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이승엽' 못 되고 울었지만, 베네수엘라 찾아가 '악수와 축하'…4913억 슈퍼스타가 보여준 진정한 품격

한휘 기자 2026. 3. 18.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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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를 향한 '믿음의 야구'는 끝내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하퍼 역시 이날 미국이 이겼다면 당시 이승엽처럼 부진을 딛고 끝내 살아나 영웅이 되는, '믿음의 야구'의 성공 사례가 됐을지도 모른다.

하퍼는 인터뷰에서 "다른 모두처럼 우승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베네수엘라가 해냈다"라며 "그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열심히 싸웠고 좋은 경기를 펼쳤다. 경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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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ALKOREA] 한휘 기자=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를 향한 '믿음의 야구'는 끝내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하지만 그의 품격만큼은 끝까지 빛났다.

하퍼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 베네수엘라와의 일전에 2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이 경기 전까지 미국 야수진에서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선수를 꼽는다면 칼 랄리(시애틀 매리너스)와 함께 하퍼의 이름이 나왔으리라. 이 경기 전까지 하퍼의 이번 대회 성적은 타율 0.167(24타수 4안타) 1타점 OPS 0.408에 불과했다.

홈런은 하나도 없고 장타도 2루타 하나가 전부였다. 볼넷 1개를 얻는 동안 삼진은 8번이나 당했다. 그럼에도 2번 타순에 꾸준히 배치되면서 공격의 흐름을 끊어먹는 역할을 해 비판에 시달렸다.

통산 363홈런, 올스타 8회 선정, MVP 2회 선정에 빛나는 하퍼다. 지난 2019시즌을 앞두고는 필라델피아와 13년 3억 3,000만 달러(약 4,913억 원)라는 '메가톤급' 계약을 맺고 팀의 중심 타자로 꾸준히 활약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132경기 타율 0.261 27홈런 75타점 OPS 0.844로 필라델피아 이적 후 가장 아쉬운 성적을 냈다. 객관적으로 하퍼보다 좋은 성과를 낸 선수들이 대표팀에 즐비했지만, 마크 데로사 감독은 하퍼를 2번 타순에 고집하며 비판을 자초했다.

그런데 데로사 감독의 '믿음의 야구'가 통할 뻔했다. 지긋지긋하게 부진하던 하퍼가 결승전에서 드디어 살아난 것이다. 첫 두 타석에서 침묵한 하퍼는 6회 말 3번째 타석에서 우전 안타를 날리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그리고 0-2로 밀리던 8회 말, 2사 1루에서 타석에 선 하퍼는 안드레스 마차도의 2구를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는 비거리 432피트(약 131.7m)짜리 대형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번 대회 첫 홈런이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내는 동점 홈런이 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9회 초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에게 결승 2루타를 맞고 2-3으로 졌다. 끝내 하퍼가 살아났으나 미국은 2대회 연속으로 준우승의 쓴잔을 들이켜야 했다.

하퍼의 활약은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대한민국 대표팀의 이승엽을 연상케 한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던 이승엽을 무조건 4번에 기용하며 '믿음의 야구'를 시도했고, 이승엽은 준결승 한일전 역전 홈런과 결승전 선제 홈런으로 보답했다.

하퍼 역시 이날 미국이 이겼다면 당시 이승엽처럼 부진을 딛고 끝내 살아나 영웅이 되는, '믿음의 야구'의 성공 사례가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준우승에 그치며 '절반의 성공'에 머물렀다.

아쉬운 패배에 하퍼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현지 매체 'USA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 기자에 따르면, 하퍼는 패배 후 분함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도 베네수엘라에 대한 존중도 잊지 않았다. 하퍼는 인터뷰에서 "다른 모두처럼 우승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베네수엘라가 해냈다"라며 "그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열심히 싸웠고 좋은 경기를 펼쳤다. 경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하퍼는 축하를 나누던 베네수엘라 선수단을 찾아가 선수 한 명 한 명씩 일일이 악수하며 상대에게 축하를 건넸다. 미국을 대표하는 '슈퍼스타'가 보여준 진정한 품격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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