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기초연금, 표퓰리즘 넘어 '숙의의 장'으로

김성아 기자 2026. 3. 19.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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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선 65세 이상 어르신의 소득 하위 70%(약 708만명)가 기초연금을 받는다.

2015년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 대비 59.6%였던 기초연금 수급 커트라인은 올해 96.3%로 상승했다.

소득이 한 푼도 없는 노인과 중위소득에 가까운 돈을 버는 노인 모두 기초연금을 받는단 얘기다.

기초연금은 노후 최저생계를 보장하는 '보편적 수당' 성격의 연금인만큼 소득에 따른 차등 지급은 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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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선 65세 이상 어르신의 소득 하위 70%(약 708만명)가 기초연금을 받는다. 매달 최대 34만9700원씩이다. 단독가구 기준으로 월 소득인정액이 247만원 이하면 수급 대상이 된다. 올해 1인 가구 중위소득 256만4000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70%'일까. 딱히 근거는 없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놓은 "모든 어르신에게 월 20만원을 주겠다"는 공약이 집권 후 예산의 벽에 부딪히자 궁여지책으로 나온 기준이다.

이후 노인들의 소득과 자산 수준이 오르면서 기초연금 선정 기준은 중위소득에 근접했다. 2015년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 대비 59.6%였던 기초연금 수급 커트라인은 올해 96.3%로 상승했다. 소득이 한 푼도 없는 노인과 중위소득에 가까운 돈을 버는 노인 모두 기초연금을 받는단 얘기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자살까지 유도하는 노인 빈곤을 줄이려면 기초연금을 좀 바꿔야 할 것 같다"며 "지금까지 지급되는 것은 그냥 두고 향후 증액만 하후상박으로 하는 것도 방법일 듯한데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고 적은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보편 복지라는 기존의 기조를 틀어 '보편+선별 혼합형' 복지 모델을 제시한 셈이다.

반론도 없지 않다. 기초연금은 노후 최저생계를 보장하는 '보편적 수당' 성격의 연금인만큼 소득에 따른 차등 지급은 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민연금에 이미 저소득층의 수익비를 높이는 '소득 재분배' 기능이 탑재돼 있다. 기초연금까지 가난할수록 더 많이 주는 하후상박 구조로 뜯어고칠 경우 두 연금 간 정책 기능이 중복되며 연금 체계 전반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납세자와 면세자 간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현재 한국 근로자의 소득하위 30% 정도는 소득세를 내지 않는 '면세자'다. 기초연금을 차등화할 경우 성실히 세금을 납부한 중산층보다 평생 소득세 한 푼 안 낸 저소득층이 더 많은 돈을 받게 될 수 있다.

그럼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라는 참담한 노인 빈곤율을 직시하면 기초연금 제도의 보완은 불가피하다. 2022년 기준 한국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9.7%로, 영국(14.9%), 일본(20%), 미국(23.1%) 등을 압도한다.

다만 개선안은 노인 빈곤 문제 뿐 아니라 다층적 연금 구조, 납세자와 면세자 간의 형평성, 국가 재정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해야 도출해야 한다. 이런 고차방정식을 푸는 과정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정치권의 '표'퓰리즘적 접근이다. 대신 전문가들이 참여한 사회적 논의 테이블을 만들어 숙의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게 하면 어떨까. 정치권이 주도하는 임기응변식 연금 개혁은 끝낼 때가 됐다.


김성아 기자 roms122@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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