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난 감정의 기록… 내면의 불편함과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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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경 작가 개인전 '어긋난채로'가 춘천예술촌 갤러리에서 내달 1일까지 열린다.
춘천예술촌 4기 입주작가 릴레이전의 첫 전시다.
작가에게 인물은 감정이 머무는 자리이자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장치다.
그렇게 등장한 인물들은 작가 자신의 감정이 투영된 또 다른 자화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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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슬픔·욕망 담은 인물 그려
강렬한 색 대신 여백으로 변화

정보경 작가 개인전 ‘어긋난채로’가 춘천예술촌 갤러리에서 내달 1일까지 열린다. 춘천예술촌 4기 입주작가 릴레이전의 첫 전시다.
정보경의 작업에서 인물은 단순한 초상이 아니다. 작가에게 인물은 감정이 머무는 자리이자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장치다. 불안과 슬픔, 욕망과 분노 같은 감정은 얼굴과 몸의 형상을 통해 화면 위에 드러난다. 강렬한 색채와 과감한 붓 터치는 인물에 현실감을 더하고, 흘러내린 물감과 밑그림의 흔적은 즉흥성과 긴장을 남긴다.
처음부터 인물 중심 작업을 해온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꽃과 실내 풍경 등 밝은 이미지를 주로 그렸다. 그러다 2019년 외할머니의 죽음과 아이의 출산을 겪으며 작업은 전환점을 맞았다. 외면해왔던 불편하고 어두운 감정들을 마주하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것만을 다루는 예술이라면 고급 사치품과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는 그는 이후 소외된 감정과 주변 인물들을 화면 중심으로 끌어왔다. 그렇게 등장한 인물들은 작가 자신의 감정이 투영된 또 다른 자화상이 됐다.

이번 전시에서도 인물은 여전히 중심에 있다. 다만 화면의 분위기는 이전과 미묘하게 달라졌다. 강렬한 색채와 시선으로 감정을 밀어붙이기보다 한 걸음 비켜서며 화면에 여지를 남긴다. 형상은 또렷하지만 감정은 그 안에서 흔들리며 해석의 공간을 만든다.
작가는 최근 자신의 작업 방식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빠른 붓 터치와 강렬한 이미지로 감정을 분출하기보다 화면과 거리를 두고 한 번 더 바라보는 시간이 생겼다. 그는 “강점이 오히려 틀로 굳어져 갇혀있는 느낌이 들었다”며 “강렬한 도구 없이도 감정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업 작가에게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미 강렬한 인물화로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축한 작가가 그 방식을 내려놓는 일은 미술 시장에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자가복제가 아닌 “다음 전시가 기대되는 작가”로 남고 싶어 변화를 선택했다.
이 결심에 힘을 더해준 공간이 춘천예술촌이다. 사설 갤러리 중심의 전시 환경에서는 완성된 결과가 중요하지만, 공공 레지던시인 춘천예술촌에서는 변화의 과정 자체를 드러낼 수 있었다. 3기와 4기 입주작가로 활동하며 그는 자신의 작업을 다시 바라보고 질문을 기록할 용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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