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못 버티겠다" 속출…발등에 불 떨어진 집주인들

임근호/유오상/구은서 2026. 3. 1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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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강남권 등 고가 주택 밀집 지역 부동산 시장엔 긴장감이 가득했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라 보유세 부담이 50% 가까이 뛸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오는 7월 세제 개편안을 통해 보유세 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당분간 매물 증가와 집값 눌림 현상이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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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한강벨트 보유세 껑충
중개업소 문의 빗발
고가주택 소유한 은퇴 고령자
앞다퉈 "팔거나 증여하겠다"
서울 매물, 6개월 만에 최대
稅부담 덜한 노도강은 '관망'
사진=뉴스1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2021~2022년을 힘들게 버틴 분도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을 합니다.”(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C공인 대표)

18일 서울 강남권 등 고가 주택 밀집 지역 부동산 시장엔 긴장감이 가득했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라 보유세 부담이 50% 가까이 뛸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이전보다 집값이 크게 오른 데다 현금 흐름이 없는 은퇴자 집주인이 많아 고령의 1주택자 사이에서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매물 7만8000여 개 쌓여


이날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8077개로, 작년 9월 24일(7만8780개) 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하루 새 1205개, 이틀 새 2118개 급증했다. 강남구(1만453개)와 서초구(9184개)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23년 3월 이후 최다였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5월 9일)가 예고된 데다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게 매물 증가 원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오는 7월 세제 개편안을 통해 보유세 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당분간 매물 증가와 집값 눌림 현상이 예상된다”고 했다.

세금을 감당하기 힘든 집주인은 보유세 부과 기준일인 오는 6월 1일 전까지 매도나 증여를 결정해야 한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주택 매각 시점을 고민하던 집주인 사이에서 증여든 매각이든 5월까지 하겠다는 전화가 많이 왔다”며 “자녀가 있으면 증여를 고려하고 여의찮은 집주인은 호가를 더 낮추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초구 반포동 B공인 관계자는 “어제오늘 급매 문의가 쏟아지지는 않았다”면서도 “각자 세금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난 뒤인 다음주께 매물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시가격 상승률이 낮은 서울 외곽에선 집주인이 15억원 미만 매물의 매도를 늦추고 있다. 노원구 H공인 대표는 “세 부담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내놓은 집을 다시 거두겠다는 문의도 있었다”며 “대출(6억원)이 가능한 데다 추가 가격 상승 기대가 커 공시가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주택자·고령자 매물 늘 것”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서울 아파트 매물이  크게 늘었다.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단지 모습. /임형택 기자


매물은 고가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와 고령자 사이에서 많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보유세 증가가 가장 민감하게 다가오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강남권에 아파트 3가구를 보유한 다주택자는 올해 보유세가 2억원 넘게 나온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면적 84㎡와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82㎡를 소유한 2주택자의 올해 보유세 합계는 4487만원으로 작년(3183만원)보다 40.9% 늘어난다. 여기에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112㎡까지 소유한 3주택자가 있다고 가정하면 예상 보유세는 작년 1억3552만원에서 올해 2억127만원으로 48.5% 증가한다.

고가주택 1주택 고령자도 부담이 크다. 압구정동 ‘신현대 9차’ 전용 111㎡ 보유세는 작년 1858만원에서 올해 2919만원으로 57.1% 늘 것으로 예상된다. 압구정 D공인 관계자는 “집마다 사정이 다르다”며 “현금이 많은 고령층도 있지만, 여유가 없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고령자 비율이 높아져 과거와 비슷한 수준으로 세금을 중과해도 지금은 민감도가 훨씬 크다”고 분석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압구정동의 65세 이상 비중은 2020년 19.0%에서 2024년 23.2%로 커졌다.

일각에서는 강남권 집값 하락과 중저가 지역 집값 상승 현상이 가속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보유세 부담에 집을 판 고령자가 입지 좋은 중저가 지역으로 옮겨갈 수 있어서다.

임근호/유오상/구은서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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