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남아있는 나프타 보름치뿐 석화 셧다운 위기

최은경 기자 2026. 3. 19. 00:5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UAE서 원유 2400만 배럴 확보

중동 전쟁 여파로 이르면 4월부터 차례로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핵심 설비가 가동 중단(셧다운)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전쟁이 난 지 3주 가까이 돼 가며,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소재인 나프타를 돈을 많이 주고도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수급 문제가 현실화하면 결국 산업 활동이 함께 멈춰서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24일 전남 여수항에 도착할 예정인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이후 중동산 원유 수입은 당분간 재개되기 어렵다. 석유화학업계도 중동산 나프타 공급이 이달 20일쯤이면 완전히 중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산 원유와 나프타 모두 현지에서 한국까지 배로 오는데 통상 20여 일이 걸리는데, 지난달 28일 미국의 이란 공습 직전 출발한 물량이 들어오면 후속 공급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이달 말 전남 여수에 있는 NCC 설비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최장 두 달간의 정기 보수에 들어가기로 했다. 나프타 수급 여파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화학산업협회 관계자는 “현재 각사가 보유한 나프타 재고량은 15일 치 내외라, 아무리 아껴도 다음 달 중순쯤 재고가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원유는 정부와 민간이 비축해둔 물량이 약 1억9000만 배럴에 달한다. 수출 없이 소비만 할 때 우리 경제가 208일을 버틸 수 있는 물량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이날 확보한 1800만 배럴을 포함해 UAE에서 총 2400만 배럴을 추가로 도입할 수 있고, 산유국 공동 비축 물량 가운데 우선 구매권을 행사할 수 있는 2000만 배럴도 있다고 밝혔다. 이를 감안해도 단순 계산으로 약 256일 분량이다.

하지만 산업계에선 최소한의 석유 제품 수출을 이어가야 하는 데다, 전쟁이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부가 비축유를 단기간 대량으로 풀 수 없어 공급 부족이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다수다.

이날 산업통상부는 자원 안보 위기 경보를 실제 공급 위협이 현실화됐다는 뜻인 ‘주의’ 단계로 격상하고 비축유 방출 준비에 들어갔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역시 이날 피해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한시적으로 나프타를 경제 안보 품목으로 지정해 수출을 제한하는 등 별도 관리하기로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