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에너지 위기경보 격상…'버티기' 넘어선 자원안보 전략 필요

2026. 3. 19.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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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호르무즈해협 폐쇄가 발생 2주 만에 우리 경제를 위기 국면으로 몰아넣고 있다.

정부가 자원안보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한 것도 사태를 그만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일본은 미국산 원유 공동 비축과 알래스카 유전 투자로 공급처 변경 등을 시도하고 있다.

특정 해역, 특정 원유, 특정 공급망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같은 위기는 되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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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호르무즈해협 폐쇄가 발생 2주 만에 우리 경제를 위기 국면으로 몰아넣고 있다. 원유 공급 불안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정유·석유화학을 넘어 제조업 전반의 가동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실물경제 비상사태다. 정부가 자원안보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한 것도 사태를 그만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정유업계는 비상 국면에 들어갔다. 원유 공급이 끊겨 4월 한 달은 기존 재고와 비축유로 버텨야 하는 처지다. 다음달부터 휘발유 등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릴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가 수출 통제를 검토하기도 전에 시장이 먼저 물량 부족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석유화학업계는 셧다운 위기에 직면했다. 수입에 의존하는 나프타 공급이 막히면 산업재 생산의 핵심 소재인 에틸렌 확보에 비상이 걸린다. 2주 물량에 불과한 에틸렌 재고가 바닥나면 여천NCC를 비롯한 석유화학 공장의 가동 중단은 피하기 어렵다. 플라스틱 생활용품은 물론 자동차 전자부품 건설자재 등 제조업 전반의 연쇄 충격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비축유 방출 준비와 민간 재고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지만 어디까지나 응급처치다. 공공부문 에너지 절약, 민간 수요 감축 같은 조치도 시간을 버는 처방일 뿐이다. 중국은 비축유 방출을 최대한 늦추고 정제 가동 축소와 연료 수출 억제로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산 원유 공동 비축과 알래스카 유전 투자로 공급처 변경 등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제조 강국 한국이 얼마나 취약한 자원 조달 구조 위에 서 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특정 해역, 특정 원유, 특정 공급망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같은 위기는 되풀이된다. 자원 안보를 비용과 효율로만 따져서는 안 된다. 국가 생존전략으로 격상해야 한다. 원유와 가스는 물론 나프타, 비료, 핵심 광물까지 아우르는 통합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 수입처 다변화와 해외 자원 개발, 우방국과의 공동 비축, 산업 효율화와 수요 관리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비축분을 풀고 소비를 줄이며 버티는 방식만으로는 외부의 큰 충격을 감당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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