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렇게 화낸건 처음”… 동맹국 호르무즈 파병 거부에 격앙
전쟁 부담 줄이려다 전략적 한계… 트럼프 “나토, 이란에 있어야 했다”
우크라 지원 축소 등 보복할수도… “美 빠지면 무슨일 날지 궁금” 뒤끝
美, 이란 미사일기지 벙커버스터 타격… 자신감 얻은 이란은 버티기 유지할듯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WE DO NOT NEED THE HELP OF ANYON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이란의 군사력을 완전히 무력화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한국, 일본, 중국 등에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키기 위한 파병을 요청한 건 동맹의 협조 의지를 시험하려는 성격이 강했을 뿐 미국이 전황에서 밀리는 것이 아니므로 다른 나라의 지원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18일에도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모든 사람이 테러를 가장 많이 후원하는 국가로 간주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빠르게 무너뜨리고 있다”고 썼다.
최근 각국에 연거푸 파병을 요청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반응을 내놓은 건 이번 전쟁의 출구를 찾지 못하는 불안함과 초조함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동맹을 끌어들여 부담을 줄이고, 출구전략도 모색하려 했지만 동맹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자존심만 구기고 전략적 한계를 노출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유럽은 올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빼앗으려 시도했던 충격에서 아직 못 벗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며 ‘관세 폭탄’ 등으로 동맹을 압박하고, 사전 협의 없이 전쟁을 시작한 것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CNN은 당초 올 4월경 미국을 방문하려던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방미를 연기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미국이 나토가 필요하지는 않아도 “그들(나토)은 거기(이란)에 있었어야 했다”며 “우리는 나토에 수조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만큼 그들이 (우리를) 돕지 않는다면, 그건 분명히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라며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그는 “우리가 우크라이나에서 그들(나토)을 도왔다는 사실이 전혀 기쁘지 않다”고 했다. 나토 회원국들의 이번 파병에 대한 거절을 명분으로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줄일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대통령의 최측근이며 집권 공화당의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또한 X에 “대통령과 호르무즈 해협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유럽 동맹국이 자산 제공을 꺼리는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대통령이 이렇게 화난 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에도 트루스소셜에 “우리가 이란이란 테러 국가에 남은 것을 ‘완전히 끝장내고(finished off)’ 이것을(호르무즈 해협) 이용하는 나라들에 ‘해협’에 대한 책임을 맡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다”며 “그러면 지금 반응 없는 우리 ‘동맹들’을 빠르게 움직이게 만들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동맹들에 대한 뒤끝을 또 한 번 나타낸 것이다.

반면 이란은 파병 논란을 계기로 더 큰 자신감을 얻을 수도 있다. 또 현재의 ‘버티기 작전’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 또한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유조선을 공격하며 국제 유가를 흔들고 글로벌 경제 불안까지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에 “이번 주말까지 호르무즈 해협 보호에 대한 공개적 지지 입장이라도 내놓으라”고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17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이란 미사일 기지들을 벙커버스터(지하 관통탄)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에서 미 해병대 2500명을 태운 채 이동 중인 상륙함은 20∼21일경 중동 해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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