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 동양화 기획전 ‘시대지필’ 미리 가보니...동양화 대작 한자리에…시대별 변화상 눈길잡아
아카이브·영상자료 선보여
해방후 왜색 탈피·정체성 변화
시대 따라 변한 동양화 조망
6월14일까지 울산시립미술관

19일 개막해 6월14일까지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 근현대 동양화 기획전 '시대지필(時代之筆)' 전시 개막을 하루 앞두고 18일 찾은 시립미술관 1·2전시실과 로비. 이곳에서 언론사 기자를 대상으로 기자간담회 및 사전 라운딩이 진행됐다.
이번 기획전에는 근대 동양화의 기틀을 마련한 조석진, 안중식과 그들의 제자들을 포함한 총 14명 작가의 작품 150여점과 다양한 아카이브, 영상 자료를 선보인다. 국공립 박물관, 유족 등 30여곳에서 작품을 대여한 것으로, 시립미술관은 지난해 9월부터 준비했다.
전시는 동양화라는 명칭과 미술개념이 등장한 1부(1900~1920년), 동양화 이념과 영역이 확장된 2부(1920~1945년), 해방 후 왜색을 제거하기 위한 작가들의 여정을 보여주는 3부(1945~1970년), 장르와 전통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작가의 정체성과 창작의 자유가 커진 4부(1980~2000년)로 구성됐다.
동양화라는 장르가 등장한 1부는 원근법이 없고 자신의 생각으로 유추해서 그린 산수화가 자주 등장했다. 국가등록문화유산인 노수현의 '신록'은 앞선 작품들과 달리 원근법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캔버스 형태의 작품이 등장한 2부에서는 일률적으로 선이 그려진 것이 특징이었다. 김은호의 '여인도'를 보면 테두리의 색깔이 일정하게 짙은 것을 볼 수 있다. 이상범의 '효천귀로'는 1945년 해방될때 완성된 작품으로 작은 점들로 그려진 것이 인상적이었다.
나라가 해방된 이후의 작품들이 있는 3부는 일제의 잔재인 호분(조개껍질) 재료와 일정한 선, 명도 등을 자제하려는 모습이 엿보였다. 장우성의 '청년도'에서 그림의 테두리가 희미해지는 등 자유로워지고 한복, 서양의복이 공존하며 등장하는 인물들의 시선과 구도가 모두 다른 점에서 왜색이 줄어든게 와닿았다.
가장 최근인 4부는 추상화가 도입되는 등 갈수록 본인만의 작업 스타일이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언뜻 보면 서양화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양화 재료로 그린 작품들이 많았다. 전세계를 다니며 본 것들을 작품에 담아낸 천경자 작가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임창섭 울산시립미술관장은 "1800년대 말 대한제국이 국권을 잃기 시작하면서 1800년대 말부터 1900년대 초까지 동양화란 말을 많이 사용했다. 그러다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 국풍 찾기가 활발해지며 한국화란 말이 등장했다. 1980년대부터는 한국화란 개념이 흐릿해지다 2000년대 들어선 혼조세를 보이며, 2020년대 들어선 작가들이 동양화라고 불리는 것을 더 선호한다"며 "100년 동안 동양화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유심히 살펴봐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글·사진=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