도 한다.
서울 용산구 유엔군사령부 부지를 개발하는 ‘더파크사이드 서울’ 자리에는 로즈우드(Rosewood)가 내년 국내에 첫 호텔을 열 예정이다. 더파크사이드 서울에는 신세계백화점이 구상하는 프리미엄 리테일 시설도 함께 조성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사업으로는 홍콩 최고급 브랜드인 만다린 오리엔탈(Mandarin Oriental)이 2030년 처음으로 한국에 문을 열 계획이다. 용산 전자랜드 부지에도 쉐라톤이 2029년 개장을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관광업계는 중국인 등 일부 관광객들에게 의존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들로 인해 호텔 수요가 모자랄 정도”라며 “수요를 충족할 신규 호텔 공급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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