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의 이제는 국가유산] [49] ‘케데헌’의 劍과 BTS의 아리랑
경복궁을 호위하듯 큰 칼을 쥔 이순신 장군 동상이 광화문광장에 있다. 장군을 마주하는 세로형 큰 옥외 광고판에 조선 왕실 검이 등장했다. 조선 왕실의 ‘사인검(四寅劍)’이다. 오스카상을 거머쥔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주인공 ‘루미’가 사용하는 검이 바로 사인검이다.

인검이란 호랑이 기운을 품은 ‘인(寅)’의 시간에 제작한 양날의 칼을 말한다. 나쁜 기운이나 악마를 쫓아내 우리를 지켜준다는 뜻을 담고 있다. 사인검은 인검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힘을 가졌다고 믿어진다. 새벽 3시에서 5시까지를 가리키는 인시는 동이 트기 전 양(陽)의 기운이 시작되고 강해지는 방향과 시점을 뜻한다. 그래서인지 인이 여러 번 겹치는 시기에 칼을 만들면 그 칼에 강한 양의 기운이 깃들어 나쁜 기운을 물리칠 수 있다고 여겼다. 사인검은 인년, 인월, 인일, 인시까지 이렇게 ‘인의 시간’이 모두 네 번 겹치는 때에 제작했다.

사악함을 벤다는 의미로 사인참사검(四寅斬邪劍)으로도 불리는 사인검에는 여러 상징이 결합돼 있다. 칼 한쪽에는 북두칠성을 위시한 이십팔수 별자리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하늘의 질서와 우주의 운행을 상징한다. 다른 한쪽에는 사인검의 의미를 한자와 범어로 새겨 넣어 주술적인 특성을 더했다.
칼자루에도 부적과 별자리 문양이 새겨져 있다. ‘여의운두형(如意雲頭形)’의 칼머리는 ‘뜻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를 지닌다. 하늘의 질서와 신성한 힘을 담아 재앙을 막고 세상을 바로잡고자 한 왕실 의례용 검인 것이다. 광화문 옆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된 사인검을 마주하면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그 사인검의 길한 기운과 함께 케데헌이 활짝 열어준 화합의 무대에 BTS가 아리랑을 노래한다. ‘영원히 깨질 수 없는’ 우리 문화의 찬란함으로 모두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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