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술 3500병 곧 반입되나…남북 '간접 거래' 성사에 주목
서류 공신력과 진위 여부 판단이 핵심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백두산 들쭉술'을 들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 백두산 들쭉술은 백두산에서 자라는 진달래과 들쭉나무 열매인 들쭉을 주원료로 해 만든 술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NEWS1/20260319050214675jntv.jpg)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6개월째 인천세관에 묶여 있는 북한술이 곧 정식 반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술을 반입하려는 민간업체에서 정부가 요청한 필수 서류들을 최근 최종 제출한 것이 확인되면서다.
지난해 9월 된장술 1200병과 들쭉술 2300병을 들여온 정익현 우리농사서로돕기협동조합 이사장은 19일 뉴스1에 통일부에서 보완을 요청한 서류를 최근 남북교류협력시스템을 통해 제출했다고 밝혔다.
남북교류협력시스템은 통일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남북 간 물자 반출입·접촉·협력사업을 신고·승인받는 전자 행정 시스템이다. 실무적으로는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지원협회)가 운영·관리하며, 감독 등 최종 승인 권한은 통일부에 있다.
정 씨는 '물물 교환'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사업에서 자신이 북측에 제공한 설탕 103톤을 받았다는 북측의 확인서, 운송 송장, 중국 해관(세관)문서, 설탕 구매 내역 등을 시스템에 등록했다.
이 중 중국 해관의 문서는 북측 사업 파트너가 중국을 통해 설탕을 받았음을 입증하는 서류로, 일종의 세관 수출입 신고서에 해당한다.
여기엔 물품명·수량·가격, 수출업체·수입업체, 출발지·도착지, 신고일자 등의 정보가 명시된다. 그런데 정 씨가 처음에 제출한 서류에는 물품의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식별 번호와 날짜가 기재돼 있지 않아 신뢰할 수 있는 서류가 아니라고 정부는 판단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시행령'(남북교류협력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 제25조에는 단순히 제3국을 거치는 반입의 경우 관세법상 '환적(복합환적) 증명 서류' 제출 조항이 추가됐는데, 이는 민간업체가 작성하는 설명서가 아닌 관세 당국이 관여한 공식 운송·통관 증명서를 제출해야 된다는 규정이다.
이에 대해 정 씨는 "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출을 하려면 해관에 수출 신청을 하고 승인이 되면 세관(수하물) 번호가 나온다. 근데 해관에 신청만 하고 아직 수하물 번호가 부여되기 전 단계인 심사 상태에서 한국 정부에 성급하게 해관 접수한 서류만 내다보니 문제가 생겼고, 서류를 보완해 다시 제출했다"라고 설명했다.
정 씨가 처음 제출한 서류에는 해운회사가 발급하는 운송 증빙용 BL(선하증권) 번호가 있었고, 이는 선적 시점을 기준으로 생성되는 번호다. 정 씨는 이를 통해 화물 추적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정부가 요청한 것은 중국 관세청이 발급하는 통관용 번호(해관문서 번호)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에 보완 제출한 해관문서의 진위 여부는 번호를 검색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라며 "만약 가짜로 판명이 난다면 국가를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이 되니까 페널티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삼지연들쭉음료공장.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NEWS1/20260319050216070hgpk.jpg)
정 씨는 지난해 9월 북한 조선상명무역총회사, 중국 업체 등과의 계약을 통해 거래를 추진해 통일부의 승인을 거쳐 북한술 3500병을 들여왔다. 다만 '원산지 증명' 등 최종 반입 승인을 얻기 위한 서류를 갖추는 과정이 오래 걸렸다.
과거에는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이 발급하는 원산지 증명서를 통해 물품의 북한산 여부를 공식 확인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남북관계의 장기 경색으로 이 채널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은 남북관계를 '두 국가'로 규정하며 소통을 전면 차단한 이후, 북한의 민경련 등 대남 교류 기구의 활동을 전면 중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로 인해 국내 민간 사업자들은 중국 중개업체를 거치는 '3자 거래' 방식으로 북한산 물품을 확보하고, 제3자가 작성한 확인서나 세관 자료 등 우회적인 증빙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서류의 공신력과 진위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뒤따를 수밖에 없어, 정부의 승인 과정에서도 쟁점이 됐다. 실제로 통일부는 반입 승인 심사에서 물품의 원산지와 거래 경로의 투명성을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다.
정부 역시 남북관계 단절 장기화에 따라 제도 보완에 나선 상태다. 기존처럼 북한 기관이 발급한 공식 서류 확보가 어려워진 현실을 반영해,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제3자의 증빙 자료도 검토 대상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관련 지침을 정비했다. 다만 최종 승인 여부는 제출된 자료의 신뢰성에 대한 판단에 달려 있어 정부도 이 부분을 유심히 살펴본 뒤 최종 반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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