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매출 1조달러도 보수적 전망”…AI 거품론 일축한 근거는
추론 시장 급성장에 수요 폭발
GPU 매출 1조달러 이상 될수도
AI가 일자리 대체 주장엔 “틀려”
“AI 에이전트, 한국에 새로운 기회”
H200 중국 수출 재개도 시사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대회(GTC) 기조강연에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플랫폼 베라루빈과 차세대 AI GPU 아키텍처인 ‘루빈 울트라’를 소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mk/20260319034205021nrxq.jpg)
황 CEO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 기자간담회에서 “베라 루빈이 본격화되는 내년, 99%가 새로운 성장일 것”이라며 “아이폰 3와 4가 나왔을 때 판매의 99.9%가 교체 수요가 아닌 신규 수요였던 것처럼 현재 AI 시장도 초기 확장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 인프라 교체 중심이 아닌 새로운 수요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의미로, AI 투자가 구조적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거품론에 대해 그는 “수요는 여전히 매우 강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판단은 엔비디아가 제시한 ‘1조달러’ 전망에서도 드러난다. 황 CEO는 전날 발언한 ‘2027년까지 1조달러 칩 주문’에 대해 “블랙웰과 베라 루빈만을 기준으로 한 수치”라며 “중앙처리장치(CPU), 추론 칩 ‘그록’, 스토리지, 차세대 제품군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순환투자’ 논란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에서 반박했다. 엔비디아 투자를 받은 클라우드 기업들이 다시 자사의 GPU를 구매하는 구조에 대해 황 CEO는 “수요를 알고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순환이 아니다”며 “엔비디아의 투자는 생태계 전체를 키우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 기반에는 AI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이 깔려 있다. 황 CEO는 AI 확산과 함께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AI는 단기·장기·작업 메모리를 모두 필요로 한다”며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컴퓨팅 수요를 감당하려면 메모리와 제조 역량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TSMC와 생산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삼성전자와 추론 칩 ‘그록’ 생산을 포함한 협력을 확대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중국 시장에 대한 변화도 감지된다. 황 CEO는 “중국 고객용 H200은 이미 수출 라이선스를 확보했고, 구매 주문도 받아 생산을 재개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규제와 중국 정부의 반대로 위축됐던 중국 사업이 재개됐음을 시사한 것이다.
황 CEO는 AI가 사람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AI는 일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들을 더 바쁘게 만들 것”이라며 “기술 발전은 항상 생산성을 높이고, 동시에 새로운 일을 만들어왔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엔비디아 내부에서도 AI 도입 이후 업무 속도가 크게 빨라지면서 프로젝트 수와 의사결정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황 CEO는 설명했다.
10년 뒤 엔비디아 모습에 대해서는 확장된 그림을 제시했다. 황 CEO는 “7만5000명 직원과 750만개 AI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며 “인간과 AI가 협업하는 구조가 보편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월 기준 엔비디아 직원 수는 4만2000명이다.
한편 황 CEO는 AI 에이전트 시대에 제조 능력이 뛰어난 한국, 독일, 스위스, 일본 같은 국가들이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정보기술(IT) 혁명 시기 엄격한 제조 문화는 오히려 방해가 됐지만 이제는 AI가 프로그래밍을 하는 시대가 됐다”며 “한국은 과거 IT 격차를 잊고, AI 혁명으로 도약할 기회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정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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