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2회 연속 동결…파월 “인플레 진전 없으면 인하 없다”(재종합)
유가·관세 영향에 인플레 경로 불확실성 확대
"중앙값 유지했지만, 일부 위원, 인하 횟수를 줄여"
금리 인상 가능성도 논의…“기본 시나리오는 아냐”
중립금리 3.1%로 상향…인하 여지 제한 신호도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이란 전쟁과 관세 여파로 인한 물가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둔화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연내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시장 기대에 제동을 걸었다.
장기 금리 수준인 ‘중립금리’ 추정치까지 상향되면서 향후 인하 폭 자체도 제한될 수 있다는 신호가 동시에 제시됐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표결은 11대 1로,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연준은 성명에서 “중동 상황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하다”며 물가와 고용 모두에 대한 위험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경로가 다시 흔들릴 가능성을 반영한 판단이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연준은 일단 금리인하 경로는 기존 12월에 발표한 대로 유지했다.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올해 1회, 내년 추가 1회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올해 금리 인상을 전망한 위원은 없었으며, 시장에서도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을 반영할 때 연내 1회 인하 전망이 유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점도표에서는 장기 금리 수준인 중립금리 추정치가 3.1%로 상향된 점이 주목된다. 이는 현재 기준금리에서 약 0.5%포인트 정도만 인하하면 중립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향후 금리 인하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립금리는 통화정책이 경기를 자극하지도 억제하지도 않는 금리 수준으로, 직접 측정이 어려워 추정치에 의존한다. 연준은 팬데믹 이후 구조적 변화 속에서 이 수치를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해왔다.


“인플레 진전 없으면 금리인하 없다” 강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기본 전망은 올해 인플레이션이 다소 진전을 보일 것이라는 데 기반하고 있다”면서도 “그 진전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금리 인하도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 경로는 경제 성과에 조건부로 달려 있다”며 정책 완화의 전제 조건이 ‘물가 둔화 확인’임을 분명히 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관세와 에너지 가격을 지목했다. 그는 “근원 물가에서 관세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영향이 경제 전반에 반영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관세 효과가 8~12개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확산된다고 설명했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유가 상승 역시 핵심 변수다. 그는 “유가 충격은 물가 전망 상향의 일부 요인”이라면서도 “그 영향의 크기와 지속 기간은 매우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작을 수도, 훨씬 클 수도 있다”며 정책 판단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유가 상승은 소비와 성장에는 부담을 주는 동시에 물가에는 상승 압력을 가하는 ‘양면 효과’를 갖는다. 파월 의장은 “휘발유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 가처분소득과 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면서 “동시에 인플레이션에는 상방 압력을 가한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경제 전망에서 물가 전망치를 대폭 상향했다. 연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2.4%로 높인 반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은 2.7%로 상향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전망 역시 2.7%로 높아졌다. 실업률은 연말 4.4%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겉으로는 안정적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민간 부문 고용 증가가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균형 상태”라며 “편안한 균형이라기보다 하방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 중립금리 전망 상향의 배경으로 생산성 개선을 지목했다. 그는 “핵심은 생산성”이라며 “최근 4~5년간 의미 있는 생산성 향상이 나타났고, 이것이 장기 성장률 전망 상향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효과를 본격적으로 확인한 단계는 아니지만, 향후 AI가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가능성은 분명 있다”고 밝혔다.
연준, 금리인하 신중론 강화…금리인상 가능성도 논의
이 같은 흐름은 연준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한 차례, 내년 한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은 유지됐지만 일부 위원들은 인하 횟수를 줄였다. 파월 의장은 “중앙값은 변하지 않았지만 일부 위원들은 금리 인하 경로를 낮췄다”며 “위원들 간 견해 차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추가 긴축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았다. 그는 “다음 조치가 금리 인상이 될 가능성도 이번 회의와 지난 회의에서 논의됐다”면서도 “대다수 참가자들은 이를 기본 시나리오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은 어떤 옵션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부 위원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인플레이션 기대와 관련해서는 장기 기대가 여전히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상승했지만 장기 기대는 2% 수준에 잘 고정돼 있다”며 “이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정책 스탠스에 대해서는 “금리는 중립 수준의 상단 또는 다소 제약적인 영역에 위치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고용에는 하방 리스크가, 인플레이션에는 상방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이 두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현재 정책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회의까지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중동 상황과 유가 흐름이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어느 방향도 단정할 수 없는 매우 불확실한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제기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현재 상황은 물가 상방 리스크와 고용 하방 리스크 간 긴장이 존재하는 상태”라면서도 “1970년대와 같은 수준의 스태그플레이션과는 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또 법무부의 연준 청사 리모델링 관련 조사와 관련해 “조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연준 이사직에서 물러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의장 임기가 5월 종료된 이후 후임이 인준되지 않을 경우 임시 의장으로 직을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사 종료 이후 거취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법무부 조사는 차기 연준 의장 인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의 인준이 공화당 내부 반대로 지연되면서 후임 인선은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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