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깐부’ 덕에 원유 1800만배럴 추가확보…“한국에 우선공급”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2026. 3. 19.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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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제장관회의
중동사태 비상대응 브리핑
600만배럴에 1800만배럴 추가
핫라인 통한 긴급 구매도 가능
정유사 수출 물량제한 등 검토
피해기업에는 1.5조 금융지원
이재명 대통령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하고 귀국한 강훈식 비서실장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특사 활동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정부가 중동발 원유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원유를 추가 확보하고, 소비를 억제하는 정책까지 병행하며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18일 청와대와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UAE로부터 원유 1800만배럴을 추가로 도입해 총 2400만배럴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한국의 하루 원유 소비량 대비 8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정부가 지난 6일 UAE산 원유 600만배럴을 도입한다고 밝혔는데 이번에 1800만배럴이 추가된 것이다. 원전 수주를 계기로 만들어온 양국 간 ‘특별 관계’가 위급 상황에서 제대로 빛을 본 셈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필두로 한 UAE 전략경제협력 특사단이 이 같은 성과를 끌어냈다. 특사단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UAE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을 예방했다.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 술탄 알 자베르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 최고경영자(CEO) 등 최고위급과 협의를 거쳐 추가 물량을 확보했다. 산업부에서는 문신학 차관이 특사단으로 참여했다.

7고유가대응방안
UAE는 자국 선박 3척으로 600만배럴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어 한국이 국적선 6척을 투입해 1200만배럴을 실어온다.

이번 결정은 중동산 원유 수입이 막힌 상황에서 국내에 저장 중인 석유 고갈 시점을 늦춰 수급 상황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확보한 물량을 비축유로 활용할지, 정유사들에 바로 배분할지 ‘용처’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국내 정유사들이 이미 재고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물량이 배정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UAE 측은 향후 비상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한국에 원유를 우선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양국은 핫라인을 구축해 2400만배럴 외에 추가 물량도 언제든 긴급 구매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장기적으로 원유 수급 안정을 위해 양국 간 ‘원유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강 실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 세계적인 원유 수급 비상 상황 속에서 UAE는 한국에 최우선적으로 원유를 공급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3월 13일 광주 동구 학운동 한 주유소 입구에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앞서 당정은 지난 16일 향후 3개월간 역대 최대 규모인 2246만배럴의 비축유를 단계적으로 방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축유 방출은 국제에너지기구(IEA) 공조 체계에 따라 각국이 일정 물량을 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에 더해 UAE로부터 2400만배럴을 공급받는 것이어서 이번 원유 확보는 의미가 상당하다.

다만 국내 원유 소비량이 일일 약 300만배럴인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조치만으로 수급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며 하루 약 2000만배럴 규모의 글로벌 물류 차질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전쟁 장기화나 유가 급등으로 민간 수입이 위축되면 공급 공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정부는 원유 확보에 이어 수요 관리까지 병행하는 ‘투트랙 대응’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승환기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공급망안정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에너지 수급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정유사의 수출 물량 조정, 석탄발전 상한 탄력 운영, 원전 이용률 제고,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통해 원유 소비를 줄여갈 계획이다. 필요할 경우 자동차 운행 제한 등 강도 높은 수요 억제 조치도 검토 중이며 5부제 또는 10부제 도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전쟁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히 편성해 물류비·유류비 부담을 완화하고, 소상공인·농어민 등 민생 안정과 피해 중소기업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위기 대응의 핵심은 타이밍”이라며 “추경안을 조속히 마련해 취약 계층·지역 등 어려운 부문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공급망 안정화 지원도 강화된다. 정부는 공급망안정화기금 내에 ‘중동 피해 대응 특별 지원’을 신설해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하기로 했다.

피해 기업에는 대체 수입에 따른 비용 증가분을 보전하고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하며, 중동 의존도가 높은 경제안보 품목 취급 기업에는 최대 2.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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